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기 좋아하고 경솔한 사람.
옛날 어떤 사람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방안에 앉아서 밖에 있는
어떤 사람에 대하여 훌륭한 덕행을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그 사람에겐 오직 두 가지 허물이 있는데,
첫째는 성내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둘째는 일을 경솔하게 하는 것이다.”
때마침 그 사람이 문에 있다가 이 말을 듣고 성이 나서 방에 들어가
자신을 어리석고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 사람을 잡아,
그를 주먹으로 때렸다. 곁에 있던 사람이 물었다.
“왜 때리는가?”
“내가 언제 어느 때 성내는 것을 좋아하고 경솔하였다고
이 사람이 나를 항상 성내기를 좋아하고 일을 경솔하게 한다고 말하는가?
그러므로 때린 것이다.”
“그대는 지금도 성내기를 좋아하고 경솔한 행동을
곧 나타내 증명해 보여놓고 왜 숨기려 하는가?”
남이 자기의 허물을 말할 때에 원망하거나 성을 내면
여러 사람들은 그 어리석고 미혹하다하며 괴상하게 여기는 것이다.
비유하면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술에 빠져 온갖 방일한 짓을 하다가
남의 꾸짖음을 들으면 도리어 원망하고 미워하면서
억지로 증거를 끌어다가 스스로 깨끗함을 변명하려 하는데,
그런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의 잘못을 듣는 것을 꺼리다가
남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 도리어 그를 때리려고 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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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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