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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관자 (管子)중국의 고전 /사상과 처세 2019. 2. 11. 12:21
218. 관자 (管子) / 저작자 유향(劉向)
BC 600년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공자가 태어나기 100년 전인 춘추시대에 제나라 환공(桓公)을 모셨던 재상 관중(管仲)과 그 계열에 속하는 학자들의 언행록이다. 한나라의 유향이 그때까지 전하던 기록에서 중복된 부분을 제외하고 86편으로 정리했으나, 지금은 그 가운데 76편만이 전한다. 직접 정치에 관여한 사람만이 체득할 수 있는 현실주의적 경제 정책과 지배 정책을 많이 담고 있다.
춘추시대(BC 722~BC 481)에 제나라는 지금의 산동성 일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제나라는 환공(BC 685~BC 643 재위)이 다스릴 때 가장 융성했는데, 그 힘을 지탱해 준 재상이 바로 관중이고 그의 언행을 중심으로 모아 엮은 책이 『관자』이다.
관중의 이름은 이오(夷吾), 자는 중(仲)이다. 출생과 사망 연대는 명확하지 않으나, 영상[潁上, 지금의 안휘성(安徽省)]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청년 시절에는 친구 포숙(鮑叔)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두 사람의 우정은 ‘관포지교(管鮑之交)’1) 라는 고사로 남을 만큼 유명하다.
『관자』의 내용은 잡다하다. 관자(관중의 존칭) 자신이 쓴 것으로 보이는 9편을 제외하면, 한나라 초기까지 수백 년에 걸쳐 서서히 집대성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의 유향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관중의 저작은 564편이나 되는데 구성이 난잡한 데다 중복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86편으로 정리했다. 그러나 그 뒤에 10편이 없어져 현재는 76편만이 남아 있다. 『관자』의 사상은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서는 도가로, 그 뒤에 나온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에서는 법가로 분류됐다. 이때부터 일반적으로 법가로 분류되는데, 그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성격도 가지고 있다.
1)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서로 이해하고 믿고 정답게 지내는 깊은 우정을 나타내는 고사성어이다.
「관중은 포숙을 회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일찍이 곤궁할 적에 포숙과 함께 장사를 하였는데, 이익을 나눌 때마다 내가 몫을 더 많이 가지곤 하였으나 포숙은 나를 욕심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내가 가난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일찍이 나는 포숙을 위해 일을 꾀하다가 실패하여 더 곤궁한 지경에 이르렀는데 포숙은 나를 우매하다고 하지 않았다. 시운에 따라 이롭고 이롭지 않은 것이 있는 줄을 알았기 때문이다. 일찍이 나는 여러 차례 벼슬길에 나갔다가 매번 임금에게 쫓겨났지만 포숙은 나를 무능하다고 하지 않았다. 내가 시운을 만나지 못한 줄을 알았기 때문이다. 일찍이 나는 여러 차례 싸웠다가 모두 패해서 달아났지만 포숙은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나에게 늙은 어머니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공자 규가 패하였을 때 동료이던 소홀은 죽고 나는 잡히어 욕된 몸이 되었지만 포숙은 나를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라고 하지 않았다. 내가 작은 일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공명을 천하에 드러내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줄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은 이는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이다.” 포숙은 관중을 천거한 후 자신은 늘 관중의 아랫자리에 들어가서 일을 하였다. 포숙의 자손은 대대로 제나라의 녹을 받고 봉읍을 가지기를 십여 대나 하였는데, 항상 이름 있는 대부로 세상에 알려졌다. 세상 사람들은 관중의 현명함을 칭찬하기보다 오히려 포숙의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을 더 칭찬하였다. 《사기(史記) 〈관안열전(管晏列傳)〉》
■ 잘살아야 예절을 알고, 영욕을 가린다
한 나라를 지배하는 군주는 한 해의 생산 계획을 세우고 이를 빈틈없이 밀고 나가 경제를 풍족하게 해야 한다. 나라가 풍족하면 먼 나라에서도 백성이 모여들고, 토지가 잘 정비되어 있으면 백성들은 그 땅에서 도망치지 않고 편안히 살 수 있다. 백성은 살림이 안정되어야 비로소 예절을 알고, 의식주가 해결되어야 비로소 영욕을 가리게 된다.
