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gmalion and Galatea
피그말리온의 상아 여인상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의 왕으로 훌륭한 조각가이기도 했다.
키프로스의 여인들은 나그네를 박대하였다가 아프로디테의 저주를 받아
나그네에게 몸을 팔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피그말리온은 여성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어 결혼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대신 '지상의 헤파이스토스'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자신의 조각 솜씨를 발휘하여 상아로 여인상을 만들었다.
그 작품의 아름다움은 산 여자 따위는 접근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의 완전한 겉모양은 처녀의 모습으로, 정말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기술이 완벽했기 때문에 그 작품은 사람의 손으로 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소생한것 같았다. 퓌그말리온은 자기 자신의 작품에 감탄한 나머지
이 여인상에 갈라테이아(Galatea) 라는 이름을 붙이고
- 갈라테이아는 아키스를 사랑한 바다의 님프의 이름이다 -
자연의 창조물같이 보이는 이 작품과 사랑에 빠졌다.
그는 그것이 살아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는 것처럼,
종종 손을 조각 위에 대보았다. 그것이 단순한 상아에 불과한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아 그는 그 여인상을 끌어안곤 했다.
그는 소녀가 좋아할 만한 것들-반짝이는 조개껍대기 라든가, 반들반들한 돌,
조그만 새, 갖가지 꽃이라든지, 구슬과 호박 등을 그녀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는 입상에 옷을 입히고, 손가락에 보석을 끼우고, 목걸이를 걸어 주었으며,
귀걸이를 달아 주고, 가슴에는 진주를 꿴 끈을 달아 주었다.
옷을 입은 맵시도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살아있는 사람처럼 매력이 넘쳤다.
그는 그녀를 튀로스 지방에서 나는 염료로 물들인 클로드를 깐 소파 위에
가만히 눕히고, 그녀의 머리를 깃털의 보드라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가장 보들보들한 깃털을 넣어 만든 베개로 조심스럽게 받쳐 주었다.
피그말리온은 그녀를 자기의 아내라고 불렀다.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프랑수와 부셰
그가 사랑에 빠져 지내는 동안 아프로디테의 제전이 가까워졌다.
이 제전은 키프로스 섬에서 굉장히 호화롭게 거행되는 귀한 의식이었다.
제전을 준비하는 희생의 연기가 공중으로 곱게 피어오르고,
아름다운 향기들이 공중에 가득 차기 시작했다.
피그말리온은 이 제전에서 자기의 임무를 끝내고 난 뒤에도
움직이지 않고 제단 앞에 서서 아프로디테 신에게 소원을 빌었다.
“아프로디테 신이시여, 내가 얼마나 당신을 신실하게 섬기는지 아십니까?.
아주 간절히 신실한 마음으로 원하건대, 나에게 나의 조각품인
상아 처녀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점지하여 주십시오.”
그는 차마 상아로 조각한 처녀를 사랑하게 해달라고 직접적으로 말 할 수 없었지만,
그 제전에 참석했던 아프로디테는 그의 심중을 헤아리고 있었다.
그의 간절한 마음을 어여삐 여긴 아프로디테는 그의 소원을 들어 주기로 하고,
그 표시로 제단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꽃을 세 번 공중으로 세차게 오르게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피그말리온은 그의 조각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그 조각의 입술에 온기가 도는 것 같았고 전에 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그 입술에 키스를 하며, 그 팔다리를 어루만졌다.
그러자 그의 손에는 차가운 입상이 아니라 부드러운 느낌으로 다가옸다.
그는 깜짝 놀라 손가락으로 그 조각상을 눌러 보았다.
그러자 살아있는 피부처럼 눌러지고 다시 팽팽한 피부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는 너무나 기뻐하면서도 꿈이 아닐까 가슴조이며,
자신의 온 사랑의 열정으로 여러 번 그 조각을 반복해서 만져보았다.
그는 정말로 아프로디테 여신께서 자기의 소원을 들어주었음을 깨닫고
여신에게 감사를 올리며, 입술을 그 처녀의 입술에 포개었다.
그러자 처녀의 얼굴에는 붉은 노을처럼 홍조가 번져갔다.
그리고는 수줍은 듯 눈을 뜨고 그를 매혹적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피그말리온, 여성에 대한 혐오감을 가졌던 그였지만
지금 그의 열정은 가슴이 터질 정도로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와 그 처녀를 지켜보던 아프로디테는
그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해 주고는 흡족한 미소를 띠우며 조용히 모습을 감춘다.
이 결합으로부터 아들 파포스가 탄생했는데,
아프로디테에게 바쳐진 파포스라는 마을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피그말리온 효과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이 신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1913년 《피그말리온》이라는 희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이것을 각색한 오드리 헵번 주연의
"마이 페어 레이디 [My Fair Lady]" 라는 뮤지컬 영화도 유명하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는 위의 신화에서 이름을 따온 것인데,
우리가 사람을 대할 때 긍정적인 기대감을 가지는 것이
상대편의 행동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이론이다 .
부모가 자식에게, 선생이 학생에게,
직장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그리고 연인이 연인에게 관심과 기대를 보이는 일이
얼마나 큰 효과를 내는지는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변화하고
관계는 보다 의미 있는 것이 되기 마련이다.
사랑 - 특히 연인들의 사랑에서는 더욱 그렇다.
진심으로 간절히 원하면 꿈은 현실로 돌아온다.
진실한 사랑은 죽어있는 것을
살아나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한번쯤은 목숨을 걸고 사랑해 볼만한 상대를 만난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 진정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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