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7 편 군쟁(軍爭)무경..../손자병법 2018. 12. 30. 10:10
제 7 편 군쟁(軍爭)
曹公曰, “兩軍爭勝.”
조조가 말했다.
“군쟁은 아군과 적군이 승리에 유리한 조건을 먼저 손에 넣기 위해 다투는 것을 말한다.”
■ 적이 방심하게 만들라
孫子曰: 凡用兵之法, 將受命於君, 合軍聚衆(聚國人, 結行伍. 選部曲, 起營爲軍陳). 交和而舍(軍門爲和門, 左右門爲旗門, 以車爲營曰轅門, 以人爲營曰人門, 兩軍相對爲交和). 莫難於軍爭(從始受命, 至於交和, 軍爭爲難也). 軍爭之難者, 以迂爲直, 以患爲利(示以遠, 速其道里, 先敵至也). 故迂其途而誘之以利, 後人發, 先人至, 此知迂直之計者也(迂其途者, 示之遠也. 後人發, 先人至者, 明於度數, 先知遠近之計也).
•
손자가 말했다. 무릇 용병의 원칙은 장수가 군주로부터 명을 받고 백성을 소집해 군대를 편성하는 데서 시작한다(백성을 징집한 뒤 부대별 편제에 따라 배치한다. 부곡(部曲)을 기준으로 부대를 편성한 뒤 숙영지를 세우고 군대 진용을 갖춘다). 이어 군사를 이끌고 출전하여 전선에서 서로 영루를 세우고 대치하는 일이 빚어지게 된다(주력부대 영루의 군문(軍門)을 화문(和門), 좌우에 배치된 부대의 군문을 기문(旗門), 전차로 만든 영문을 원문(轅門), 병사를 배치해 지키도록 한 영문을 인문(人門)이라 한다. 양측의 군사가 맞붙어 대치하는 것을 교화(交和)라고 부른다).
용병할 때 유리한 시기와 지세 등을 확보하기 위해 다투는 군쟁(軍爭)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장수로 임명받은 뒤 군대를 편제해 전장으로 출동해 적과 대치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유리한 조건을 먼저 손에 넣는 군쟁이다). 군쟁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먼 우회로를 택하는 것처럼 가장한 뒤 지름길을 곧바로 가고, 객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문득 이로운 조건으로 바꿔놓아야 하기 때문이다(짐짓 먼 길을 돌아가는 것처럼 하여 자취를 숨긴 채 지름길을 내달리면 적보다 먼저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
짐짓 길을 우회하는 것처럼 기만하고, 나아가 작은 이익을 미끼로 내걸어 유인하면 적보다 늦게 출발해도 먼저 도착할 수 있다. 이같이 하면 우회하는 것처럼 내보이면서 곧장 지름길로 가는 이른바 우직지계(迂直之計)를 안다고 할 만하다(길을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적으로 하여금 아군이 아직 멀리 있다고 착각해 방심하도록 만드는 전술을 말한다. 적보다 늦게 출발해도 먼저 도착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장수가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상의 전술을 택할 줄 안다는 뜻이다. 전쟁터에서 멀고 가까움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계책이 그 실례다).
■ 불리한 측면도 감안하라
故軍爭爲利, 軍爭爲危(善者則以利, 不善者則以危). 擧軍而爭利則不及(遲不及也), 委軍而爭利則輜重捐(置輜重, 則恐捐棄也). 是故卷甲而趨, 日夜不處(不得休息). 倍道兼行, 百里而爭利, 則擒三將軍, 勁者先, 疲者後, 其法十一而至(百里爭利, 非也. 三將軍皆以爲擒). 五十里而爭利, 則蹶上將軍, 其法半至(蹶猶挫也). 三十里而爭利, 則三分之二至(道近至者多, 故無死敗也). 是故軍無輜重則亡, 無糧食則亡, 無委積則亡(無此三者, 亡之道也).