군주가 재물을 소비할 때 법도를 지키는 것이 민생 안정의 기본이다. 생활이 안정되면, 백성은 예(禮) · 의(義) · 염(廉) · 치(恥)의 덕을 잘 지킨다. 이렇게 되면 군주의 명령이 나라 구석구석까지 미칠 것이다.
군주는 무엇보다 먼저 경제를 일으켜야 한다. 형벌은 이차적인 문제이다. 먼저 민생을 안정시키고 도덕의식을 고양시킬 것, 그것이 바로 나라의 기반이다. 그런 뒤에 신령과 종묘, 조상을 모셔야 한다. 이는 종교심을 길러 백성을 교화하는 것이다. 「목민편(牧民篇)」
■ 시장의 형편을 보고 정치의 득실을 판단한다
물가 시세는 물자의 수요 상황을 나타낸다. 물가를 내리면 상인의 이익이 적어지고, 이익이 적어지면 농업 생산에 힘을 쏟을 것이다. 백성의 대부분이 농업을 본업으로 삼아 노력하면, 사회의 기풍이 튼튼해지고 나라의 재정이 안정된다. 무릇 나라의 재정이란 계획에 따라 짜이고 노력에 따라 안정되는 것이며, 방심하면 파탄에 빠진다. 계획이 없으면 재정이 성립할 수 없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정도 없다. 하나 방심하지만 않으면 파탄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장의 형편을 잘 살펴보면 그 나라가 행하고 있는 정치의 득실을 알 수 있다. 물품이 검소하면 정치가 안정된 것이고, 사치가 만연하면 민심이 들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시장에 나도는 물품의 양은 나라의 형편을 반영하는 것인즉, 누가 그것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시장의 형편을 보고 사회의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도에 부합하는 일이다. 「승마편(乘馬篇)」
■ 군주는 군주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게으른 자는 무슨 일을 하든 실패한다. 인간을 초월한 것처럼 보이는 대단한 능력도 따지고 보면 노력의 결과이다. 이러한 능력은 안으로 기르고 쌓은 힘에서 나온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힘을 믿지 못하므로 늘 바깥의 힘에 의지하려 한다. 안으로 힘을 갖추어 두면 도움이 되지만, 바깥의 도움만을 구하면 늘 불안하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혹시 내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지는 않은지 늘 반성해야 한다. 머뭇거리다가는 때를 놓쳐 재난을 맞게 된다. 아침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넘어가면, 저녁에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나쁜 병에 걸리면 저절로 안색이 나빠지듯이 마음이 잘못되면 태도나 행동을 통해 나타나게 마련이다.
군주가 군주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신하도 그 직분을 잊고 만다. 아버지가 아버지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자식도 그 본분을 잊고 만다. 윗사람이 그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면, 아랫사람도 제 분수를 잊고 만다. 위아래가 화목하지 못한데 어떻게 명령이 지켜지겠는가? 주인이 의관을 똑바로 갖추지 않으면 손님이 경의를 표할 리 없고, 군주의 몸가짐이 법도에 어긋나면 그 정령(政令)은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
은혜를 베풀어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고, 위엄으로 백성을 다스릴 때 비로소 군주의 지위가 안정된다. 생활을 즐겁게 해 주지 않으면, 백성은 군주를 걱정하지 않는다. 백성을 살게 해 주지 않으면 아무도 군주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 하지 않는다. 군주가 군주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백성이 충성을 바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형세편(形勢篇)」
■ 귀족 · 백성 · 부자를 신중하게 다루기
군주는 귀족과 백성, 부자를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귀족을 신중히 다룬다는 것은, 가문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현자를 발탁함을 말한다. 백성을 신중하게 다룬다는 것은, 관리를 두어 감시해야 함을 말한다. 부자를 신중하게 다룬다는 것은, 생산을 장려하면서도 그들이 부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함을 말한다.
군주가 신하에게 존경받느냐 경멸받느냐는 이 3가지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추언편(樞言篇)」
■ 외교는 이익 추구, 백성은 덕으로 다스린다
옛날의 명군은 이익을 따져 다른 나라와 손을 잡고, 덕으로 백성을 끌어들였다. 이익과 덕, 이 두 가지를 갖지 못한다면 나라와 나라,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원만하지 못하다. 「추언편」
■ 신상필벌(信賞必罰)
정당한 보상은 낭비가 아니다. 정당한 형벌은 포학함이 아니다. 신상필벌이야말로 최고의 덕이다. 「추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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