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층 누각.
옛날 세간에 어떤 미련한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어리석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가 다른 부잣집에 갔다가
높고 넓으며 웅장하고 화려하며 시원하고 밝은 3층 누각을 보았다.
그는 마음에 부러움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돈과 재물이 저 사람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나는 지금까지 이런 누각을 짓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는 곧 목수를 불러 물었다.
“저 집처럼 아름다운 집을 지을 수 있겠는가?”
“저 집은 제가 지은 집입니다.”
“지금 나를 위해 저런 누각을 지어 달라.”
이에 목수는 곧 땅을 재고 벽돌을 쌓아 누각을 짓기 시작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벽돌을 쌓아 집을 짓는 것을 보고도 의혹이 생겨
분명하게 알 수가 없어서 목수에게 물었다.
“어떤 집을 지으려는가?”
“3층집을 지으려 합니다.”
“나는 아래 두 층의 집은 필요 없다. 우선 나를 위해 맨 위층집부터 지어라.”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맨 아래층을 짓지 않고
어떻게 둘째층 집을 지을 수 있으며, 둘째층 집을 짓지 않고
어떻게 셋째층 집을 지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고집하며 말했다.
“내게는 지금 아래 두 층의 집은 필요 없다.
그러니 나를 위해 반드시 맨 위층집만 먼저 지어달라.”
그 때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비웃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떻게 맨 아래층 집을 짓지 않고 위층을 짓겠는가?”
이것을 비유하면 세존의 네 부류의 제자[四輩弟子]가
부지런히 삼보(三寶)를 공경하지 않고, 게을리 놀면서
도과(道果)를 구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나는 지금 아래 세 가지 도과(道果)는 필요 없고,
오직 아라한(阿羅漢)의 과위만을 증득하고 싶다.”
그가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는 것도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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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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