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502. 황제내경 (黃帝內經)
    중국의 고전 /과학과 예술 2019. 1. 2. 23:47

    502. 황제내경 (黃帝內經)

     

    BC 200년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음양오행 사상에 기초해 고대 자연철학의 의학 이론과 침구 이론을 서술했다. ‘황제(黃帝)’는 황하 유역에 살았던 전설적인 인물이며, ‘내경(內徑)’이란 내과를 다룬 의서라는 뜻이다. 병의 근원을 묻는 소문(素問)과 침구와 뜸을 다룬 영추(靈樞)2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전자가 주를 이룬다. 황제와 신하의 문답 형식을 취하고 있다.

     

    편저자는 알 수 없으나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책 제목이 실려 있다. 책 제목 가운데 황제는 한족(漢族)의 시조로 알려진 전설상의 성왕(聖王)으로, 사기에 따르면 토덕(土德)의 상서로운 징후가 있어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황제가 다스릴 때 황룡이 나타났기 때문에 황제라 불렀다고 한다. 황색은 오행의 ()’에 해당한다. 그래서 토의 덕을 가졌다고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의학 이론을 기술한 책을 의경(醫經)’이라 하는데, 황제내경은 가장 오래된 의경이다. 게다가 중국적 사고법의 근본 원리라 할 수 있는 음양오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후세에 이르기까지 중국 의학의 근간이 되었다.

     

    이 책 자체의 주해(註解)와 재편찬의 경위는 비교적 명료하다. 남북조시대 말기에 전원기(全元起)가 흐트러진 원본에 주석을 달아 전원기주황제소문(全元起注黃帝素問)8권을 정리했다. 이어서 수나라의 학자 양상선(楊上善)소문영추를 합해 황제내경태소(黃帝內徑太素)30권으로 만들었고, 다시 당나라의 왕빙(王冰)이 그것들을 기초로 소문24권을 복원하고 재편찬했다. 북송 중기에는 인종(仁宗)의 칙명으로 학자들이 교정을 하여 중광보주황제내경소문(重廣補注黃帝內徑素問)24권을 편찬했다. 그 이후에도 다양한 연구가 계속되었고, 특히 금나라 · 원나라 시대에 유종소(劉宗素) 등의 사상가들이 전개한 의학 이론은 모두 소문에 기초한 것이다.

     

    상한론(傷寒論)과 함께 고대 중국 의학의 쌍벽을 이루는 책이다. 소문은 자연철학 이론이 중심을 이루는 데 비해, 상한론은 실제적인 치료를 다루고 있어 대조적이다. 소문은 인간의 몸이란 근본적으로 음양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며, 그 상태나 변화는 오행의 작용으로 설명될 수 있고, 질병도 그것으로 처치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늘 변화하는 생명 현상을 이론에 따라 구분하여 설명하는 것 자체는 의의가 있지만, 추상적인 음양 이론이나 오행으로 신체의 감각이나 내장의 상태, 질병의 종류까지 억지로 연결해서 논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하여 후세의 비판을 받게 된다. 소문을 개략적으로 설명하고, 영추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하기로 하겠다.

     

     

     

     

     

     

     

    ■ 「소문

     

    1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

     

    황제가 기백(岐伯, 신하이며 의학에 뛰어난 제자)에게 물었다.

     

    내가 듣기로 옛날 사람들은 100세가 넘도록 살았지만 조금도 기력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요즘 사람들은 50세만 되어도 늙어 버리지 않는가. 이는 시대가 달라서인가, 아니면 생활 방식의 차이 때문인가?”

     

    기백이 대답했다.

