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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9. 금병매 (金甁梅)
    중국의 고전 /소설과 희곡 2019. 1. 23. 18:44

    309. 금병매 (金甁梅)

     

     

    요약 1600년경에 성립한 책으로, 호색한 서문경(西門慶)과 그 처첩들의 애욕을 축으로 당시의 세태를 그린 소설. ‘금병매라는 제목은 주인공 서문경의 다섯 번째 부인 반금련(潘金蓮)과 여섯 번째 부인 이병아(李甁兒), 그리고 금련을 모시는 하녀 춘매(春梅)의 이름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딴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사실소설로, 장회소설 100회로 구성되어 있다.

     

    명나라 만력(萬曆, 1573~1620) 연간 중기인 16세기 말에 쓰인 소설로, 처음에는 필사본으로 읽히다가 17세기 들어 판본으로 출판되어 널리 읽히게 되었다.

     

    판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가장 일찍 출판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금병매사화(金甁梅詞話)로 이것을 보통 사화본이라 한다. 또 하나는 보통 제일기서본(第一奇書本)’이라 부르는 개정본이다. 이것은 사화본을 개정한 것인데, 이 계통에 속하는 것으로서 청대 강희(康熙) 연간에 장죽파(張竹坡)1) 가 그 본문에 새로이 비평을 가한 신판이 가장 유행했다. ‘사화본개정본에 눌려 모습을 감추어 버렸으나, 근대에 들어 그 존재가 확인되어 영인본으로 출판되었다.

     

    사화본개정본, 첫째, 각 회의 표제 및 모두의 시가 다르고 둘째, ‘사화본에 나오는 산동 방언이 개정본에서는 지워졌으며 셋째, 53~54회의 대부분이 다르다. 총체적으로 보아 읽기에는 개정본이 편리하고, 문학적 가치로 보아서는 사화본이 뛰어나다.

     

    작자는 모른다. 금병매사화에는 흔흔자(欣欣子)라는 사람의 서문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 난릉(蘭陵)의 소소생(笑笑生), 금병매전을 지어···’라는 내용에서 필자의 이름이 나온다. 그러나 흔흔자이건 소소생이건 그 본명은 아직도 모른다. 다만, 난릉은 지금의 산동성 역현(嶧縣)이고, 본문에 산동의 방언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필자는 산동 사람임이 분명하다.

     

    금병매의 무대는 송나라 휘종 시대인데, 실제로 묘사되는 정황은 작자와 동시대인 명나라의 만력 연간이다. 대신에서 거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의 인물이 등장한다. 호색문학의 최고봉으로 알려져 있으나 노골적인 성 묘사 때문에 금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당대 사회의 현실을 폭넓게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데 있다.

     

    1) 삼국지연의, 수호전, 금병매등 유명한 명나라 · 청나라 소설의 평점가 중 한 사람.

     

     

     

    서문경과 반금련의 운명적인 조우

     

    송나라 왕조의 휘종 때, 수도 동경(東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동성 청하현(淸河縣)의 어느 여염집에서 뜨거운 정사를 나누는 한 쌍의 남녀가 있었다. 남자는 서문경으로, 나이는 25~26세에 현청 앞에서 약을 팔고 있었다. 부자였던 그는 그 일대에서 놈팡이에다 호색한으로 더 유명했다. 여자의 이름은 반금련. 무대(武大)라는 떡장수의 아내였다.

     

    금련의 용모, 정말 아름답고 빼어나다네.

    웃으며 찡그리니 눈썹이 팔자로 그려지네.

    멋진 풍류의 남자 만나면

    사랑 무르익기를 기다려 은밀히 만날 약속을 한다네.

     

    이 여자 또한 멋진 남자만 보면 참지 못하는 색골이다. 반금련이 남편의 눈을 속이고 바람둥이 서문경과 불륜의 관계를 맺게 되는 경위는 이러하다.

     

    반금련은 얼굴도 못생긴 데다 재미도 없는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 동생인 무송(武松)에게 눈독을 들였다. 무송은 형과는 달리 힘이 장사인 데다 호랑이를 물리칠 정도로 용맹하여 청하현 지사가 그 능력을 높이 사 청하현의 포도대장으로 발탁할 정도였다. 어느 날, 반금련은 남편이 집을 비운 틈을 타 무송을 유혹했다. 그러나 무송은 어떻게 형수와 정을 나눌 수 있느냐며 매정하게 뿌리쳤다. 이윽고 무송은 지사의 지시를 받아 수도 동경으로 출장을 떠났고 그 탓에 반금련은 무료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금련의 집 앞을 웬 미남이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그가 바로 서문경이다. 두 사람은 한눈에 서로를 알아보고는 이윽고 금련의 이웃에 사는 왕 노파의 중개로 정을 통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고 보니 반금련에게 남편 무대는 너무나 귀찮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챈 무대가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정사 현장을 덮쳤으나, 오히려 서문경에게 당하고 병석에 눕고 만다. 그러자 두 사람은 무대에게 은밀히 독약을 먹인다.

