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어떤 사람이 남의 집에 갔다가, 그 집 벽을 바르는 것을 보았는데,
그 바탕이 편편하고 깨끗하여 아주 좋았다.
“진흙에 무엇을 섞어 바르기에 그처럼 좋은가?”
주인이 대답하였다.
“벼와 보리를 물에 푹 담가두었다가 그것을 진흙에 섞어 벽을 바르면 이렇게 된다.”
어리석은 사람이 생각하여 말하였다.
'벼와 보리를 섞어 쓰는 것보다 벼만 섞어 쓰면 벽이 더 희고 깨끗해질 것이며
진흙도 더 골고루 묻을 것이다.
그리고는 곧 벼만 진흙에 섞어 벽을 바르고는 편편하고 고르기를 바랐다.
그러나 도리어 벽은 울퉁불퉁해지고 틈새가 생겼다.결국 벼만 버리고
아무 이익도 얻지 못하였으니,
차라리 그 벼를 보시하여 공덕을 짓는 것만도 못하였다.
범부도 그와 같아서 성인이
'온갖 선을 닦아 행하면 이 몸을 버린 뒤에
천상에 태어나거나 해탈을 얻는다'고
설법하시는 것을 듣고 스스로 제 몸을 죽여
천상에 나거나 해탈하기를 기대하지만,
헛되이 제 몸만 죽이고 아무 소득이 없는 것이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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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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