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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2. 회남자 (淮南子)
    중국의 고전 /사상과 처세 2019. 4. 2. 14:18

    232. 회남자 (淮南子) / 저작자 유안(劉安)

     

    BC 120년경인 한나라 초기에 편찬된 백과전서로, 신화 전설에 관한 연구 자료의 보고이다. 회남왕(淮南王) 유안(BC 179~BC 122)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남은 회하(淮河)의 남쪽 지방을 가리키는 지명이다. 원래 내편 21권과 외편 33권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 가운데 내편만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한서(漢書)본전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

     

    회남왕 유안은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의 손자로, 아버지 유장(劉長)은 모반에 연루되어 형 문제(文帝)에 의해 사천(四川)으로 유배를 당하던 도중 절식(絶食)으로 죽었다. 유안은 그 한으로 반역의 뜻을 가슴에 품고 무제(武帝) 때 반란을 획책했으나 발각되어 체포되기 전에 자살했다.

     

    일류 문화인이었던 유안은 많은 학자들을 신하로 두었다. 그 무렵 중앙에서는 유교를 중심으로 사상을 통일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유안 밑으로는 도가 계통의 학자가 많이 모여들었다.

     

    이러한 학자들의 협력으로 여러 대가의 학설을 통일하고, 자연 질서와 인간 세상을 일관된 질서로 파악하려는 야심적인 의도 아래 편집된 것이 바로 회남자이다.

     

    한나라 때의 중앙과 지방의 대립을 반영한 유가와 도가의 사상 투쟁을 잘 표현한 자료로서 앞으로도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많은 책이지만, 현재까지는 그 사상적 가치는 평가받지 못하고 신화와 전설을 중심으로 한 민속학의 연구 자료로 중시되고 있을 따름이다.

     

    이 책의 제목은 회남홍렬(淮南鴻烈)’이라고도 한다. ‘홍렬(鴻烈)’이란 크고 밝다는 뜻으로, 크게 길을 밝힌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회남자의 내용은 도가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을 포함해 천문 · 지리 등의 자연 현상과 정치·군사·처세를 포함한 인간 세상을 통일적으로 설명하려는 것인데, 유가·법가·음양가 등의 학설이 혼재해 사상적으로는 신선한 맛이 없다. 그러나 설명의 근거로서 많은 전설과 사화(史話), 우화를 인용한 문장이 재미있고, 그중에는 산실된 신화의 단편이나 민중의 건강한 지혜를 이야기하는 설화도 많다.

     

    1) 신화 전설

     

    천지개벽(天地開闢)

     

    아직 하늘과 땅이 없었을 때, 세계는 그냥 혼돈 상태로서 아무런 형태도 없었다. 그 혼돈은 이윽고 우주가 되고, 우주에서 기가 생겼다. 그 기는 이윽고 둘로 나누어져서 맑고 가벼운 것은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었고, 탁하고 무거운 것은 아래로 내려가 땅이 되었다.

     

    가벼운 것이 하나로 뭉치는 것은 빠르나, 무거운 것이 뭉치는 것은 늦다. 이렇게 하여 하늘이 먼저 만들어지고, 그 뒤에 땅이 만들어졌다 [하늘과 땅이 둘로 나누어져 생성되었다는 사고방식을 천지부판설(天地剖判說)이라고 한다].

     

    그 뒤 공공(共工, 전설상의 추장으로 홍수를 일으키는 신)이 전욱 [顓頊, 중국 최초의 제왕인 황제(黃帝)의 손자]과 제위를 다투다가 패배하자, 화가 나서 곤륜산(崑崙山)에 머리를 박아 하늘을 지탱하는 기둥을 부러뜨리고, 땅을 하나로 묶어 두었던 밧줄을 끊어 버렸다.

     

    그러자 하늘은 북서쪽으로 기울어지고, 태양과 달, 별도 모두 북서쪽으로 이동하게 되었으며, 남동쪽이 텅 비어 모든 강물이 남동쪽으로 흘러가게 되었다(중국의 지형은 북서쪽이 높고 남동쪽은 바다에 접해 있다. 이 신화는 그런 중국의 지형에 대한 고대인의 해석이다). 천문훈(天文訓)

     

    여왜, 인류를 구하다

     

    옛날에 공공이라는 홍수의 신이 하늘을 지탱하는 기둥을 부러뜨리는 바람에 땅이 갈라지고 하늘 한복판이 무너져 내렸으며, 대지는 크게 기울고 말았다. 산림에는 큰불이 나고, 땅바닥에서는 물이 솟구쳐 사방에서 홍수가 일어났다. 산림에서 도망쳐 나온 맹수와 흉조들은 인간을 습격했다.

     

    여왜(女媧, 인류를 만들어 낸 여신, 여와라고도 함)는 오색(五色)의 돌을 녹여 하늘에 뚫린 구멍들을 일일이 막고, 큰 거북의 다리를 잘라 기둥 대신 땅의 네 구석에 세웠으며, 홍수를 일으키는 검은 용(黑龍)을 죽이고, 초목의 재를 쌓아 올려 범람하는 물을 막고, 맹수와 흉조를 물리쳐 인류를 구했다. 남명훈(覽冥訓)

     

    이 밖의 신화로는 10개의 태양 가운데 9개를 활로 떨어뜨려 인류를 구한 명궁 예[羿, ()나라의 제후]에 관한 이야기와, 예의 아내가 남편이 서왕모(西王母)에게서 받은 불로불사의 영약을 훔쳐 달로 도망친 뒤 고독한 여신이 되었다는 항아(嫦娥, 달의 별칭)의 이야기 등이 있다.

     

    2) 설화 우화

     

    새옹지마(塞翁之馬)

     

    국경을 지키는 성 근처에 점을 잘 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기르는 말이 이유도 없이 흉노의 땅으로 도망쳐 버렸다. 사람들이 위로하자 그는 이것이 오히려 복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몇 달 뒤, 그 말이 흉노의 멋진 말을 데리고 돌아왔다. 사람들이 축하하자 그는 이것이 오히려 화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집에 말이 2마리나 되자, 그의 아들이 승마를 하다가 말에서 떨어져 뼈가 부러졌다. 사람들이 위로하자 그는 이것이 오히려 복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1년 뒤, 흉노가 쳐들어와 장정들은 모두 무기를 들고 싸움터로 나갔다. 그 결과 부족 가운데 열에 아홉은 죽었지만, 아들은 다리를 절어 싸움터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무사했다. 인간훈(人間訓)

     

    설득술

     

    공자가 천하를 주유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말이 도망쳐서 남의 밭에 들어가 작물을 뜯어 먹는 게 아닌가. 화가 난 밭주인은 말을 잡고서는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웅변가로 유명한 제자 자공(子貢)이 조리 있게 사과해도 듣지 않았다. 그때 마부가 나섰다.

     

    어르신은 정말 땅을 많이도 가지고 계십니다. 온 사방이 어르신의 땅이라 우리말이 다른 밭에 들어가려 해도 들어갈 수가 있어야지요.”

     

    그 말에 상대는 우쭐해져서 말을 돌려주었다. 인간훈

     

    책 속의 명문장

     

     

    음덕(陰德)이 있으면 반드시 양보(陽報)가 있다

    남 모르게 좋은 일을 하면 반드시 보답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물도 없이 연못을 엿보지 말라

    노력하지 않고 결과를 바라는 얄팍한 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南船北馬 / 남선북마

    중국 대륙의 남부는 강이 많아 배가 주요 교통수단이며, 북부는 말이 주요한 교통수단이다. , 각지를 바쁘게 여행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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