     

    그렇게 하여 귀찮은 존재를 처리한 두 사람은 자유롭게 서로를 탐닉하고, 그러다 반금련은 서문경의 다섯 번째 부인으로 들어갔다. 궁합이 너무 잘 맞는 두 사람이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정사를 나누었다.

     

    이윽고 무송이 동경에서 일을 마치고 청하현으로 돌아오니 형 무대가 죽어 버린 게 아닌가. 사정을 안 무송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서문경을 노리고 어느 요정으로 치고 들어갔지만, 서문경이 재빨리 눈치를 채고 도망쳐 버린 탓에 그만 다른 사람을 죽이고 말았다. 서문경이 관리에게 은밀히 고자질을 하고 부추기는 바람에 무송은 그만 2,000리 머나먼 맹주(孟州)로 유배를 떠나게 됐다.

     

     

    서문경에게는 모든 여자가 탐욕의 대상

     

    이렇게 하여 서문경은 반금련을 첩으로 맞이하게 되었는데, 사실 그에게는 금련 외에도 이미 4명의 부인이 있었다. 오월랑(吳月娘)이라는 정부인과 기생 출신인 이교아(李嬌兒)라는 둘째 부인, 맹옥루(孟玉樓)라는 셋째 부인, 몸종 출신의 넷째 부인 손설아(孫雪娥)이다. 여기에 다섯째 부인으로 금련이 들어가니 어느 게 붓꽃이고 제비꽃인지 구별하기 힘든 지경이었다.

     

    그러나 마를 날 없는 서문경의 애욕은 이 다섯 명의 부인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았다. 몸종과 하인의 아내, 친구의 아내 할 것 없이 눈에 띄는 대로 탐욕의 대상으로 삼았다. 여자들 또한 서문경의 욕망에 덩달아 춤을 추어 애욕이 뒤엉킨 한 편의 두루마리 그림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서문경은 먼저 금련의 몸종인 춘매(春梅)에게 손을 대더니, 이윽고 이웃에 사는 친구 화자허(花子虛)의 아내 이병아(李甁兒)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이병아도 그리 싫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어느 날 밤, 두 사람은 화자허의 눈을 피해 그래서는 안 될 관계를 맺고 말았다.

     

    그런 일은 꿈에도 모르는 화자허는 가족의 유산 상속 문제에 얽혀 열병을 앓다가 그만 2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서문경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한창 물이 오른 이병아와 막대한 유산을 손에 넣었다. 이병아는 서문경의 여섯 번째 부인이 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이야기는 서문경과 여섯 부인들과의 얽힘, 부인들의 화려하고 음탕한 사랑 놀이를 축으로 펼쳐진다.

     

    다음으로 서문경이 눈독을 들인 상대는 종 내왕(來旺)의 아내였다. 이 부인의 이름은 송혜련(宋惠蓮)으로, “금련보다는 두 살 아래인 방년 24, 새하얀 피부에 적당히 살이 오른 몸매, 금련보다 작은 발, 영리하고 재치가 있으며 멋을 잘 부릴 뿐 아니라 남자를 잘 홀리는여자였다. 서문경은 내왕에게 500냥을 주어 항주까지 심부름을 보냈다. 항주까지는 반년이나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므로, 그 사이에 송혜련을 손에 넣어 마음껏 즐기겠다는 심산이었다. 혜련도 그리 싫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마침내 축산의 굴에서 밀회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현장을 금련이 목격하고 말았다. 금련은 이렇게 서문경을 닦달했다.

     

    이런 염치도 모르는 양반! 그 음탕한 계집과 이런 시뻘건 대낮에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럴 줄 알았더라면 그 음탕한 계집을 뺨이라도 한 대 후려치는 건데! 그렇게 재빨리 도망칠 줄이야. 어디 솔직히 털어놔 보시지. 그년이랑 대체 몇 번이나 만나서 그 짓을 했는지.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큰언니에게 다 일러바칠 테니까 알아서 해.”

     

    서문경은 쓴웃음을 지을 따름이었다. 이렇게 하여 서문경과 송혜련이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 온 집안에 알려지게 되었지만, 송혜련은 되려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이윽고 비극으로 발전하게 된다. 항주에서 돌아온 내왕이 손설아에게서 자신의 아내가 서문경과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듣게 된 것이다. 송혜련은 욕을 하는 남편 내왕에게 오히려 더 세게 맞서 남편의 기세를 꺾고 사태를 적당히 얼버무리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내왕의 분이 다 풀린 것은 아니었다. 술에 취한 내왕은 서문경을 욕했다.

