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어떤 사람이 산에 들어가 도를 배워 다섯 가지 신통을 얻은 신선이 되었다.
그래서 천안(天眼)으로 땅 속에 묻혀 있는 온갖 것과
갖가지 보배를 환히 볼 수 있었다.
국왕은 이 소문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한 대신에게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항상 우리 나라에 머물게 해
내 창고에 보물이 많이 쌓이게 할 수 있을까?”
어떤 어리석은 신하가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서
선인의 두 눈을 뽑아 가지고 왕에게 와서 아뢰었다.
“신(臣)이 그의 눈을 뽑아왔습니다.
그는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항상 이 나라에 있을 것입니다.”
왕은 그 대신에게 말하였다.
"그 신선이 여기에 있도록 욕심낸 까닭은 땅 속에 묻혀 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가 지금 그의 눈을 뽑았으니
어떻게 그가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남이 두타(頭陀)의 고행을 하기 위해
산림이나 광야나 무덤 사이나 나무 밑에서 4의지(意止)와
부정관(不淨觀)을 닦는 것을 보고
억지로 제 집으로 데리고 와서 온갖 공양을 다하고
남의 선법(善法)을 훼손하여 도과(道果)를 이루지 못하게 한다.
도안(道眼)을 잃고 이미 그 이익을 잃어
아무 소득이 없게 되는 것이
마치 저 어리석은 신하가 남의 눈을 뽑은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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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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