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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計 지상매괴 (指桑罵槐)
    무경..../36計 2019. 1. 30. 11:54

    26지상매괴 (指桑罵槐) : 뽕나무를 가리키며 홰나무를 꾸짖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에 유명한 정치가 안영(晏嬰)이 왕 경공(景公)을 모실 때 일이다. 어느 날 왕이 사냥을 나갔는데, 사냥지기가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부주의로 왕이 사냥한 사냥감을 놓쳐버렸다. 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 자리에서 사냥지기의 목을 베라고 명령하였고, 같이 사냥을 나갔던 주변의 신하들은 말리지도 못하고 바라보고만 있었다. 왕이 흥분하여 무리한 명령을 내렸다는 것은 모두 알았지만 나서서 제지하기에는 왕의 분노가 너무 컸다던 때문이다.

     

    이 상황을 들은 안영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경공에게 즉시 나아갔다. 그러나 왕은 화가 머리 끝가지 나 있었고 여기서 어떤 말을 직설적으로 충고한다고 해서 왕의 무모한 지시가 철회될 리가 없었다. 안영은 경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냥지기가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고 게을리 했으니 죽어 마땅합니다. 제가 그의 죄상 세 가지를 지적하겠습니다. 그래야 세상 사람들이 아무런 말이 없고 사냥지기가 아무 반발을 못할 것입니다.”

     

    안영은 사냥지기를 끌어내어 그에게 큰소리로 세 가지 죄목으로 추궁하기 시작했다.

     

    너는 세 가지 죽을죄를 범했다. 첫째 죽을죄는 너의 맡은 바 임무인 임금님의 사냥감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둘째 우리 왕이 한낱 사냥감 때문에 너 같은 사람을 죽게 만들었으니 우리 왕이 너 때문에 부덕한 군주가 되게 되었다. 이것이 너의 두 번째 죽을죄다. 그리고 세 번째는, 우리 군주가 사냥감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소문이 퍼져봐라! 세상 사람들이 한낱 사냥감 때문에 사람을 죽인 군주라고 비난 할 것이니 이것이 너의 세 번째 죽을죄다. 자 이러고도 살아남기를 바라느냐!”

     

    안영이 이렇게 세 가지 죄상을 차근차근 말하자 이것을 보고 있던 경공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잃어버린 사냥감 때문에 분노가 지나쳐서 사람을 죽이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깨닫고 슬며시 사냥지기를 놓아주라고 명령하였다.

    안영은 직접적으로 자신이 모시는 주군과 충돌하지 않고도 지상매괴(指桑罵槐)의 계책으로 신하된 도리를 다하고 자신의 주군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였던 것이다.

     

    지상매괴(指桑罵槐)의 상()은 뽕나무이고 괴()는 홰나무다. 원래 꾸중하려고 하는 대상은 홰나무인데 뽕나무를 보면서 혼낸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주기 위해서이다.

     

    자신이 가진 감정과 분노를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direct) 전달하는 것은 병법에서 금기사항이다. 아무리 상대방에 대하여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도 우회하여 전달하는 간접적 접근(indirect approach)이야 말로 가장 선호되는 병법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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