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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0. 무문관 (無門關)
    중국의 고전 /사상과 처세 2019. 5. 8. 14:22

    240. 무문관 (無門關) / 저작자 무문혜개(無門慧開)

     

    1228년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유무(有無)의 분별을 넘어선 절대적 ()’를 탐구한 송나라 때 선승의 공안(公案) 해설집. ‘무문관이란 자의 정확한 탐구만이 선문(禪門)의 종지(宗旨)로 들어서는 제일의 관문이라는 뜻으로, 이 책의 총론에 해당하는 제1칙의 오로지 이 하나의 무() 자가 종문의 일관(一關)이다. 이것을 선종(禪宗) 무문관(無門關)이라 한다는 한 구절에서 비롯한다. 1권이며, 48칙의 공안에 대한 평석과 송()으로 이루어진다.

     

    이 책의 정확한 명칭은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이며, 중국 남송의 선승 무문혜개(1183~1260)가 옛 선인의 공안 48칙을 선별해 평창(評昌)과 송을 덧붙인 것이다. 저자 혜개는 절강성(逝江省) 전당(錢塘) 사람으로, 처음에는 천룡광(天龍曠)에게 가르침을 받고 출가했다가 뒷날 만수사(萬壽寺) 월림사관(月林師觀)의 제자가 되었다. 월림사관 아래서 조주무자(趙州無字)1)공안을 6년 동안 수행했다. 잠이 오면 절의 기둥에 머리를 부딪치는 등의 수행으로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 1218년 안길산(安吉山) 보국사(報國寺)에 머물렀고, 여러 절을 편력한 뒤 1246년 호국인왕사(護國仁王寺)의 개조가 되었다.

     

    이 책은 1228년에 혜개가 용상사(龍翔寺)에 있을 때 도를 깨닫기 위해 돌아다니는 운수(雲水)2)들의 요청에 응해 저술한 것이다. 편자는 혜개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미연종소(彌衍宗紹)라고 하는데, 그에 대하여 알려진 바가 없다. 이 책은 1245년에 맹공(孟珙)이 다시 간행하여 남송 때 널리 유포되었다.

     

    1) 구자불성(狗子佛性)이라고도 함. 불교의 선문에서 전하는 화두이다.

    2) 운수승(雲水僧)의 준말.

     

     

     

     

    선인의 공안 48칙을 무문혜개가 풀이

     

    이 책의 구성은 선인의 공안 48칙을 본칙(本則)’으로 하고, 각 칙마다 저자인 무문혜개가 선()에 대해 풀이한 평창이 따르며, 이어서 그 요지를 간결한 시구로 표현한 이 뒤따르는 3단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짧은 4호자무수(胡子無鬚)를 예로 들어 보자.

     

    혹암(或庵) 스님이 말했다.

     

    서천(西天)의 호자(胡子, 석가)는 왜 수염이 없는가?” 본칙

     

    무문 스님이 말했다.

     

    (, 실천)은 모름지기 실참(實參)하고, (, 깨달음)는 모름지기 실오(實悟)해야 한다. 이 호자는 누구일까? 모름지기 친견일회(親見一回)하면 비로소 얻을 것이니, 친견을 설명하면 벌써 2개가 되리라.” 평창

     

    멍청이 앞에서 꿈 이야기를 하지 말라. 석가가 수염이 없는 것은 성성(惺惺)에 몽을 덧붙인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제4칙을 해설하면 다음과 같다.

     

    혹암이 말했다.

     

    “(인도인은 수염이 많이 나는데) 인도의 석가는 왜 수염이 없을까?”

     

    무문이 말했다.

     

    선을 실천하려면 오로지 진실한 실천을 해야 하고, 깨달음은 진정한 깨달음을 체험해야 이루어진다. 이 공안에 나오는 수염 없는 석가를 알고자 한다면, 직접 석가의 얼굴을 보아야 한다. 그러나 직접 보려고 하는 순간, 보는 자와 보이는 자, 곧 자신과 석가라는 둘로 분리되고 만다.”

     

    멍청이 앞에서는 꿈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그에게 수염이 없는 석가 따위의 말을 하는 것은 본래는 선명하고 밝은 마음의 세계를 흩뜨려서 어둡게 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체재와 내용을 가진 48칙의 공안은 딱히 조직적으로 배열된 것이 아니고, 48칙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또 소재가 되는 공안도 다른 선록(禪錄) 속에 나오는 유명한 것도 많지만, 혜개와 같은 시대 사람의 문답도 예로 들고 있어, 다른 공안집에 비하면 그 무렵의 것으로는 참신한 공안집이었다. 그러나 벽암록등에 비한다면 단독 저자에 의한 것이어서 구성이 단조롭고 산문도 많으며, 시적인 요소가 적어 묘미가 떨어진다.

     

     

    1칙 조주구자

     

    무문관48칙 가운데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조주(趙州)인데, 19칙의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를 비롯해 7개의 칙이 조주의 공안이라는 것만 보아도 이 책이 조주의 선학사상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제1조주구자(趙州狗子)’에 나오는 조주무자(趙州無字)’ 공안은 이 책 제목의 유래이기도 하고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이다. 따라서 무문관48칙은 조주무자’ 1칙의 전개이며, 48칙이 모두 제1칙으로 귀결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조주에게 한 승려가 물었다.

     

    모든 중생에게는 불성(佛性)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조주가 대답했다.

     

    없다.”

     

    무문은 이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참선이란, 먼저 고승들이 세워 놓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지극히 묘한 깨달음은 마음의 작용을 끝까지 밝혀 보통의 의식을 지워 버려야 가능하다. 고승들의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 마음의 움직임을 끊지 못한다면, 그것은 모두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와 같다. , 말해 보아라. 고승들의 관문이란 과연 무엇인지. 그것은 별다른 것이 아니다. 본칙에 나오는 조주의 ()’ 한 글자가 선종 제일의 관문이다. 그래서 이것을 선종무문관이라 한다.

     

    이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자는 가까이서 직접 조주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역대 고승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으며, 서로의 눈썹을 맞대고 고승들과 같은 눈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같은 귀로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얼마나 경쾌한 일인가! (······) 그러나 이것을 허무의 무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있고 없음의 무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이 무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 뜨거운 쇠공을 삼킨 것처럼 뱉어 낼 수도 없고, 넘길 수도 없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배웠던 잘못된 지식이나 잘못된 앎을 모두 씻어 버리도록 하라. (······) 이러한 체험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하면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릴 것이며, 마치 관우의 칼을 빼앗아 든 것처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베어 버리고, 달마를 만나면 달마를 죽이며, 생사관두인 현실에서도 대자유를 얻고, 윤회전생의 어지러운 세계에 살면서도 유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온몸을 바쳐 에 빠져들 수 있을까? 그 길은 그대의 생명력을 오로지 한 글자에 집중하는 것이다. 만일 한순간의 쉼도 없이 집중한다면, 마치 등불이 켜지듯이 법의 등불이 하고 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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