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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율려신서 (律呂新書)중국의 고전 /과학과 예술 2019. 1. 23. 18:47
509. 율려신서 (律呂新書) / 저작자 채원정(蔡元定)
중국 남송 시대에 만들어진 음악 이론서이다. 이 책은 1415년 명나라 영락황제 때에 간행된 『성리대전(性理大全)』에 수록되어 있다. 세종 1년(1419)에 『성리대전』을 수입하면서 『율려신서』도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후 조선의 아악을 정비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내용은 『율려본원(律呂本源)』과 『율려증변(律呂證辨)』, 2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남송 시대에 쓰인 창의적인 음악 이론서이다. 이 책은 음악 이론서이지만 미학이 아니라 이른바 악리(樂理)를 논한 글이다.
저자 채원정은 건주(建州)의 건양(建陽) 사람으로, 주자에게 배웠다는 이유로 ‘위학(僞學)의 금(禁)’[주자가 권신 한탁주(韓侂胄)의 미움을 받아 저서의 유포를 금지당한 일] 사건에 연루되어 도주[道州, 호남성(湖南省)]로 유배되었다가 죽은 유학자이다.
이 책은 상하 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권 『율려본원』에서는 12율(律)과 5성(聲) 등의 음조직과 음계론 등을 설명하고 있고, 하권 『율려증변』에서는 음조직과 음계론을 더욱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18율이라는 저자의 독창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중국 음악의 음조직의 기초는 12개의 절대음인 ‘12율’이다. 중국에서는 한(漢)나라 이래로 이른바 삼분손익법(三分損益法, 어떤 음높이의 현 길이를 3분의 1로 줄이면 완전5도 위의 음을 내는 제2의 현이 되고, 제2의 현 길이의 3분의 1을 늘인 현은 제2의 현보다 완전 4도 아래의 음이 나온다. 이것을 순차적으로 거듭하면 12율이 된다)을 이용해 12율을 만들었다.
그러나 삼분손익법으로 구한 12율은 평균율이 아니며, 12개의 각 율 사이의 음정은 정확히 등분된 반음이 아니다. 따라서 삼분손익법을 거듭해 12율을 산출해 나가면 13번째는 한 옥타브 높은 음이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높게 빗나간 음이 된다.
채원정이 제시한 이론은, 최초의 12율에 이 어긋남을 제외한 6개의 변율(變律)을 더해 ‘18율’로 음계를 만들면 올바른 12조의 7음계가 만들어져 연주하는 데 편리해진다는 실용적인 안이다. 주자가 이 이론을 높이 평가한 탓에 후세에 자주 문제로 부각되었고 많은 주석서가 나왔지만, 결국 실용화되지 못했다.
이 변율을 사용하지 않고 음계와 일치하는 12평균율을 산출한 사람은 명나라의 주재육(朱載堉)이다. 그 성공의 열쇠는 오랫동안 중국의 음악 이론을 지배해 온 삼분손익법을 과감히 버리고, 연비례(連比例) 산출법에 따라 한 옥타브를 완전히 12등분한 평균율을 산출하여 구한 데 있다. 그 산출법은 그의 저서인 『악률전서(樂律全書)』에 실린 『율려정의(律呂精義)』 내편 1권에 기록되어 있다.
주재육은 명나라 정공왕(鄭恭王)의 아들로 황족이다. 아버지가 억울하게 반역죄의 누명을 쓰고 유배된 동안, 궁문 바깥에 흙집을 짓고 19년이나 홀로 살았을 정도로 기골 있는 사람이었다.
『율려정의』는 중국 아악의 악리와 악곡, 악기, 무용에 관한 고금의 설을 상세히 논하고, 흐트러진 아악을 올바르게 세우겠다는 뜻에 따라 편찬된 책으로, 명나라와 청나라 때의 음악서 가운데 대표적인 저서로 꼽힌다.
이처럼 중국의 음악서는 궁정 아악의 악리와 예식의 원리를 연구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으며, 음악을 윤리적인 측면에서 다루었다. 따라서 순수예술을 다루는 미학적이자 예술론적인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음조직이 천지자연을 지배하는 음양오행의 표현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연구와 노력의 성과가 이러한 책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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