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useppe Verdi, 1813-1901
La Traviata Act 1-Prelude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전주곡
Orchestra Philharmonique RF
Cond/ Myungwhun Chung

베르디는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가면 무도회' '오델로' 등의
오페라만 쓰고 1901년 1월 27일 일라노 그랜드 호텔에서
웃옷을 입으려다 쓰러진 채로 이 세상을 떠난다. 향년 87살.
이태리어 La traviata를 직역하자면 "길을 잘못 든 여인" 정도로
번역해야 할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대본의 원작 소설 제목으로 돌아가
춘희(椿姬)라고 이름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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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2년에 파리에 머물고 있던 베르디는 때마침 이 연극을 보고
곧바로 오페라로 만들고 싶어져 ‘리골레토’의 대본을 쓴 피아베에게
오페라용 대본의 제작을 의뢰했다. 이 대본은 다음해 1월에 완성되고,
베르디는 4주 동안 전막을 작곡해 버렸으며,
3월 6일에는 이미 베니스에서 초연을 하고 있었다.
우선 이 스피드에는 입이 벌어진다.
3막 4장 정도의 대작이면, 완성된 스코어를 사보하는 것만으로
4주간은 족히 걸린다. 게다가 초연 작품인 오페라가 완성되려면,
가수들은 전부 새로운 노래를 외우지 않으면 안 되므로,
아무리 서둘러도 3, 4개월은 걸리게 마련이다.
그것이 작곡 개시부터 초연까지 3개월도 안 걸렸다고 하니,
가히 신기에 가깝다.
‘라트라비아타’는 연주 시간이 2시간을 넘는 3막4장의 대형 오페라이다.
이것을 4주만에 쓰는 능력이란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것으로,
아마도 골똘히 생각하거나 고쳐 쓰는 시간 따위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떠오르는 대로, 붓 가는 대로, 그야말로 청산유수,
일사천리로 진행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초연이 악평을 받았다고 하는 것도 준비 부족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하긴, 이 무대에서 비올레타를 노래한 도나텔리 라는 여성 가수는
엄청난 뚱보로, 폐병으로 수척해지며 죽어 가는 여자로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 오페라의 끝에 가서 의사가 환자를 보러 와서
그녀는 폐병 마지막 단계에 와 있으며 앞으로 몇 시간밖에
더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을 때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산더미 같은 몸집으로 졸도해서 쓰러지자
주위에 자욱한 먼지가 운무처럼 피어올라
그녀의 뒤에 서있는 의사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원래는 가슴이 미어지게 애잔한 장면이어야 할 여기서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는 대신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으니
초연의 실패는 너무 희극적이다.
음악적으로는 같은 작가의 ‘리골레토’ 가 훨씬 충실하고
작품의 수준도 높다.
그런데도 ‘라 트라비타가’ 계속 인기를 끌어 온 이유는,
한마디로 고급 창부 비올레타의 감상적인 이야기 때문이다.
동서를 불문하고 오페라 팬이란,
의외로 유행을 추종하며 단순한 구석이 있는 족속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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