•
군쟁은 유리한 측면과 불리한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병법에 능한 장수는 군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장수는 오히려 위험을 자초할 소지가 크다). 전군이 일거에 무거운 치중(輜重)을 이끌고 강행군하며 군쟁에서 이기고자 하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전군을 이끌고 움직이다보면 행보가 느려 재빨리 대응할 수 없다는 취지다). 정반대로 치중을 버리고 재빨리 군쟁에서 이기고자 하면 많은 치중을 버려야 하니 이는 커다란 손실이다(속도만 중시해 치중부대를 버리고 전진하면 모든 보급품과 장비를 잃을 우려가 크다).
전군이 경장(輕裝)한 채 밤낮으로 쉬지 않고 달리는 경우가 있다(휴식도 취하지 않은 채 강행군으로 일관하는 경우다). 이런 식으로 100리를 강행군하여 군쟁에서 이기고자 하면 전군의 장수 모두 사로잡히게 된다. 건장한 병사는 앞서 가고 약하고 피로한 병사는 낙오되어 병력의 10분의 1만 목적지에 도착하기 때문이다(통상적인 행군거리인 30리를 훨씬 넘는 100리 정도의 먼 거리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강행군하는 식으로는 군쟁에서 이길 수 없다. 자칫 적의 기습공격을 받고 크게 패해 전군의 장수가 포로가 되는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50리를 강행군하여 군쟁에서 이기고자 하면 선두부대 장수가 좌절을 맛보게 된다. 병력의 절반만 도착하기 때문이다(선두부대 장수가 좌절을 맛보게 된다는 것은 곧 군사의 사기가 꺾여 싸움에 패한다는 의미다). 30리를 강행군하여 군쟁에서 이기고자 하면 병력의 3분의 2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가까운 곳에서 결전을 치르면 군사가 피로하지도 않고 도주하는 자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먼 거리를 강행군한 적과 싸우면 사상자 없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군대는 치중이 없어도 패하고, 군량이 없어도 패하고, 비축물자가 없어도 패한다(싸움에 임하면서 치중과 군량 및 비축물자 등 3가지를 미리 잘 살펴 면밀히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는 패망을 자초하는 길이다).
■ 이로운지 여부를 먼저 따져라
故不知諸侯之謀者, 不能豫交(不知敵情謀者, 不能結交也). 不知山林·險阻·沮澤之形者, 不能行軍(高而崇者爲山, 衆樹所聚者爲林, 坑塹者爲險, 一高一下者爲阻, 水草漸洳者爲沮, 衆水所歸而不流者爲澤. 不先知軍之所據及山川之形者, 則不能行師也). 不用鄕導者, 不能得地利. 故兵以詐立, 以利動, 以分合爲變者也(兵一分一合, 以敵爲變也). 故其疾如風(擊空虛也). 其徐如林(不見利也). 侵掠如火(疾也). 不動如山(守也). 難知如陰, 動如雷震.
•
이웃나라의 속셈도 모른 채 전쟁 중에 함부로 친교를 맺을 수는 없는 일이다(첩자 등을 파견해 미리 적정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적의 의도를 알 길이 없는 까닭에 제대로 된 외교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취지다). 마찬가지로 산림, 험난하고 막힌 곳, 소택지 등 행군할 곳의 지형을 모르면 제대로 행군할 수 없다(높이 우러러볼 정도의 높은 곳이 산, 나무가 우거진 곳이 숲, 깊이 파인 구덩이가 있는 험한 곳이 계곡, 오르막과 내리막이 잇달아 있는 지형이 장애지역, 여러 갈래의 내가 모여 흐르지 않는 곳이 못이다. 미리 행군 내지 주둔할 곳의 산천 지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군사를 이끌고 적지로 진격할 길이 없다). 길 안내자를 활용하지 못하면 지리적 이점을 얻을 수 없다.