     

    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마누라랑 놀아나다니. 몸종 계집을 시켜 남색 비단 한 필로 꾀어 집 안으로 불러들여 화원에서 그 짓을 했단 말이지. 그 이후로 눈이 맞아 온갖 짓을 다 했다니, 죽일 놈!”

     

    하인에게 그런 욕을 들어서야 서문경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서문경은 관리에게 뇌물을 먹이고 죄를 날조하여 내왕을 원적지인 서주(徐州)로 보내 버렸다. 송혜련은 그제서야 남편을 비호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나중에 그녀는 남편이 서주로 쫓겨난 것을 알고는 목을 매어 죽고 만다.

     

    이렇게 서문경은 끊임없이 새로운 여자에게 손을 대는 한편, 금련을 비롯한 5명의 부인과도 음탕하게 놀아나고 있었다.

     

    여자, , 벼슬을 거머쥔 호색한의 세상

     

    서문경은 여자를 탐하는 한편 사업도 점점 확장해 갔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약방 경영 외에도 전당포에 포목점까지 열어 지방 재계의 기린아가 되었다. 그리고 남아도는 재력으로 중앙정부의 재상 채경(蔡京)에게 뇌물을 뿌려 산동 제형원(提刑院)의 이형(理刑, 경찰청 부청장) 관직에 올랐다. 이렇게 하여 권력까지 손에 넣은 서문경은 그야말로 두려울 게 없었다. 게다가 그즈음 이병아와의 사이에 옥동자까지 얻었으니 서문경의 가문은 봄날이었다.

     

    일가친척들은 서문경이 여섯째 부인에게서 아들을 얻고 벼슬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앞을 다투어 선물을 가지고 와서 축하했다. 서문경의 집에는 아침부터 축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관리가 된 서문경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돈을 긁어 들이기 시작했다. 그 일화 하나를 소개하기로 하자.

     

    그즈음 강남에 묘천수(苗天秀)라는 재력가가 있었는데, 어느 날 동경에 있는 친척의 연줄을 이용해 관직을 얻으려고 상경했다. 자금을 잔뜩 짊어지고 두 명의 하인과 함께 길을 떠났다. 그런데 두 하인 중에 묘청(苗靑)이란 하인은 예전부터 주인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그는 뱃사공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주인의 상자에는 1,000냥의 금은과 3,000냥의 물건이 있어. 어때, 주인을 죽이고 우리 셋이서 나눠 가지는 게?”

     

    그렇게 하여 묘청은 사공과 함께 주인을 죽였다. 그리고 묘청은 자신의 몫으로 2,000냥가량의 물건을 손에 넣고, 태연한 얼굴로 청하현으로 와서 물건을 팔려고 했다.

     

    또 다른 하인 안동(安童)은 주인이 살해당했을 때 몽둥이 찜질을 당하고 강가에 쓰러져 있었는데, 친절한 노인의 도움으로 살아나 사건의 전말을 제형원에 알렸다. 이윽고 뱃사공 둘이 사로잡히고, 묘청에게도 수사의 손길이 뻗었다.

     

    묘청은 다급해졌다. 물건을 판 1,700냥 가운데 1,000냥을 들고 제형원의 이형 서문경을 찾아가 울며 매달렸다. 서문경은 제형(장관) 하룡계(夏龍溪)에게 그 돈의 절반인 500냥을 주고 묘청의 죄를 눈감아 주었다. 그러나 사건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안동이 사건을 상급 관청에 고발하자, 서문경 일당의 불법행위가 지방관을 감찰하는 순안어사(巡按御使)에게 알려져 두 사람은 탄핵의 대상이 되었다. 꽁지에 불이 붙은 듯 다급해진 서문경과 하룡계는 둘이서 500냥의 은자를 모아 재상 채경에게 보내고, 사건을 무마해 달라고 부탁한다. 채경은 그 순안어사를 좌천시켜 서문경 일당을 구해 주었다.

     

    이처럼 서문경은 사업으로 돈을 벌 뿐만 아니라, 관리의 지위를 이용해 악한 짓을 했고, 불법행위가 들통나려 하면 정부의 고관에게 막대한 뇌물을 보내 적당히 처리해 버렸다.

     

    그런 한편으로, 서문경의 여자 사냥은 지칠 줄 몰랐다. 다음 상대는 포목점의 점장 한도국(韓道國)의 아내인 왕육아(王六兒)였다. 이 왕육아와 관계를 맺게 된 계기는 이러하다.

