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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삼략 (三略)중국의 고전 /사상과 처세 2019. 2. 23. 04:40
222. 삼략 (三略)
한나라 고조를 모셨던 군사 장량(張良)이 활용했다는 병법서이다. 장량이 다리에서 만난 노인에게 받았다는 신비로운 전설이 전해지나, 실제로 제작된 시기는 수(隋)나라 때인 6세기로 보인다. 「상략(上略)」, 「중략(中略)」, 「하략(下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략》 역시 여타 병서와 마찬가지로 저자를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태공망 여상이라는 주장과 전설적인 도인 황석공(黃石公)이라는 주장이 맞서왔으나 후자가 유력하다. 《삼략》의 원래 명칭이 《황석공삼략(黃石公三略)》인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황석공의 사적은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사기》 〈유후세가〉에 나오는 일화가 유일한 기록이다. 유후(留侯)는 한나라의 건국공신 장량(張良)을 말한다.
《삼략》은 《육도》와 함께 흔히 ‘육도삼략’으로 불린다. 원문은 겨우 3,800여 자에 불과해 병서로는 매우 얇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짧은 문장에 병법의 요점을 잘 정리해놓고 있어 효용이 높다. 일각에서는 《삼략》에 역대 병서에 나오는 병법의 진수가 응축되어 있다는 평을 내리기도 한다. 예로부터 《육도》와 더불어 병서의 고전으로 널리 읽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삼략》의 ‘략(略)’은 기략(機略)을 뜻한다. 사안의 중요한 계기인 사기(事機)의 흐름을 좇은 방략(方略)을 말한다. 문제점을 곧바로 찾아내 해결책을 마련한 뒤 일을 재치 있게 처리하는 지혜가 바로 ‘기략’이다. ‘삼(三)’은 산술적인 숫자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많다(多)라는 뜻이다. 임기응변을 망라해놓았다는 의미다. 체제는 크게 〈상략(上略)〉 〈중략(中略)〉 〈하략(下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편의상 구분해놓은 것으로 내용을 좇아 나눈 것은 아니다. 사상적으로는 노자의 영향이 강하나 유가와 법가의 설도 섞여 있다.
■ 부드러움으로 단단함을 이긴다(柔能制剛)
『군참(軍讖)』이라는 고대의 병법서에 ‘부드러움(柔)으로 단단함(剛)을 이기고,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이긴다’라는 구절이 있다.
부드러움이란 다른 사람을 기르는 덕이고, 단단함이란 다른 사람을 해치는 사악함이다. 상대가 약하면 누구든 보호하려 하지만, 강하면 공격하려 한다. 그러나 부드러움과 약함만을 소중히 여겨서는 안 된다. 부드러움과 단단함, 약함과 강함의 4가지를 모두 갖추고, 그것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늘과 땅처럼 변화가 많은 것은 그 전모를 간단히 파악하기 힘들다. 만물과 함께 변화하기 때문이다. 용병도 그와 같아서 정세에 따라 늘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군대의 움직임이 무한한 자유를 얻어 전국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으며, 나아가 천하의 질서를 회복하고 오랑캐 땅을 평정할 수 있다. 하나 사람들은 이 도리를 모른다. 이 점을 두고 옛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은 강함만을 추구하고, 자연의 법칙을 살펴보려 하지 않는다.”
자연의 법칙에 따르기만 하면 몸은 늘 평안하다. 그러므로 성인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때에 맞추어 움직였다. 자연의 법칙이란 펼치면 온 세상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나, 거두어들이면 술잔에도 숨길 수 있다. 그것을 숨길 창고도 필요 없고, 지키기 위해 성을 지을 필요도 없다. 그저 가슴속에 품고 있으면 적은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된다.
『군참』에 이런 말이 있다.
“부드러움과 단단함을 겸비하면 국운은 강성해진다. 그러나 부드러움과 약함만을 갖추면 나라는 망하고, 단단함과 강함만을 갖추어도 나라는 망한다.”
■ 본성에 따라 부린다
고대의 병법서 『군세(軍勢)』에 이런 말이 있다.
“지략에 뛰어난 사람이 있고, 용기 있는 사람이 있다. 탐욕스러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둔한 사람도 있다. 지략이 뛰어난 사람은 공을 세우려 하고, 용기 있는 사람은 그 뜻을 이루려 하며, 탐욕스러운 사람은 이익을 구하고, 우둔한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가진 본성에 따라 부리는 것이 군대를 통솔하는 비결이다.”
■ 군사는 하늘의 뜻에 따라야 한다
정의로 불의를 치는 것은 가두어 둔 큰 강의 물이 한꺼번에 횃불을 향해 쏟아지고, 계곡으로 뛰어드는 남자를 뒤에서 미는 것과 같아서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
왕자(王者)의 군대가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조용히 진격하는 것은 인명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원래 무력을 행사하는 일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 절대로 칭찬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무력을 구사해야 하늘의 뜻에 따를 수 있다.
인간과 하늘의 뜻은 마치 물고기와 물의 관계와 비슷하다. 물고기는 물을 얻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물을 잃은 물고기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군자가 늘 하늘의 뜻에 따르도록 노력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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