용병은 적을 기만하는 데서 시작한다. 먼저 이로운지 여부를 따진 후 군사를 움직인다. 병력을 쪼개거나 합치는 등의 천변만화하는 용병술도 여기서 나온다(군사를 나누어 정병과 기병을 섞어 사용하는 용병을 말한다. 적의 움직임에 따라 수시로 대응을 달리하는 임기응변이 그것이다). 그 움직임을 보면 빠를 때는 휘몰아치는 돌풍과 같다(적의 빈틈을 노려 기습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느릴 때는 고요한 숲과 같다(적이 미끼를 내걸어 유인할지라도 이에 현혹되지 않는다). 공격할 때는 타들어가는 불과 같다(요원의 불길처럼 급속히 들고 일어나는 상황을 말한다). 방어할 때는 우뚝 서 움직이지 않는 산과 같다(죽음을 무릅쓰고 지키는 경우를 말한다). 숨을 때는 어둠 속에 가려 식별이 불가능하고, 움직일 때는 우레와 번개처럼 신속하다.
■ 요충지를 확실히 지켜라
掠鄕分衆(因敵而制勝也). 廓地分利(分敵利也). 懸權而動(量敵而動也). 先知迂直之計者勝, 此軍爭之法也. 《軍政》 曰, “言不相聞, 故爲金鼓. 視不相見, 故爲旌旗.” 夫金鼓, 旌旗者, 所以一人之耳目也. 人旣專一, 則勇者不得獨進, 怯者不得獨退, 此用衆之法也. 故夜戰多火鼓, 晝戰多旌旗, 所以變人之耳目也.
•
적지의 마을을 제압하면 병력을 나누어 요충지를 지킨다(식량을 적지에서 조달하며 승리를 굳히는 상황을 말한다). 영토를 확장하면 여러 장수로 하여금 지역별로 나누어 그 이익을 지키도록 한다(반격에 대비해 적의 공격목표를 사방으로 흩뜨려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며 시기를 엿보아 움직인다(적의 움직임을 잘 헤아려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을 말한다). 우직지계를 미리 알고 있는 장수만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이것이 군쟁의 원칙이다.
옛 병서 《군정》에서 이르기를, “전쟁 중에는 말로 지휘하면 들리지 않기에 북과 징을 치고, 몸짓으로 지휘하면 보이지 않기에 깃발을 사용한다”고 했다. 징과 북, 깃발의 사용은 전군의 움직임을 일치시키려는 취지다. 전군의 움직임이 하나로 통일되면 용맹한 자도 홀로 뛰어나가지 않을 것이고, 비겁한 자도 홀로 달아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대군을 지휘하는 방법이다. 밤에 전투할 때는 횃불이나 북을 많이 쓰고, 낮에 전투할 때는 깃발을 주로 사용한다. 이는 병사들의 눈과 귀가 밤낮에 따라 그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다.
■ 적의 사기를 꺾어라
故三軍可奪氣(左氏言一鼓作氣, 再而衰, 三而竭), 將軍可奪心. 是故朝氣銳, 晝氣惰, 暮氣歸. 故善用兵者, 避其銳氣, 擊其惰歸, 此治氣者也. 以治待亂, 以靜待嘩, 此治心者也. 以近待遠, 以佚待勞, 以飽待飢, 此治力者也. 無邀正正之旗, 勿擊堂堂之陳, 此治變者也(正正, 齊也. 堂堂, 大也). 故用兵之法, 高陵勿向, 背丘勿逆, 佯北勿從, 銳卒勿攻, 餌兵勿食. 歸師勿遏, 圍師必闕(《司馬法》 曰, “圍其三面, 闕其一面, 所以示生路也”). 窮寇勿迫, 此用兵之法也.
•
적과 싸울 때는 적병의 사기를 꺾고, 적장의 심지를 뒤흔들 수 있어야 한다(《춘추좌전》에서 말하기를, “1번 북을 쳤을 때 아군이 움직이지 않으면 적군은 사기가 왕성한데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2번 북을 쳤을 때도 움직이지 않으면 적군의 투지가 크게 떨어진다. 3번 북을 쳤을 때도 움직이지 않으면 적군의 투지가 완전히 고갈된다”고 했다). 용병하면서 적의 마음을 빼앗는 것이 관건이다. 원래 군사의 사기는 아침에 왕성하고, 낮에 해이하고, 저녁에 쉬게 마련이다. 용병에 능한 장수가 통상 다음의 4가지 심리전을 펴는 이유다.
