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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수국(守國)무경..../육도(六韜) 2019. 1. 15. 20:04
8. 수국(守國) - 자연의 이치를 따르라
문왕이 물었다.
“어찌해야 나라를 지킬 수 있소?”
여상이 대답했다.
“먼저 재계(齋戒)해야 합니다. 연후에 군주에게 천지자연의 이치와 사계절 운행 변화의 규율, 어진 성현의 치도, 백성의 ‘마음의 움직임’인 심기(心機)의 진정한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문왕이 이레 동안 재계를 한 뒤 북면(北面)하여 재배한 후에 물었다. 여상이 대답했다.
“하늘은 사계절을 낳고, 땅은 만물을 낳습니다. 천하에 백성이 생겨난 후 어진 성인이 나타나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봄의 규율은 생명을 싹트게 하는 데 있습니다. 봄에 만물이 소생하는 이유입니다. 여름의 규율은 성장시키는 데 있습니다. 여름에 만물이 크게 성장하는 이유입니다. 가을의 규율은 거두어들이는 데 있습니다. 가을에 만물이 풍성한 이유입니다. 겨울의 규율은 감추어 저장하는 데 있습니다. 겨울에 만물이 고요한 이유입니다. 만물이 풍성하면 곧 감추어 저장하고, 감추어 저장하면 곧 다시 일어나게 됩니다. 그 끝을 알 수도 없고, 그 시작을 알 수도 없습니다. 성인이 자연의 이런 이치를 흉내내 치국의 강상(綱常)과 법도를 만들었습니다. 천하가 잘 다스려지면 어진 성인은 깊이 감추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천하가 어지러우면 어진 성인이 등장해 자신의 뜻을 폅니다. 천지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규율은 이렇습니다.
‘성인이 천지 사이에 있으면, 그 진귀함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천지자연의 상도(常道)를 좇아 정사를 펼치면 백성은 편안하다. 이후 백성이 동요하기 시작하는 것은 교묘한 잔꾀를 부리고자 하는 기교(機巧)의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기교의 마음이 일어나면 득실을 두고 서로 투쟁하게 된다. 투쟁 와중에 은밀한 암수가 동원되고, 반대세력이 결집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다. 누군가 선창을 하고 나서면 천하의 사람들이 일제히 떨치고 일어나 호응한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다시 통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듯이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며 혼란이 그치게 된다.’
군주가 권력과 이익을 놓고 신민과 다투어서도 안 되고, 자신의 권력과 위세를 남에게 양보해서도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라를 이같이 지킬 수만 있다면 국운은 일월처럼 빛나며 장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