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여우가 나무 밑에 있었는데,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가 부러져 여우의 등 위에 떨어졌다.
여우는 눈을 감고 나무를 쳐다보지도 않고
재빨리 그곳을 떠나 들녘으로 달아났다.
날이 저물어도 여우는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
여우는 바람이 불어 큰 나뭇가지가 아래ㆍ위로 흔들리는 것을
멀리서 쳐다보고 말하였다.
“나를 나무 밑으로 오라고 부르는군.”
어리석은 제자들도 그와 같아서
이미 집을 떠나 스승을 가까이하였다가도,
조금 꾸지람을 듣고는 곧 달아난다.
그 뒤에 나쁜 벗[惡知識]을 만나 끝없이 번민하다가는
오랜 방황 후에야 비로소 본래 스승에게로 돌아간다.
이와 같이 오가는 것을 어리석고 미혹한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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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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