     

    옛날 사람들 중에서도 도를 아는 사람은 음양의 이치에 따라 술수에 화합하고, 음식과 생활에 절도를 지키고, 몸에 무리가 없도록 일을 했습니다. 때문에 몸과 마음이 편하니 천수를 누려 100세까지 살 수 있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술을 물처럼 마시고, 늘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고, 술에 취해 여자와 자고, 욕망이 이끄는 대로 정기를 소모해 생명력을 고갈시키고 맙니다. 욕망이 일어나는 대로 쾌락을 좇는 것은 올바른 삶에 반하므로 50세만 되어도 기력이 쇠하고 마는 것입니다. (······)”

     

    1권에는 이처럼 양생법에 관한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 외의 3가지 이론이 이어지며, 내용은 거의 일반론이다.

     

    2권은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 ‘음양이합론(陰陽離合論)’, ‘음양별론(陰陽別論)’이라는 논제에서 추론할 수 있듯이, 음양의 원리를 인체에 본격적으로 적용하여 논하고 있다.

     

     

    5평인기상론(平人氣象論)’

     

    황제가 물었다.

     

    건강한 사람의 맥은 어떠한가?”

     

    기백이 대답했다.

     

    건강한 사람의 맥은 숨을 내쉴 동안 2번 뛰고, 숨을 들이쉴 동안 2번 뛰며, 들이쉬고 내쉬는 사이에 숨이 정지할 때 1번 뛰므로, 모두 5번 뜁니다. 그러면 병이 없고 건강합니다. 맥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늘 이 건강한 맥을 기준으로 삼아 환자의 맥을 알아봅니다. (······)”

     

    이 논리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어서 이후 중국 의학에서 을 해석할 때는 가장 기본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7권의 선명오기(宣明五氣)’

     

    기백의 대답으로 보이는 말이 이어진다.

     

    음식의 5가지 맛이 사람의 몸속에서 흡수되는 장소는 정해져 있습니다. 신맛[()]은 간에 흡수되고, 매운맛[()]은 폐로 흡수되며, 쓴맛[()]은 심장에, 짠맛[()]은 신장에, 단맛[()]은 비장에 흡수됩니다. 이것이 오입(五入)’입니다. 오장의 기가 상하면 반드시 증세가 나타나는데, 마음이 아프면 희기(噫氣, 한숨)가 나오고, 폐가 상하면 기침이 나오고, 간이 상하면 말이 과격해지며, 비장이 상하면 위산이 많이 나오고, 신장이 상하면 재채기가 나옵니다. 위가 상하면 구역질이 나고 기분이 나빠지며, 대장과 소장이 상하면 설사가 나고, 하초(下焦, 배꼽 아래, 방광 윗부분)가 상하면 수분이 많아지며, 방광이 상하면 소변이 안 나오고, 담이 상하면 화를 잘 내게 됩니다. 이것이 오병(五病)’입니다. (······)”

     

    이것만 보아도 내장의 작용과 상태, 질병의 증세를 오행설에 적용해 설명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다시 개개의 질병(질병의 종류가 아니라 증세의 종류)으로 옮겨 간다.

     

    11해론(咳論)’

     

    황제가 물었다.

     

    폐에서 기침이 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오장육부는 모두 기침을 나오게 하는 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폐만이 기침을 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백이 대답하자 황제가 다시 말했다.

     

    그렇다면 기침의 여러 가지 양상에 대하여 말해 보아라.”

     

    기백이 대답했다.

     

    피부와 털은 폐를 위해 기를 느끼는 곳으로, 피부와 털이 바깥에서 사기(邪氣)를 받아들이면 그 사기가 폐로 전해집니다. 음식물을 통해 몸에 한기가 들어가면 그 한기가 위에서 폐맥을 따라 폐로 올라가 폐가 한기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안팎의 한기와 사기가 폐에 모이니 폐에서 기침이 나오는 것입니다. (······)”

     

    이처럼 여러 원인이 합해져서 병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상의 소문편에 비해 영추편은 침구(鍼灸, 침과 뜸) 이론과 경락(經絡)을 주로 다루었다. 침구와 경락이 후세로 이어져 온 경위는 확실하지 않으나 이러한 의료 기술은 한방약과 함께 현대에서도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