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Gynt Suite No. 2, Op. 55
페르퀸트 제2모음곡
Edvard Grieg(1843-1907)
Malmö Symphony Orchestra / Bjarte Engeset. Cond
피아노 2중주의 형식으로 출판되었다가 후에 오케스트라로 편곡되었다.
이 극음악은 5곡의 전주곡을 비롯하여 행진곡, 무곡, 독창곡, 합창곡 등
모두 23곡으로 되어 있는데 그리그는 후에 이 극음악 중에서 4곡을 뽑아
제1모음곡으로 하였으며, 그 후에 다시 4곡을 선정하여 제2모음곡으로 만들었다.
제1곡 신부의 약탈과 잉그리드의 탄식 /Bruderovet - Ingrids Klage
Allegro con brio D장조 2/4박자 - Andante doloroso G단조 3/4박자
제1막에서의 전주곡으로 화려한 기분을 자아냈던 혼례 장면의 음악이
여기서는 단조로 바뀌어 제2막의 전주곡이 되어 격정적으로 연주된다.
이 주제는 약탈의 주제라고도 불리운다(가락 A).
중간에는 3/4박자 비탄의 선율이 잉그리드의 탄식을 묘사하며
차분히 울려 퍼지고(가락 B), 다시 혼례 장면의 음악이 나온다.
페르 귄트는 힘들여서 약탈한 신부 잉그리드에게도 곧 싫증을 느껴
다음의 모험을 찾아 홀로 마왕이 사는 산 속으로 들어간다.
제2곡 아라비아의 춤 / Arabisk Dans
C장조 4/4박자
제4막에 나오는 아라비아 추장 앞에서 추는 소녀들의 춤이다.
경쾌한 활기를 띤 춤곡으로서 동양의 이국적인 매력에 반해 버리는
페르 귄트의 심리 상태를 잘 묘사 하였다.
그는 마치 예언자처럼 가장하고 춤을 보고 있다.
아라비아의 아름다운 소녀들은 "예언자가 나타났으니
풀루트와 탬버린이여 기뻐 소리를 외쳐라"하면서 합창을 하며 춤을 추는 것이다.
소녀들을 상징하는 음악(가락 A)과 아니트라를 상징하는 음악(가락 B)이 나타난다.
제3곡 페르귄트의 귀국 /Peer Gynts Hjemfart
Allegro Agitato f#단조 6/8박자
제5막에 나오는 폭풍이 센 해안의 저녁이다.
페르 귄트는 미국에서 금광을 하여 돈을 많이 벌었는데
노경에 접어들어 고향에 돌아가 편히 지내려고 배에 오른다.
그러나 배는 노르웨이 해안에서 풍랑을 만나 난파하고, 그는 무일푼이 되어 버린다.
여기서 천지를 뒤엎는 큰 폭풍우의 정경을 여실히 표현하였다.
제4곡 솔베이그의 노래 /Solveigs Sang
Un poco Andante a단조 4/4박자
너무나 유명한 이 멜로디는 이 극에서 세 번 나타난다.
그 중에서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것은 제3막에서 뿐이고,
제4, 제5막에서는 소프라노의 독창이 나타난다.
꿈을 그리면서 헤매던 몽상가 페르귄트는 기쁨과 슬픔이 얽힌 오랜 여정을 마치고
지친 늙은 몸으로 고향의 오막살이로 돌아오게 된다.
백발이 된 솔베이그의 무릎에 엎드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평화스런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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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대문호 헨릭 입센의 시극 ‘페르 귄트’에 선율을 붙인 극음악
‘페르 귄트’는 소품 형식에 뛰어난 그리그의 탁월한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단순한 구조와 뚜렷한 대비의 극적인 선율, 유려한 서정미 아래에 흐르는
노르웨이의 토속적인 정서가 무척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상징주의, 표현주의, 초현실주의를 망라한 걸작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긴 세월을 방황한 사내가
사랑하는 여인에 의해 구원받게 된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00명에 가까운 등장인물은 북유럽의 신령과 요정들이
인간 사회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있으며,
일국의 대신과 학식 높은 박사로부터 도둑과
정신병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엮어간다.
발표 당시 시극 ‘페르 귄트’는 주인공의 성격적 특징
(재치 있고 힘이 센 반면, 허풍 떨기를 좋아하고 의지가 박약하여
매사에 일시적인 기분에 좌우되는)이 노르웨이인들의 안 좋은 일면을
여지없이 폭로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1876년의 무대 상연이 큰 성공을 거둔 이래
그는 결국 ‘노르웨이의 파우스트’라는 칭송을 듣게 된다.
1876년 2월 24일, 크리스티아니아(현재의 오슬로)의 왕립 극장에서
루드비히 요세프손의 연출과 요한 헨눔의 지휘로 첫 선을 보였다.
비록 입센과 그리그는 모두 불참했지만
공연은 극장의 개관 이래 가장 눈부신 성공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그러한 성공의 상당 부분은 그리그의 매력적인 음악 덕분이었다.
그렇지만 그리그의 음악은 한동안 수난을 겪기도 했다.
관객들로부터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만,
비평가들로부터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것이다.
입센의 전기 작가인 마이클 마이어는 그의 음악에 대해
“극을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로 탈바꿈시켜놓았다”고 불평했고,
저명한 극작가이자 음악 비평가였던 버나드 쇼마저
“그리그는 이 극에서 그 핵심에 도달하는 대신
몇몇 피상적인 요점들만을 이해할 수 있었을 뿐이다”라는
비판을 가했고,심지어는 입센조차도
“대중이 수월하게 삼킬 수 있도록 알약에 설탕을 발라놓은 것”
이라며 냉소 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그리그가 입센의 의미심장한 서사시를
달콤한 서정시로 변질시켰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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