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onore Overture No.3
레오노레 서곡 제3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Wiener Philharmoniker / Cond. Karl Böhm
베토벤은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하지만, 특별히 결혼을 원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열렬히 애정을 바친 몇 명의 여성이 있었다.
아마도 베토벤의 결혼을 가로막은 가장 큰 원인은
그의 귓병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많은 베토벤 연구가가 심혈을 기울여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는 부분이므로
멋대로 추측할 수는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귀가 안 들리는 남자가
보통의 남자들과 같은 교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실제로, 그는 붙임성이 없는 성격에다 귀가 안 들린다는 약점 때문에
상당히 비뚤어져 있었고, 그것은 괴테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에게 비뚤어진 남자만큼 피곤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베토벤에게는 묘한 귀족 취미가 있었다.
그의 예술에는 티끌만큼도 귀족 취미 같은 게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한해서는 별나게 가리는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귀족 여성 이외에는 제자로 삼지도 않았다.
예술에 관해서는 어떤 귀족과도 대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그도,
결혼 문제에 이르면 신분의 차이 때문에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다.
자존심이 남보다 갑절이나 강했던 베토벤이 그것을 견딜 리가 없었던 것이다.
또 하나, 아마도 그는 여성에 대하여 너무나 강렬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어중간한 타협 같은 것은 아예 불가능했을거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베토벤이 남긴 단 하나의 오페라 ‘피델리오’는
정절을 다하여 어떠한 위험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지아비를 구출하는 여성이 주인공이며,
게다가 이 오페라는 ‘레오노레’라는 제명으로 쓰여 졌던 3막의 작품을
다음 해에 2막으로 다시 쓰고 다시 몇 년 뒤에 제명을 ‘피델리오’로 개정,
하나의 오페라에 4개의 서곡을 쓰는 유별난 집착을 보이고 있다
(4개의 서곡은 레오노레 1번, 2번, 3번 그리고 피델리오 서곡).
이 작품에서는 강한 부부애에 한없이 공감하면서 창작을 했던
베토벤의 열정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마 ‘돈주앙’같은 테마에는 아예 처음부터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남장을 하고 피델리오라 칭하며, 간수의 부하가 되어 암살 당할 뻔한 남편을
감옥에서 구해내는 헌신적이고 용감한 레오노레 같은 여성을,
베토벤 스스로 갈망하고 있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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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내용을 살펴보면
무대는 18세기 스페인의 세빌리아.
기본 줄거리는 정적으로 몰려
억울하게 지하 감옥에 갇힌 남편 플로레스탄을 구하려고
아내인 레오노레가 남자로 변장하고
이름도 피델리오라는 남자 이름으로 바꾸어
감옥에 들어가 천신만고 끝에 남편을 구출한다는
진정한 부부애를 그린 오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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