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luckt darf nun dich, Pilgrim's Chorus
순례자의 합창
Richard Wagner, 1813-1883
Tannhauser, opera, WWV 70 / Ponte Singers
오페라 <탄호이저>는 13세기 초, 독일 튀링엔 지방
바르트부르크 성의 기사였던 하인리히 폰 오프터딩엔이 모델이다.
그는 중세 음유시인이면서 기사로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사이였는데, 그 순수한 사랑에 싫증을 느낀 나머지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의 유혹에 못 이겨 그 쾌락의 세계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육체적인 사랑마저도 권태를 느낀 그가
다시 바르트부르크의 성으로 돌아온다.
마침 성에서는 영주 ‘헤르만’이 기사들의 노래경연대회를 여는데,
이때 기사들에게 준 노래의 주제는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였다.
이 노래 경연에는 기사들이 나와 사랑이야말로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순수한 사랑을 예찬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어 등장한 탄호이저는 사랑의 본질은 쾌락이지 정신적인 사랑이 아니라며,
쾌락의 여신 베누스를 찬미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 말을 들은 기사들은 신성한 전당에서 그가 이교의 여신과
쾌락의 세계를 찬미하는 것에 분노하여 그를 공격하자,
엘리자베트가 탄호이저에게 참회의 기회를 주자며 그들을 설득한다.
그러자 영주 헤르만은 탄호이저에게 속죄하라며 로마 순례를 명한다.
시간이 흘러, 로마 순례를 마친 사람들이 "순례자의 합창"을 노래하며
돌아오는데, 순례자의 행렬 속에 탄호이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엘리자베트는 절망하며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탄호이저가 병이 난 발을 끌고 기진맥진하여 들어온다.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는 그는 볼프람에게
자신이 로마에 가서 죄사함을 받고자 빌었지만,
교황은 그의 지팡이에 잎이 돋고 꽃이 피어야만
용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때 횃불을 든 행렬이 지나가는데
그것은 엘리자베트의 장례 행렬로 그녀의 유해가 보인다.
탄호이저는
"성스러운 엘리자베트, 나를 위해 기도해 주오"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그녀의 관 옆에서 죽어간다.
그때 순례자의 일행이 교황의 지팡이를 가져오는데
놀랍게도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 교황의 지팡이에는 꽃이 만발해 있었다.
엘리자베트의 간절한 기도가
탄호이저를 지옥의 문 앞에서 구원한 것이다.
순례자들이 탄호이저의 구원을 알리는
합창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