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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크게 읽으라
    寓話와 神話/장자의 智慧 2019. 3. 15. 14:39




    정선,<백천교>, 1711년, 비단에 연한색, 36×37.4cm ,국립중앙박물관

      물이 흐르는 본성을 타고난 것처럼
      군자의 깨우침도 저절로 타고난다.
      
      공자가 노자에게 절대적인 도의 경지에 이르는 길을 묻자 노자가 말했다.
      “초식동물은 숲과 초지에서만 살아야 하고, 물벌레는 물 속에서만 살아야 한다. 
      따라서 동물들의 생태가 바뀌지 않는 한,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그것들은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세상의 만물은 모두 한데 어울려 살고 있다. 
      자신이 만물과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 보아라. 그리고 우리 신체의 
      각 부분이 먼지나 티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해 보아라.
      이 세상은 삶과 죽음이 영원히 계속 반복되고 있고, 시작과 끝도 없으며, 
      우리도 만물의 변화와 함께 태어나고 죽으면서 변화하고 있다면, 
      삶과 죽음 때문에 괴로워해야 할 이유도, 시작과 끝에 마음을 둘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하물며 그 짧은 생애 동안에 세속적인 
      이해와 득실을 따지고 행복과 불행 따위를 사사건건 따져서 
      마음속에 담아둘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특히 권세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자기가 부리는 노예가 조금만 잘못해도 
      진흙 속에 쉽게 내동댕이 친다. 그것은 자기 몸이 노예보다도 더 귀중하다고 
      여기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가장 귀한 진리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몸 안에 있는 것이기에, 
      외적인 조건이 아무리 변해도 내 속의 진리는 잃는 것이 아니다. 
      만물은 그 변화가 처음부터 끝이 없는 것인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기 마음을 괴롭히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오직 도를 깨달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네.”
      그 말을 들은 공자는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그처럼 지극한 진리로 마음을 닦으셨군요. 
      선생님이 아니면 누가 그런 말씀을 저에게 해주겠습니까?”
      그러자 노자가 말했다.
      “물이 흐르는 것은 물이 애써 노력해서 흐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본성을 타고난 것이네. 그와 마찬가지로 
      군자도 노력해서 군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났기 때문에 
      그런 깨우침이 저절로 가슴에 와 닿은 것이지. 
      그것은 마치 하늘은 저절로 높고 땅은 저절로 두터우며 
      해와 달이 스스로 밝은 것과 같은 것이네. 
      그런데 내가 무슨 도를 닦았다고 말하는가?”
      공자는 집으로 돌아와 안 회에게 말했다.
      “나의 도는 초를 담은 항아리 속의 초파리 같았다. 
      그분이 항아리의 뚜껑을 열어 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세상의 위대한 진면목을 모를 뻔했다.” 
       
      세상을 크게 읽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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