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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포박자 (抱朴子)중국의 고전 /사상과 처세 2019. 2. 3. 08:00
215. 포박자 (抱朴子) / 저작자 갈홍(葛洪)
370년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선인(仙人)이 되기 위한 신선술의 이론과 실천을 설명한 도가의 고전이다. 포박자는 『노자』에 나오는 ‘견소포박(見素抱樸)’이라는 구절에서 따온 저자의 호이자 책 제목이다. 「내편」 20권은 선도(仙道)를 논하는 도가의 내용이고, 「외편」 50권은 유가의 입장에서 세상 풍속의 득실을 논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포박자』라 하면 「내편」만을 가리킨다. 「내편」은 〈창현(暢玄)〉, 〈논선(論仙)〉 등 20권으로 구성된다.
진나라 시황제와 한나라 무제는 전문 방사(方士)에게 명해 불사의 선약을 구하게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한나라 때는 경전의 독송이나 기도를 중시하는 신흥 종교로서 태평도(太平道)1) 와 오두미교(五斗米敎)2) 라는 도교 교단이 생겼다. 이는 자력으로 불사의 신선이 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진(晋)나라에 이르러 포박자라 불리는 갈홍이 나타나 ‘선도(仙道)’의 실천을 목적으로 하는 행기(行氣, 호흡법), 방중술(房中術, 섹스 기법) 등의 건강법을 제창하고, 승선(昇仙)의 단약(丹藥)을 만들기 위해 약물학, 화학, 의학을 연구하는 등, 사상과 종교였던 노장학이나 도교에 과학적 방법을 도입해 발전시켰다. 이는 바로 자신의 힘으로 신선이 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상과 실천의 획기적인 저술이 바로 『포박자』이다.
갈홍의 조상 가운데는 갈현(葛玄)이라는 저명한 금단(金丹)3) 학자가 있었다. 갈현의 제자가 정은(鄭隱)이고, 정은의 제자가 갈홍이다. 갈홍은 자가 치천(稚川)이며, 지금의 남경(南京)에서 가까운 단양(丹陽) 사람이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고학으로 도가 양생의 술법을 배우고, 20세 남짓부터는 저술에 전념해 10여 년이 지난 뒤인 진나라 건무(建武) 원년(317)에 『포박자』 「내편」과 「외편」을 완성했다. 그중 갈홍이 가장 힘을 쏟은 것은 「내편」이며, 이 책은 중국 과학기술사에서 중요한 문헌이기도 하다.
1) 후한 말기에 생겨난 최초의 도교적 교단을 말하는데, 오두미교와 함께 도교의 원류이다. 2세기 전반 우길(于吉)이 창시하고, 후에 그 가르침을 계승한 장각이 우길의 저서인 『태평청령서(太平淸領書)』(170권)를 소의(所依) 경전으로 삼았으며, 교접의 중심은 병의 치유와 태평세(太平世)의 초래에 있었다.
2) 도교(道敎). 후한 때 장도릉(張道陵)이 처음 창건하여 포교하면서 도를 배운 사람에게 쌀 다섯 말을 내게 했으므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노자를 교조로 받들고 『노자』를 주요 경전으로 삼았다. 초기에는 주술적인 것에 불과하던 교법이 장로(張魯)에 와서는 점차 정비되었고 독자적인 교단 조직을 기반으로 하여 점차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였다.
3) 선단(仙丹)이라고도 함. 신선이 만든다고 전해지는 불로장생의 명약이다.
■ 〈창현(暢玄)〉(제1권)
이 책은 서론에서, ‘현(玄)’ 및 ‘현도(玄道)’에 대해 말하고 있다. 포박자에 따르면, 현이란 자연의 시작으로, 모든 현상의 근원이다. 어두울수록 깊기 때문에 ‘미(微)’라 하고, 너무 멀고 아득하기에 ‘묘(妙)’라고 한다. 그것이 만물에 나타나면 ‘유(有)’가 되고, 정적 속에 숨으면 ‘무(無)’가 된다. 이 현이 있는 곳에 무궁한 즐거움이 있고, 현이 떠나면 육체는 무너지며 정신은 사라진다. 현도는 내적인 마음으로 얻을 수 있고, 외적인 육체로는 잃고 만다. 이것을 운용하는 것은 정신(精神)이며, 이것을 잊게 하는 것은 육체이다. 이것이 현도를 지향하는 자의 요체이다.
■ 〈논선(論仙)〉(제2권)
어떤 사람이 신선불사(神仙不死)가 과연 존재하느냐고 묻자, 평범한 사람의 상식이나 경험을 넘어선 곳에 있는 불사의 선인은 있다고 말하면서, 위(魏)나라 문제(文帝)와 조식(曹植)의 문장, 유향(劉向)의 『열선전(列仙傳)』, 그 밖에 옛 선인의 예를 들어 선인은 제왕 등 권세와 부귀를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 가난하고 미천한 선비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선도의 경전을 펼쳐 세 종류의 신선을 들었다. 최상의 신선은 육신 그대로 하늘로 오르는데, 이를 천선(天仙)이라 한다. 그다음은 명산에서 노니는 지선(地仙), 세 번째가 죽은 뒤에 껍질을 벗고 떠나는 시해선(尸解仙)이다.
