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친 베옷을 불사른 가난한 사람.
옛날 어떤 사람이 가난하고 곤궁하여
남의 집에 품을 팔아 거친 베옷 한 벌을 얻어 입었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종성(種姓)이 단정한 귀인의 아들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다 낡은 거친 베옷을 입었소?
내가 이제 당장 그대에게 가장 아름다운 옷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 테니 내 말을 잘 따르시오.
나는 결코 그대를 속이지 않을 것이오.”
가난한 사람은 기뻐하면서 그 말을 공경을 다해 순종하기로 하였다.
그 사람은 그 앞에서 불을 피워 놓고 가난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지금 그 거친 베옷을 벗어 이 불 속에 던지시오.
그것을 태운 자리에서 꼭 그대가 가장 아름다운 옷을 얻도록 하겠소.”
가난한 사람은 입었던 옷을 벗어 불 속에 던져버렸다.
그러나 이미 그것이 다 타버린 뒤에도 그것을 태운 자리에서
아무리 좋은 옷을 찾아보았으나 도무지 얻을 수가 없었다.
세상 사람도 그와 같아서 과거의 몸으로 온갖 선한 법을 닦아
지금의 사람의 몸을 얻었는데,
마땅히 그것을 보호하여 덕을 쌓고 업을 닦아야 할텐데도 불구하고
외도들과 사악하고 요망한 여자에게 속임을 당한다.
“너는 지금 당장 내 말을 믿고 온갖 고행을 닦아라.
높은 바위에서 몸을 던지거나 불 속에 들어가라.
이 몸을 버린 뒤에는 분명 범천(梵天)에 태어나
오랜 세월 쾌락을 받을 것이다.”
그 말을 따라 신명(身命)을 버리고 죽는다면
뒤에 지옥에 떨어져 갖은 고통을 두루 받게 될 것이고,
이미 사람의 몸은 잃어버리고 아무 소득이 없는 것이
마치 저 가난한 사람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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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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