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고 갑자기 큰 공주.
옛날 어떤 국왕에게 딸 하나가 출생하였는데, 왕은 의사를 불러 말했다.
“나를 위해 내 딸에게 약을 써서 당장 자라나게 해달라.”
의사가 대답하였다.
“저는 공주께 좋은 약을 써서 곧 크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갑자기 그 약을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약을 얻을 때까지는
왕은 보시지 말기를 바랍니다. 약을 쓴 이후라야 왕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곧 방편을 써서 먼 곳에 가서 약을 구해온다고 하고, 집을 떠나
12년을 지낸 뒤에 약을 얻어 가지고 돌아와 공주에게 주어 먹게 한 뒤에
왕에게 데리고 가서 보였다.
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스스로 생각하였다.
“참으로 훌륭한 의사다. 내 딸에게 약을 써서 갑자기 자라게 하였구나.”
그리고는 측근 신하들에게 명하여 그에게 진귀한 보물을 주라고 하였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은 모두 왕의 무지함을 비웃었다.
왕이 제 딸의 태어난 해와 달은 헤아릴 줄 모르고 그저 자라난 것만을 보고
약의 힘이라고 말했듯이,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선지식(善知識)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한다.
“저희들은 도를 구하고자 합니다.
부디 저희들에게 도를 가르쳐 주어 당장 선지식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스승은 방편을 써서 그들을 좌선하게 하면서 12인연으로 생겨나는 진리를
관(觀)하게 하고 점점 온갖 덕을 쌓아 아라한이 되게 하자,
그들은 갑절로 기뻐 뛰면서 이렇게 말한다.
“통쾌한 일이로다. 큰 스승님께서 우리들로 하여금
매우 빨리 최상의 묘한 법을 증득하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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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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