■ 〈대속(對俗)〉(제3권)
노자나 팽조(彭祖) 같은 선인이 오래 살 수 있었던 것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지, 배워서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반론에 대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기 때문에 불로장생이 가능하며, 좋은 약을 먹고 선인이 되어 학이나 거북처럼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단약을 복용하고 유일한 길을 지키며, 정기를 환원하고 호흡을 가다듬으면 천지와 함께 무궁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선도의 요체이다. 또한 선도를 수행하는 자는 필요한 만큼의 선행을 쌓지 않으면 단약을 먹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으며, 선을 쌓으면 선인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빨리 죽는 화를 면할 수는 있다.
■ 〈금단(金丹)〉(제4권)
선인이 되는 단약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글로서 이 책의 중심을 이룬다. 좌자(左慈)로부터 갈현과 정은을 거쳐 갈홍으로 전승된 비서 『태청단경(太淸丹經)』, 『구정단경(九鼎丹經)』, 『금액단경(金液丹經)』에 의거한 환단(還丹)과 금액(金液)의 처방과 복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단(丹)’이란 단사(丹砂)를 태워서 화학적으로 변화시킨 물질이 주성분인데, 단화(丹華) · 신부(神符) · 신단(神丹) · 환단(還丹) · 이단(餌丹) · 연단(鍊丹) · 유단(柔丹) · 복단(伏丹) · 한단(寒丹)의 9종류가 있다. 또 9개의 솥으로 합성하는 태청신단(太淸神丹)이라는 최상의 단은 사흘만 복용해도 선인이 되어 대낮에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오령단법(五靈丹法)과 민산단법(岷山丹法) 등 단약을 만드는 방법만 20여 가지이다. 그리고 금액은 황금에 단사 등의 광물질을 넣은 뒤 밀봉해 액화시킨 것으로, 구단에 버금가는 효능이 있다. 이러한 금액 및 구단을 제조하려면 명산에 틀어박혀 오랜 시간 몸을 청결히 하고 각종 금기를 지켜야 한다.
■ 〈지리(至理)〉(제5권)
궁극의 진리는 너무도 미묘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편작(扁鵲), 화타(華陀), 장량(張良), 장창(張蒼)과 같은 옛사람의 예를 들어 실증하고, 호흡법이나 금주법(禁呪法)에 대해 논하고 있다.
■ 〈미지(微旨)〉(제6권)
금단 외에 선도 수행자가 배우는 각종 술법(호흡법, 방중술 등)을 들고, 경계해야 할 여러 가지 나쁜 행동에 대해 설명한다. 사람의 몸속에 있는 삼시(三尸) 라는 벌레가 경신(庚申) 날에 하늘로 올라가 그 죄를 보고한다는 내용과, 연말에는 부엌의 신이 하늘에 보고해 사람의 수명을 줄인다는 내용이 있다.
■ 〈새난(塞難)〉(제7권)
하늘은 인간에게 똑같은 수명을 주어야 당연한 일인데, 왕교(王喬)나 적송자(赤松子) 같은 범인이 불사의 수명을 얻은 반면에 주공이나 공자와 같은 성인이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은 모순되지 않느냐는 비난에 대해 대답하고 있다. 수명의 길고 짧음은 그 사람이 타고난 운명의 별에 의한 것으로, 천지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공자와 노자의 삶, 유가와 도가의 목적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고 있다.
■ 〈석체(釋滯)〉(제8권)
선도 수행과 정치 · 사회 · 문예 등의 일들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양자를 겸할 수 있으며, 그 요령은 정기를 소중히 하고(寶精), 기를 운행하고(行氣), 대약(大藥, 금단)을 복용하는 3가지인데, 특히 호흡법과 방중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 〈도의(道意)〉(제9권)
도는 원래 이름이 없으며, 없다고 하면 있고, 있다고 하면 없다. 사람이 무욕으로 마음을 다스리면 복은 부르지 않아도 찾아온다. 복은 무릎 꿇고 사정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화 또한 기도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역사에 나타나는 음사사교(淫祀邪敎)의 예로 후한의 장각(張角), 오나라의 이아(李阿)와 이관(李寬)의 술법이나 미신의 어리석음을 비판하고 있다.
■ 〈명본(明本)〉(제10권)
유가와 도가를 비교해 도야말로 유가의 근본이며, 유가는 도의 끝자락이라 하고, 노자는 예의 수행도 게을리하지 않아 불로불사의 존재가 되었으므로 주공이나 공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 나머지 각 권의 요지
〈선약〉(제11권)에서는 상 · 중 · 하로 나누어 약의 효능을 설명했다. 〈변문(辨問)〉(제12권)은 성인의 의미를 설명했다. 〈극언(極言)〉(제13권)은 선인(仙人)에 대해, 〈근구(勤求)〉(제14권)는 장생법이 도가의 비전이라는 사실을 설명했다. 〈잡응(雜應)〉(제15권)에서는 곡단법(穀斷法), 병기를 피하는 방법, 은신법, 미래 예지법, 고치법(叩齒法) 등 장생과 양생법을 설명했다.
〈황백(黃白)〉(제16권)은 연금술에 대해, 〈등섭(登涉)〉(제17권)은 명산에 들어가 수행하는 데 필요한 물건이나 마음가짐에 대해, 〈지진(地眞)〉(제18권)은 장생을 추구하려면 진일[眞一, 정(精) · 기(氣) · 신(神)을 하나로 함]을 지키고 신부(神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람(遐覽)〉(제19권)은 스승에게 전수받은 도가 경전을 기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거혹(袪惑)〉(제20권)은 선인이라는 사람 가운데 가짜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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