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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문도(文韜) / 1. 문사(文師)무경..../육도(六韜) 2019. 1. 1. 19:38
제 1 편 문도(文韜) - 문덕으로 민심을 모아라
1. 문사(文師) - 스승 같은 신하를 섬겨라
주나라 문왕(文王)이 사냥을 나가려 할 때 사관 편(編)이 점을 치고 말했다.
“위수(渭水)의 북쪽에서 사냥을 하면 큰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용도 이무기도, 호랑이도 곰도 아닙니다. 큰 재주를 지닌 대인(大人)을 얻을 징조입니다. 하늘이 대왕에게 스승을 보내 보필하도록 했습니다. 삼대를 이어가며 돕게 될 것입니다.”
“점괘가 그처럼 좋게 나왔소?”
“저의 조상인 사관 주(疇)가 순임금을 위해 점을 쳐서 고요(皐陶)를 얻었습니다. 이번 점괘는 그에 비길 만합니다.”
문왕이 사흘 동안 목욕재계한 뒤 수레에 말을 매고 위수의 북쪽으로 사냥을 나갔다. 그곳에서 문득 태공(太公)이 띠 풀을 깔고 앉아 낚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문왕이 가까이 가서 물었다.
“선생은 낚시를 즐기고 있소?”
“군자는 자신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즐기고, 소인은 눈앞의 일이 이루어지는 것을 즐깁니다. 지금 제가 낚시질하는 것도 그와 비슷한 것으로 결코 낚시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비슷하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오?”
“낚시에는 3가지 권도(權道)가 있습니다. 미끼로 물고기를 잡는 것은 녹봉을 주어 인재를 얻는 것과 같고, 좋은 미끼로 큰 고기를 잡는 것은 후한 녹봉으로 목숨을 아끼지 않는 충신을 얻는 것과 같고, 물고기에 따라 쓰임이 다른 것은 인품에 따라 벼슬이 다른 것과 같습니다. 그 이치가 매우 깊으니 이를 통해 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문왕이 물었다.
“원컨대 그 이치를 듣고자 하오.”
“근원이 깊어야 강물이 흐르고, 물이 흘러야 물고기가 생기는 이치입니다. 뿌리가 깊어야 나무가 잘 자라고, 나무가 잘 자라야 열매를 맺는 이치입니다. 군자는 군주와 뜻이 맞아야 긴밀히 화합하고, 그래야 일이 이루어지는 이치입니다. 말로 문답하는 것은 내심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서로 진정으로 마음을 드러내야 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신이 거리낌 없이 말하려 하는데, 군주는 이를 꺼려하십니까?”
“오직 어진 사람만이 직간을 받아들일 수 있고, 진정이 담긴 말을 꺼리지 않는 법이오. 과인이 어찌 그럴 리 있겠소?”
그러자 여상이 다시 말했다.
“낚싯줄이 가늘고 미끼가 또렷이 보이면 작은 고기가 물고, 낚싯줄이 튼튼하고 미끼가 향기로우면 중간치의 고기가 물고, 낚싯줄이 굵고 미끼가 풍성하면 큰 고기가 뭅니다. 무릇 물고기는 미끼를 무는 까닭에 낚싯줄에 끌려오고, 사람은 녹봉을 먹기에 군주에게 복종합니다. 미끼를 사용하면 모든 물고기를 잡을 수 있고, 녹봉을 사용하면 천하의 모든 인재를 불러 그 재능을 남김없이 쓰도록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한 집안을 미끼로 사용해 나라를 빼앗고자 하면 능히 나라를 정복할 수 있고, 한 나라를 미끼로 사용해 천하를 빼앗고자 하면 능히 천하를 그물질할 수 있습니다.
아, 겉으로는 크게 흥성하며 면면히 이어지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한 번 흥했다가 쇠망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달빛 속에서 은밀히 칼을 갈며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韜光養晦)를 할 수 있으면 그 영향이 오히려 오래갈 것입니다. 성인의 고원한 덕행이 실로 미묘합니다! 이는 범인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인의 계책이 실로 사람을 즐겁게 만듭니다! 사람들마다 각기 처해 있는 위치에서 편히 살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민심을 수렴해야만 천하를 귀순하게 만들 수 있겠소?”
“천하는 군주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천하 만민의 천하입니다. 천하의 이득을 천하 만민과 함께 나누려는 군주는 천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하의 이득을 홀로 차지하려는 자는 반드시 천하를 잃게 됩니다. 하늘에는 춘하추동 사계가 있어 음양이 순환하고, 그 덕분에 땅 위에서는 재부(財富)가 이루어집니다. 재부를 함께 나누는 것을 인이라 합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덕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천하의 인심이 어진 사람에게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사람이 죽게 된 것을 면해주고, 사람을 재난의 우환에서 구해주고, 사람이 급히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은 덕입니다. 천하의 인심은 덕이 있는 자에게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사람들과 동우동락(同憂同樂)하고 동호동오(同好同惡)하는 것이 의입니다. 의가 있는 곳에 천하의 인심이 쏠리게 마련입니다. 무릇 사람은 죽는 것을 싫어하고 사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덕을 좋아하고 이익을 따릅니다. 사람들을 위해 이익을 꾀하는 것이 도입니다. 도가 있는 곳에 천하의 인심은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문왕은 2번 절하고 “참으로 옳은 말씀이오. 내 어찌 하늘의 명을 받들지 않겠소?”라고 말하며
이내 태공망 여상을 수레에 태워 함께 돌아온 뒤 국사로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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