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어떤 왕이 친근하고 믿을 만한 신하를 두었었는데,
그는 전장에서 목숨을 던져 왕을 구해 안전하게 하였다.
왕은 매우 기뻐하며 그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대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신하가 대답하였다.
“왕께서 수염을 깎으실 때 저를 시켜 깎게 해 주십시오.”
왕이 말하였다.
“그 일이 네 마음에 맞는다면 네 소원을 들어주리라.”
이런 어리석은 사람을 세상 사람들은 모두 비웃으면서 말하였다.
“나라의 반을 달라고 하여 다스리던지
아니면 재상[大臣]의 자리라도 얻을 수 있었는데,
구태여 천한 직업을 구하다니.”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다.
모든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겁 동안 어려운 행과 괴로운 행을 겪은 뒤
스스로 부처가 되신 것이다.
그러므로 혹 부처님을 만나거나 남기신 법을 만나거나
사람의 몸이 되는 것은 모두 얻기 어려워
마치 눈 먼 거북이가 물 위에 떠다니는 나무 구멍을 만나는 것과 같다.
이 만나기 어려운 두 가지를 이제 우리가 만났지만
그 뜻이 용렬하여 조그만 계율을 받들어 가지고는
곧 족하다 생각하고,
열반의 수승하고 묘한 법을 구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더 나아가 구할 마음조차 사라지고
스스로 삿된 일만 행하면서 곧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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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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