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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5. 왕유 (王維)
    중국의 고전 /시와 산문 2019. 1. 12. 14:38

    405. 왕유 (王維)

     

     

    시 속에 그림이 들어 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불(詩佛)’이라는 칭호를 얻은 자연시인이다. 현존하는 시는 400여 수인데, 그 가운데 3분의 2는 근체시이고, 나머지는 고체시이다. 전원의 풍경과 한적한 정취를 노래했으며, 인간의 자연스러운 애정을 노래했다.

     

    왕유(701?~761)는 당나라의 시인으로, 자는 마힐(摩詰)이다. 지방 관리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문장과 음악에 재능을 보여 상류사회의 총아로 각광받았다. 과거에 합격한 뒤 지방으로 좌천되어 10년 동안 실의의 시절을 보내고 중앙 정부로 돌아왔다. 736년에 악명 높은 이임보(李林甫)가 재상이 되어 율령정치가 쇠퇴하기에 이르자 정치에 실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관직을 버리지는 못하고 관료로서 순조롭게 승진하는 한편, 망천(輞川) 지역에 거대한 별장을 지어 은거했다. 안녹산의 난 때 투항한 것이 문제가 되어 난이 평정된 뒤에 관직 박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상서우승(尙書右丞)의 직위에 있을 때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왕우승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의 시는 도잠(陶潛)과 사령운(謝靈雲)의 흐름을 계승하여 새로운 자연미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담(枯淡) 속에서도 풍성한 감각을 지닌 작품이 많다. 열성적인 불교 신자이기도 했고, 산수화의 거장으로서 후세에 남화의 시조로 추앙받게 되었다. 그가 시화를 통해 추구한 것은 현세를 누리면서 은둔을 즐기는 이상적인 문인의 경지였다.

     

     

     

     

     

     

    1. 전원 산수의 정취를 노래한 시

     

    위천전가(渭川田家)- 위천의 시골집

     

    斜光照墟落

    저녁 햇살 마을을 비추고

    窮巷牛羊歸

    울퉁불퉁한 길 따라 양 떼 돌아온다.

    野老念牧童

    노인은 목동이 오나 하고

    倚杖候荊扉

    지팡이 짚고 문에 기대어 기다린다.

    雉雊麥苗秀

    꿩 우는 들판에 보리는 잘도 자라는데

    蠶眠桑葉稀

    누에는 잠들고 뽕잎도 듬성하다.

    田夫荷鋤立

    농부는 호미를 들고

    相見語依依

    선 채로 이야기를 나눈다.

    卽此羨間逸

    이 얼마나 한가로운 풍경인가

    悵然歌式微

    노래로 답답한 이 마음 어루만진다.

     

     

    녹시(鹿柴)

     

    空山不見人

    텅 빈 산 사람도 없고

    但聞人語響

    어디선가 이야기 소리만 들릴 뿐

    返景入深林

    깊은 숲으로 비쳐 드는 햇살

    復照靑苔上

    푸른 이끼 위에 눈부시다.

     

     

    전원락(田園樂)

     

    桃紅復含宿雨

    붉은 복숭아꽃 아직 빗물 머금었고

    柳綠更帶春烟

    버들잎은 봄 안개 감고 있다.

    花落家僮未掃

    동자는 아직 떨어진 꽃잎 쓸지 않았고

    鶯啼山客猶眠

    꾀꼬리 울어도 산사람은 아직도 자고 있다.

     

    2. 속세를 벗어난 경지를 노래한 시

     

    종남별업(終南別業)- 종남의 별장

     

    中歲頗好道

    중년에 들어 불도에 이끌리고

    晩家南山陲

    만년에는 종남산(終南山) 기슭에 별장을 지었다.

    興來每獨住

    흥이 일면 혼자 걷는데

    勝事空自知

    이 즐거움 누가 알까?

    行到水窮處

    계곡의 수원까지 올라가서

    坐看雲起時

    망연히 구름 이는 모습을 본다.

    偶然値林叟

    가끔 나무꾼을 만나면

    談笑無還期

    담소하느라 돌아가는 것도 잊고 만다.

     

    3. 애정을 노래한 시

     

    상사(相思)

     

    紅豆生南國

    붉은 콩은 남쪽 나라에서 난다네

    秋來發幾枝

    가을이면 가지에 알이 맺히지.

    贈君多採擷

    그대에게 보내려 이렇게 많이 땄으니

    此物最相思

    이 콩은 사랑 병에 죽은 여자의 넋이라 하네.

     

    당시의 명가수 이구년(李龜年)이 안녹산의 난을 피해 강남 지역을 헤맬 때, 줄곧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위성곡(渭城曲)

     

    渭城朝雨浥輕塵

    위성의 아침 비 흙먼지를 적시고

    客舍靑靑柳色新

    여관의 버들잎 더욱 푸르다.

    勸君更盡一杯酒

    그대 한 잔 더 들게나

    西出陽關無故人

    서쪽 양관을 나서면 술친구도 없으니.

     

    송별시로 유명하다. 후세 사람들도 이별의 술자리에서는 늘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이 시는 양관삼첩(陽關三疊)각주2) ’이라는 가창법을 낳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자연을 노래한 산거추명(山居秋暝), 종남산(終南山), 죽리관(竹里館), 탈속을 노래한 남전산석문정사(藍田山石門精舍), 애정을 노래한 99, 산동의 형제를 생각하다(九月九日山東兄弟), 송별(送別)등이 명시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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