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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計 가치부전 (假痴不癲)
    무경..../36計 2019. 1. 31. 14:26

    27가치부전 (假痴不癲) : 어리석은 척 하되 미친척하지는 말라

     

     

    정시 9(248) 겨울, 하남윤 이승(李勝)이 형주자사를 맡게 되자 태부(太傅) 사마의를 찾아가 인사를 하게 되었다. 조상(曹爽)이 그로 하여금 사마의에게 가서 하직을 고하고 겸해서 소식을 알아오게 했다. 이승은 그 길로 곧 태부의 부중으로 갔다. 그러자 사마의는 바로 조상(曹爽)이 자신의 병의 허실을 알아보려고 보낸 것임을 알아차렸다

    사마의는 두 시비에게 명하여 자신을 부축하게 했다. 또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켜 목마르다는 표시를 하자 시비가 죽을 올렸는데 사마의가 그릇을 손으로 잡지 못하고 입을 내밀어 마시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죽이 모두 흘러내려 앞가슴을 적시게 되자 이승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위로했다. 그러자 사마의는 처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늙고 병들어 죽음이 눈앞에 있소. 그대가 몸을 굽혀 병주(幷州)로 가고자 하니 병주는 호인과 가까이 있어 그들을 잘 막아야만 할 것이오. 내가 군을 다시는 못 볼까 두려우니 나의 두 아들 사마사(司馬師)와 사마소(司馬昭) 형제를 잘 부탁하오.

    저는 본주(本州)로 돌아가려는 것이지 병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군이 정말 병주로 가려는 것이오?”

     

    사마의가 본주와 병주를 자꾸 혼동을 하자 이승이 답답한 듯 다시 크게 말했다.

     

    본주에 가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어 머리가 혼란스러워 그런지 군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했소. 지금 본주로 간다 하니 융성한 덕행과 장렬한 기개로 큰 공훈을 세우도록 하시오.”

     

    이승이 인사하고 나와 사마의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조상에게 보고했다. 조상은 사마의를 더 이상 경계하지 않게 되었다. 오래지 않아 조상은 어가를 호위하여 명제를 모시고 선조를 배알하러 떠나게 되었다. 사마의는 즉시 옛 부하들을 소집하고 집안 가병들을 이끌고 무기고를 점령한 후 태후를 위협하여 조상의 일당을 제거했다.

     

    가치부전(假癡不癲)의 가()가장하다라는 뜻이고 치()어리석다’, ()미치다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상대방에게 나를 어리석게 보이게는 하되, 그것이 지나쳐서 미친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원문의 해석은 이렇다

    寧僞作不知不爲, 不僞作假知妄爲. 靜不露機, 雲雷屯也.

    짐짓 모르는 척하며 행동에 나서지 않을지언정 아는 체하거나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속셈을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 이는 우레 위의 구름이 아직 비로 변하지 않은 것과 같다.

     

    이와 비슷한 처세를 나타내는 말로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는 뜻의 대지약우(大智若愚)와 바보처럼 보이는 것이 어렵다는 뜻의 난득호도(難得糊途)가 있지만 대지약우 행보는 가치부전(假痴不癲)보다 한 수 위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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