그러나 다프네는 계속 달아나기만 했다.
그렇게 달아나는 모습까지도 아폴론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 모습은 바람에 돛이 나부끼듯 했고,
뒤로 늘인 머리칼은 흐르는 물과 같았다.
아폴론은 그의 구애가 거절되자 더는 참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불같이 끓어오르는 연정을 품고
속력을 내어 그녀를 바싹 뒤쫓았다.
그것은 마치 사냥개가 토끼를 추격하고 있을 때와 흡사했다.
입을 벌려 당장이라도 물려고 하면 이 약한 동물은 급히 또 내달려가
가까스로 그 이빨을 피하는 것이었다.
신과 처녀는 계속 달렸다.
-아폴론은 사랑의 날개를 타고, 다프네는 공포의 날개를 타고서.
그러나 추격하는 아폴론이 더 빨랐기 때문에
점점 다프네에게 육박하게 되었고,
아폴론의 숨결이 그녀의 머리카락까지 닿았다.
다프네의 힘은 점점 약해져서.마침내 쓰러지고 말았다,
그녀는 아버지 하신(河神)에게 호소했다.
"아버지, 살려 줘요. 땅을 열어 나를 숨겨 줘요.
아니면 내 모습을 바꾸어 주세요.
이 모습 때문에 제가 이런 무서운 일을 당하고 있으니…."
다프네가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의 사지(四指)는 굳어지고
가슴은 부드러운 나무껍질로 싸이고, 또 머리카락은 나뭇잎이 되고,
팔은 가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다리는 뿌리가 되어 땅 속으로 파고 들었다.
얼굴은 가지 끝이 되어 모양은 달라졌으나
아름다움만은 다름이 없었다.
아폴론은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줄기를 만져 보니 새로운 나무껍질 밑에서 그녀의 몸이 떨고 있었다.
그는 가지를 끌어안고 힘껏 키스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다프네는 나무가 되어서도 그의 입술을 피하는 것이었다.
아폴론은 탄식하며 말했다.
"그대는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므로
나의 나무가 되게 하지.
나는 나의 왕관을 위해 그대를 쓰려고 한다.
나는 그대를 가지고
나의 리라와 화살통을 장식하리라.
그리고 위대한 로마의 장군들이
카피톨리움 언덕으로 개선 행진을 할 때,
나는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을 엮은 화관을 씌우리라.
그리고 또 영원한 청춘이야말로
내가 주재하는 것이므로
그대는 항상 푸를 것이며,
그 잎은 시들지 않도록 해주리라."
이미 월계수로 그 모습이 변해 버린 다프네는
가지 끝을 숙여 조용히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리라(Lyre)
아폴론이 그의 상징처럼 들고 다녔던 리라(Lyre)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시리아에서 쓰인 발현악기로,
후에 고대 그리스에서 키타라와 함께 가장 신성한 악기로 중요시되었다.
키타라를 닮고 구조는 같으며,키타라보다 작은 공명통 위에
2개의 조금 굽은 막대를 세우고 두 막대의 끝에 가로막대를 붙여
가로막대와 공명통과의 사이에 현을 맨 것이다.
현의 수는 일정하지 않으나
5줄에서 15줄까지이며
7줄이 일반적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공명통은
바다거북의 등껍질을 썼으나
뒤에 목제의 공명동에
쇠가죽을 씌워 쓰게 되었다.
주법은 이 악기를 비스듬히
또는 수평으로 가지고
픽(pick) 또는 손가락으로
발현(撥絃)하였다.
중세기 초엽까지도 롯타(rotta) 또는 로타(rota)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