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죽인 바라문.
옛날 어떤 바라문이 스스로 온갖 별로 점치는 일과 갖가지 재주를 많이 알아
밝게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자기의 재주만 믿고
그 덕을 나타내려고 다른 나라로 가서 자기 아이를 안고 울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바라문에게 물었다.
“당신은 무슨 일 때문에 울고 있는가?”
“지금 이 아이는 이레가 지나면 분명 죽을 것이다. 그렇게 일찍 죽는 것이
가여워 우는 것이다.”
“사람의 목숨은 알기 어려워 헤아려 보았자 틀리기 쉽다.
혹 이레가 지나도 죽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째서 미리 우는가?”
“해와 달이 없어지고 별들이 떨어지는 일이 있을지언정 내 예언은 끝내
틀림없을[無違失] 것이다.”
그리고 그는 명예와 이익을 위해 이레가 지나자 제 손으로 아이를 죽여,
제 말을 증명하였다.세상 사람들은 이레 뒤에 그 아이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모두 감탄하며 말하였다.
“참으로 지혜 있는 사람이로구나. 그의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는구나.”
그러면서 마음으로 믿고 복종하여 모두 와서 공경하였다.
비유하면 부처님 네 부류의 제자들이 자신의 이양(利養)을 위하여
스스로 도를 얻었다고 자처하면서 어리석은 사람의 법으로
선남자(善男子)를 죽이고 거짓으로 자비의 덕을 나타낸 까닭에
장래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
마치 바라문이 자기 말을 증명하기 위해,
자식을 죽여 세상을 미혹시키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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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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