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하는 겉모습이 아니라 그 현상 안에 도가 존재한다..
“선생님께서 도를 말씀하시면 저도 도를 말했고, 선생님께서 걸으시면 저도 걷고,
선생님께서 뛰시면 저도 뛰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천마를 타시고 먼지 하나 일으키지 않고 하늘을 달릴 때
저는 그저 눈만 크게 뜬 채 바라보기만 합니다.”
안연의 말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에게는 육체의 죽음보다 마음의 죽음이 더 큰 슬픔이 된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고 있다는 것은 이 세상의 만물이 모두
그 기준에 맞추어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해가 떠야 사람들의 삶이 시작되고 해가 져야 삶이 끝난다.
그것은 해가 없으면 이 세상도 없는 셈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대자연의 이치나 조화도 거기서 예외가 아니다.
대자연의 삶과 죽음도 인간처럼 해에 달려 있는 것이다.
사람이 해의 조화에 따라 육체를 받은 이상, 그 조화를 바꾸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사람은 대자연에 자신의 몸을 맡겨 거기에 순응하고 살면 된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매일 자연에 맡기고 살고 있다.
하나 너는 그런 나의 겉모습만을 보고 따라서 하려 들 뿐 네 눈에 보이지 않는
속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잘 들어보아라.
도는 변화하는 겉모습의 현상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현상 속에 참된 도가 존재한다.
그래서 너는 내 가르침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가 잠깐 동안에 저만치 뒤에 처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있는 힘을 다해서 배우고 쫓아오지만 다 배웠다 싶으면
그 목표가 저 앞에 다시 있어서 끝내는 쫓아갈 방법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그것이 바로 도가 딱 정해진 채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것은 마치 네가 말을 사러 시장에 가는 도중에 시장까지 가지 않고
말을 사려고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와 같다.
그러니 내 가르침도 때가 지나면 마음 속에 붙박이처럼
담아 두지 말고 빨리 잊어야 한다.
너는 그것이 무척 걱정이 되겠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네가 나를 잊는다 해도
내게는 불변의 내가 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겉만 보지 말고 속을 살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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