첫째, 적병의 사기가 왕성한 때를 피하는 피기예기(避其銳氣)와 적병의 사기가 해이하거나 쉬고 있을 때 공격하는 격기타귀(擊其惰歸)의 계책을 구사한다. 이것이 적병의 사기를 꺾는 치기(治氣)의 방법이다. 둘째, 엄히 질서를 유지하며 혼란스러운 적을 상대하는 이치대란(以治待亂)과 정숙을 유지하며 소란스러운 적을 상대하는 이정대화(以靜待嘩)의 계책을 구사한다. 이것이 적장의 심지를 뒤흔드는 치심(治心)의 방법이다.
셋째, 가까운 곳에 전장을 만들어 원정 오는 적을 상대하는 이근대원(以近待遠), 휴식을 취한 뒤 정비된 군사로 피로에 지친 적을 상대하는 이일대로(以佚待勞), 배불리 먹인 군사로 굶주린 적을 상대하는 이포대기(以飽待飢)의 계책을 구사한다. 이것이 아군의 전투력을 유지하며 적을 상대하는 치력(治力)의 방법이다. 넷째, 깃발이 정연하고 질서 있는 적을 요격하지 않고, 진용이 당당한 적을 공격하지 않는다. 이것이 적의 내부사정 변화에 따라 대응하는 치변(治變)의 방법이다(깃발이 정연하고 질서 있다는 것은 군사진용이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다는 뜻이고, 진용이 당당하다는 것은 방어장비가 그만큼 규모 있게 배치되어 있다는 의미다).
교전과 관련한 용병의 원칙을 요약하면 모두 8가지다. 첫째, 높은 언덕을 점령하고 있는 적을 공격대상으로 삼지 않는 고릉물향(故陵勿向), 둘째, 높은 언덕을 등지고 있는 적을 맞아 싸우지 않는 배구물역(背丘勿逆), 셋째, 거짓으로 패한 척하며 달아나는 적을 추격하지 않는 양배물종(佯北勿從), 넷째, 적의 사기가 높을 때 공격하지 않는 예졸물공(銳卒勿攻), 다섯째, 적이 이익을 미끼로 내걸어 아군을 유인할 때 이를 덥석 물지 않는 이병물식(餌兵勿食),
여섯째, 철군하는 적의 퇴로를 막지 않는 귀사물알(歸師勿遏), 일곱째, 적을 포위할 때 반드시 퇴각로를 터주는 위사필궐(圍師必闕)이다(《사마법》에 이르기를, “세 방향에서 포위하며 한 방향을 열어준다”고 했다. 적이 도주할 길을 열어주어 쉽게 싸움을 매듭짓고자 한 것이다). 여덟째는 막다른 곳에 몰린 적을 성급히 공격하지 않는 궁구물박(窮寇勿迫)이다. 이 8가지가 바로 적과 맞닥뜨렸을 때 구사하는 통상적인 용병 원칙이다.
< 핵심구절 >
兵以詐立, 以利動, 以分合爲變者也.
용병은 적을 기만하는 데서 시작한다. 먼저 이로운지 여부를 따진 후 군사를 움직인다.
병력을 쪼개거나 합치는 등의 천변만화하는 용병술도 여기서 나온다.
三軍可奪氣, 將軍可奪心.
적과 싸울 때는 적병의 사기를 꺾고, 적장의 심지를 뒤흔들 수 있어야 한다.
'무경.... > 손자병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9 편 행군(行軍) (0) 2019.01.01 제 8 편 구변(九變) (0) 2018.12.31 제 6 편 허실(虛實) (0) 2018.12.28 제 5 편 병세(兵勢) (0) 2018.12.24 제 4 편 군형(軍形) (0) 2018.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