     

    어느 날, 서문경이 오래전부터 중앙 정계의 공작을 위한 창구로 이용하던 채경 가문의 집사 적겸(翟謙)이 첩을 하나 구해 달라고 의뢰했다. 서문경은 방년 15세의 한도국의 딸을 점찍어 적겸에게 보낸다. 이때 처음으로 한도국의 아내를 만난 서문경은 한눈에 그녀에게 반하고 만다. 왕육아도 색욕에는 눈이 없는 여자라 덩달아 꼬리를 쳐 댔다. 남편이 딸을 데리고 동경으로 간 틈에 그녀도 서문경과 놀아났다.

     

    동경에서 돌아온 한도국은 어렴풋이 아내의 부정을 눈치채기는 했지만, 괜히 평지풍파를 일으켰다가는 자신에게 오히려 좋지 않다고 생각해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왕육아는 그런 남편의 눈을 피해 서문경과 밀회를 즐겼다. 서른이 넘은 서문경은 이즈음부터 체력이 떨어져 약과 성기구를 사용하게 되었다.

     

    서문경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범승(梵僧)이 가지고 온 약을 소주와 함께 한 알 먹고 옷을 벗은 다음, 침상으로 올라가 침대 곁에 둔 일곱 가지 도구가 든 비단 꾸러미를 푼다. 그러고는 먼저 자신의 물건 끝에 은탁자(銀托子)를 묶고, 유황권(硫黃圈)을 입힌 다음 범승에게 받은 약을 은쟁반에 부어 그것을 둥글게 말아 물건 끝에 밀어넣는다. 그러면 물건이 점점 화를 내더니 자색으로 터질 듯 부풀어올라 그 길이가 6~7촌이나 되어 험상궂기 그지없었다. 그것을 보고 서문경은 역시 약이 잘 듣는다며 크게 기뻐했고, 왕육아는 몸을 뒤로 돌린 자세로 그 물건을 자신의 비경 속으로 받아들이고는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33세로 마감한 호색한의 장엄한 최후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모든 일이 순조롭게만 풀려 가던 서문경의 인생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이병아가 낳은 아들 관가(官哥)가 반금련이 키우는 고양이에게 할퀴여 경질을 일으켰는데, 그것이 원인이 되어 죽고 만 것이다. 사실 이 사건의 뒤에는 이병아와 반금련의 알력이 깔려 있었다. “아름다운 꽃에도 가시가 있고, 사람 마음에는 독이 있다라는 반금련은 평소부터 이병아가 관가를 낳았다고 해서 서문경이 뭐든 원하는 대로 다 해 주는 것에 질투와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관가를 없애 버리면 이병아에 대한 서문경의 총애가 시들어 다시 자신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는 흰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워 특별히 훈련을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이병아의 시름은 점점 깊어 갔다. 반금련의 음험한 계책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더더욱 화가 치밀었다. 슬픔과 분노를 못 이긴 이병아는 마침내 아들의 뒤를 따라 숨을 거두고 말았다.

     

    사랑하는 자식과 여자를 잃은 서문경의 슬픔은 컸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거금 5만 냥을 투자해 포목점을 열었더니 개점 첫날의 매상고가 500냥이나 되었고, 관직도 이형에서 제형(장관)으로 승진해 지방 재계와 정계의 거물로 더욱 굳건히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여자와의 사랑 행각도 여전했다. 이번에는 고급 관료의 미망인으로, 35세인 임태태(林太太)에게 접근했는데, 임태태도 지방의 재력가와 인연을 맺어 나쁠 게 없다는 계산으로 서문경을 받아들였다.

     

    서문경은 임태태 외에도 관가의 유모였던 여의(如意)에게도 손을 대고, 유곽에서 노는 등 여전히 호색한의 기질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었는데, 그런 서문경도 마침내 정력이 고갈되어 병석에 누워 앓다가 숨을 거두고 말았다. 당년 33. 호색한의 장엄한 최후였다. 주인을 잃은 서문가는 그 후 급속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우선, 기생 출신인 둘째 부인 이교아는 옛날에 놀던 유곽으로 돌아갔다. 세 번째 부인 맹옥루는 현지사 아들의 눈에 들어 그곳으로 시집을 갔다. 네 번째 부인 손설아는 재회한 내왕과 재물을 훔쳐 도망쳤다가 붙잡혀 공매에 붙여졌다. 다섯 번째 부인 반금련은 진경제와 밀통하다 오월랑에게 발각되어 쫓겨났다가, 대사면으로 풀려난 무송의 손에 걸려 죽임을 당했다. 금련을 모시던 몸종 춘매도 다른 집에 팔려 갔다. 그리고, 본처인 오월랑은 인과응보의 진리를 깨닫고, 유복자 효가(孝哥)를 불문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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