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가
은발우 하나를 물 속에 떨어뜨려 잃어버렸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지금 물에 금을 그어 표시[記]를 해 두고 여기를 떠났다가 다시 와서 찾아보자.'
그 후 그는 두 달이나 걸려 사자국(師子國)에 이르렀다.
그는 거기에서 어떤 강물을 보고 곧 뛰어들어
전에 잃어버렸던 발우를 찾기위해 물속을 뒤졌다.
사람들이 물었다
.“거기서 무얼하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내가 전에 발우를 잃어버렸는데 지금 그것을 찾으려고 한다.”
“어디서 잃어버렸는가?”
“바다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잃어버렸다.”
“잃어버린 지 얼마나 되었는가?”
“잃은 지 두 달쯤 되었다.”
“잃은 지 두 달이나 되었는데 어떻게 그것을 찾겠는가?”
“내가 발우를 잃었을 때 물에다 금을 그어 표시를 해 두었는데
전에 표시해 두었던 물이 이 물과 다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들 크게 비웃었으며 물었다.
“물은 비록 그때와 다르지 않지만 그대는 예전에 저기에서 잃어버렸는데,
지금 여기서 찾은 들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
이것을 비유하면 외도들이 바른 행[正行]을 닦지 않고,
선(善)과 비슷한 것에 대해, 고행을 해야 해탈을 구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은,
저 어리석은 사람이 저기서 발우를 잃고
여기서 찾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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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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