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ymphony No.6 in F Major, Op.68
Pastorale
교향곡 제 6번 "전원"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Ensemble Orchestral de Paris
John Wilton Nelson Conducts
이 곡의 제2악장에는 새가 우는 소리가 나온다.
모두 세 마리인데, 꾀꼬리(플루트), 메추리(오보에),
뻐꾸기(클라리넷)의 순으로 두 번 나온다.
이 중 꾀꼬리인 플루트는 긴 음표의 트릴이 주제이므로
어느 지휘자나 오케스트라도 대체로 비슷하지만,
메추리인 오보에와 뻐꾸기인 클라리넷은 지휘자나 오케스트라에 따라 다르다.
그것은 메추리를 부는 오보에의 리듬에 따라 결정되는데,
메추리가 조금 안달하듯이 울면 뻐꾸기 쪽은 거꾸로 느슨해지므로
날카로운 뻐꾸기를 바라는 지휘자는
필연적으로 조금 유창한 메추리로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거나 이 제2악장은 지휘자나 연주자를 무던히 애먹이는 부분으로,
언제 끝난다는 기약도 없이 줄줄 흐르는 개울은 그칠 줄을 모르며,
그렇다고 청중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조금 빠른 템포로 하면
완전히 느낌이 변해버려 도저히 정리가 안 되는 악장이다.
최근에 소나타 형식의 주제 제시부 반복을 거의 생략하여 연주하는 것처럼,
적당한 생략부분이라도 있으면 그런대로 다행일 것이다.
하지만 이 악장은 같은 형태를 되풀이 하더라도 각각 다른 분위기로
표현하도록 적어놓고 있어 그렇게도 할 수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이런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부분에서야말로 대가가 대가인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작곡가 자신의 표제는 제1악장 ‘시골에 도착하였을 때의 유쾌한 감정’
제2악장 ‘냇가의 정경’ 제3악장 ‘농부들의 즐거운 모임’ 제4악장 ‘천둥-폭풍우’
제5악장 ‘목동의 노래-폭풍우 뒤의 기쁨과 감사의 기분’으로 되어있다.
이 표제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4 악장까지 약간 묘사적인 내용이었던 것이
마지막 악장에서는 완전히 정신적인 내용을 그리고 있다.
연주 상 이 교향곡의 사활을 좌우하는 것은
이 마지막 악장에 달려있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제2악장도 어려운 부분이지만 마지막 악장은
지휘자의 역량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다.
단순히 지휘봉의 놀림이나 듣기에 좋을 정도를 자랑해야 소용이 없다.
오케스트라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신도 모르게
흥분시키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곡을 감상하는 포인트는 바로 이런 점을 통해
대가의 역량을 귀로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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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12월 22일 5번과 동시에 초연되었다.
5번보다 먼저 쓴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곡과 5번 그리고 피아노협주곡4번은
같은 시기에 쓰여진 탓인지 시작되는 부분이 같다.
성격이 각기 다른 형제와 같은 존재라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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