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육감을 만족시키는 것들이다.
이 세상에서 참된 기쁨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또한 무엇을 의지하고 살아야 하며, 무엇을 피하고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미워하고 살아야 하는지도 분명히 알 수는 없다.
대체로 사람들은 부귀영화나 장수와 명예를 바란다.
그리고 안락한 삶과 좋은 음식과 멋진 옷, 훌륭한 집을 바라고,
가난과 비천함, 단명과 악명을 꺼린다. 또한 질병과 고통을 멀리하려 한다.
사람들은 싫은 것은 꺼리고 멀리하지만, 좋아하는 것들은 얻지 못해서 안달을 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들은 모두
허망하게 썩어 없어질 육체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만 밝히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이다.
대체로 부자들은 일생 동안 애써 땀 흘려 번 돈을 쌓아 둔 채
다 써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일이 많다.
그들이 평생 재물을 얻으려고 그토록 애써 수고한 땀과 노력에 비하면
그들이 재물을 통해 누리는 행복이나 기쁨은 너무나 작다.
고작 그 작은 기쁨을 누리기 위해
부자들은 그토록 혼신의 힘을 다해 돈을 버는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근심과 고통 속에서 산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오래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사람이 장수로 누리는 기쁨은
오래 살면서 고통스러웠던 시간에 비하면 너무 짧다.
그러므로 오래 살려고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뿐이다.
춘추시대 오 나라의 충신 자서는
왕에게 불의를 지적했다고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이렇게 목숨을 건 사람들은 세상에서 칭송을 받지만 자기 목숨을 살릴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런 일을 하기 전에
헛된 명예심을 바라고 하는 행동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헛된 명예를 위해 목숨을 버리기보다는
‘진실한 뜻으로 간청해도 통하지 않거든 순종하고 다투지나 않는 것’이 낫다.
명예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다른 사람과 겨루거나,
분별없는 집단 광기에 휘말려서 떼죽음을 당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기쁨은 세속적인 기쁨을 초월하고,
진정한 명예는 세속적인 명예를 초월해야 한다.
좋아하는 것만 밝히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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