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이 깨를 실은 수레를 끌고
험한 길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 때 그 수레꾼은 저 두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를 도와 수레를 밀어 이 험한 길을 벗어나게 해 주시오.”
그 두 사람은 대답하였다.
“우리에게 무엇을 주겠소?”
수레꾼이 말하였다.
“없는 물건을 그대들에게 주겠소.”
그러자 두 사람은 그를 도와 수레를 밀고 험한 일을 벗어나
평지에 이르자 수레꾼에게 말하였다.
“우리에게 물건을 주시오.”
수레꾼이 대답하였다.
“물건이 없소.”
다시 말하였다.
“그 없는 물건을 주시오. ”
그 때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웃음을 머금고 말하였다.
“저 사람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 어찌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나 다른 한 사람이 수레꾼에게 말하였다.
“우리에게 없는 물건을 주시오. 반드시 없는 물건이 있을 것이오.”
다른 사람이 말하였다.
“없는 물건[無物]이라는 이 두 글자를 한데 모으면
그것을 거짓 이름[假名]이라 하는 것이오.”
세속의 범부들은 없는 물건에 집착하여
곧 아무것도 없는 경계[無所有處]를 낸다.
두 번째 사람이 말한 없는 물건이란,
바로 무상(無相)ㆍ무원(無願)ㆍ무작(無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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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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