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양을 키우는 솜씨가 뛰어나 양이 상당히 불어나 천만 마리나 되었다.
그러나 그는 매우 탐욕이 많고 인색하여 다른 데에 돈 쓰는 일을 즐겨하지 않았다.
그 때 간사하고 꾀가 많은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기회를 엿보아 그 친구를 찾아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너와 한몸이나 다름없이 아주 친한 사이다.
나는 저 집에 있는 예쁜 여자를 알고 있다. 너를 위해 마땅히 주선해줄 테니
너는 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기 바란다.”
양치는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곧 많은 양과 온갖 재물을 주었다.
그 사람은 다시 말하였다.
“네 아내가 오늘 아들을 낳았다.”
양치는 사람은 아직 그 아내를 보지도 못하였는데 벌써 아들을 낳았다는 말만 듣고
마음으로 매우 기뻐하여 또 그에게 재물을 후하게 주었다.
그 뒤에 그 사람은 또 그에게 말하였다.
“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그만 죽었다.”
양치는 사람은 이 사람의 말을 듣고 슬피 울며 한없이 흐느꼈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이미 많이 듣고 닦아 명예와 이익을 얻고서도
그 법을 숨기고 아껴, 남을 위해 교화하고 연설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번뇌만 가득한 이 몸에 홀려 허망하게 세상의 향락을 기대한다.
그리하여 그것을 자기의 아내와 자식처럼 생각하다
거기에 속아 선한 법을 모두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하여 뒤에 자기 목숨과 재물을 모두 잃고
슬피 울면서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마치
저 양치는 사람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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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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