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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윗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라
    寓話와 神話/장자의 智慧 2019. 5. 27. 00:40




      고향 떠나 한 달이면 친지가 그립고
      일 년이면 고향 사람만 봐도 반갑다.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고 있던 서무귀가 진나라의 재상 여상의 부탁을 받고 
      위나라의 왕 무후를 만났다. 무후는 서무귀를 보자 먼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선생은 그동안 혼자 사시느라 고생이 많았던 탓인지 무척 수척해 지셨습니다. 
      은둔 생활이 너무 고달프셔서 제게 위로를 받으려고 찾아 오셨나 보군요?”
      그러자 서무귀가 말했다
      “저는 위로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폐하를 위로하러 온 것입니다. 
      폐하께서 저를 위로할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폐하께서 그렇게 모든 일에 탐욕을 부리시면 이제 곧 병이 들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위로하러 온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무후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서무귀는 계속 말했다.
      “제가 개의 관상을 보는 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개 중에는 그저 먹는 것만 밝히는 미련한 놈이 가장 못났습니다. 
      그런 개는 고양이가 쥐 한 마리 잡아먹은 것처럼 
      별 뜻이 없는 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조금 잘난 개는 해를 바라보면서 짖을 줄 압니다. 
      그보다 좀 더 잘난 개는 자기 몸도 마음도 잊은 듯 사는 개입니다.
      말의 관상은 좀 더 확실합니다. 
      말이 뛸 때는 먹줄처럼 곧게 나가고, 돌 때는 갈고리처럼 돌고, 
      둥글게 돌 때는 나침반이 원을 그리듯 돕니다. 
      그런 말이 일등급입니다. 
      그러나 천하에서 가장 뛰어난 말은 천부적인 재질을 타고난 말입니다. 
      그 말은 몸도 마음도 잊은 채 질풍처럼 날아가듯 달리면서 멈출 줄을 모릅니다.”
      그 말을 듣고 무후는 크게 웃으며 기뻐했다.
      서무귀가 밖으로 나왔을 때 여상이 그에게 무슨 말을 했기에 
      좀처럼 웃는 법이 없던 왕이 그렇게 크게 웃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서무귀가 그에게 말했다.
      “나는 폐하께 개와 말의 관상을 보는 법을 말씀드렸을 뿐이네. 
      자네는 월나라를 떠난 나그네의 말을 들어보지 못했는가? 
      나그네가 고국을 떠난 지 며칠 후에는 잘 아는 사람을 만나면 기뻐하고, 
      한 달 후에는 고국에서 한 번 만나본 적이 있던 사람을 만나도 기뻐하고, 
      1년 쯤 되면 같은 나라 사람만 만나도 기뻐하는 법이네. 
      그것은 타국에서 오래 살수록 고향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진다는 뜻이 아닌가. 
      특히 나처럼 인적이 없는 깊은 산에서 살 때는 
      그저 사람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기쁜 법이라네. 
      하물며 형제나 친척들이 온다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그렇게 오래 웃지 않던 폐하가 내 말을 듣고 크게 웃은 것은 
      그동안 이 나라에 폐하를 웃길 만한 위인 없었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인가?”
      
      윗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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