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어떤 큰 부호 장자가 있었다.
좌우의 사람들은 모두 그의 마음을 얻으려고 온갖 공경을 다하였다.
장자가 가래침을 뱉을 때에는 측근에서 모시는 사람들은
발로 그것을 밟아 문질러 버리곤 하였는데,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그것을 미처 밟지 못하자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땅에 뱉은 다음엔 다른 사람들이 먼저 밟아 문질러 버린다.
그러니 나는 그가 뱉으려 할 때에 내가 먼저 밟으리라.'
그 때 장자가 막 가래침을 뱉으려 하였다.
그러자 어리석은 사람은 곧 다리를 들어 장자의 입을 밟아
입술이 터지고 이가 부러졌다.
장자가 그 어리석은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내 입을 밟았느냐?”
그 어리석은 사람이 말하였다.
“만일 장자의 침이 입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면
좌우의 아첨하는 사람들이 어느새 밟아 버리곤 합니다.
나는 아무리 밟으려 하여도 늘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침이 막 입에서 나오려 하기에 다리를 들고 먼저 밟아
장자님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 것입니다.”
무릇 어떤 일이건 다 그 때가 있는 것이니,
때가 아직 이르기도 전에 억지로 애를 쓰면
도리어 괴로움을 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 사람은 마땅히 적절한 시기인지
적절한 시기가 아닌지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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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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