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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 장간은 주유의 계략에 빠진 적이 없다
    Warehouse/꺼꾸로 읽는 삼국지 2019. 6. 16. 08:50


    
    ■ 장간은 주유의 계략에 빠진 적이 없다.  
    
    [삼국지연의] 제45회는 장간이 주유의 반간계에 빠진 이야기이다. 
    조조가 삼강구에서 실패를 한 뒤 문무백관을 모아놓고 계략을 물을 때 
    모사인 장간이 스스로 나섰다. 
    "저는 주유와 어릴 적부터 동문수학하던 사이입니다. 
    그러니 제가 강동으로 가 주유를 만나 항복을 권유하겠습니다." 
    주유는 장간이 방문한 목적을 알고 몸소 맞이하러 나간다. 
    인사를 나눈 후 주유가 조조의 말을 전하러 온 것이 아니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장간은 당황하며 부인했다. 주유는 장간을 진중으로 맞이해 연회를 베풀며, 
    나란히 앉아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오늘의 연회는 옛정을 새롭게 하기 위한 것이므로 
    조조와의 싸움에 대해 언급하는 자는 즉시 베어 버릴 것이다." 
    이 때문에 장간도 연회석에서는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다. 
    연회가 한창 절정일 때 주유는 장간을 데리고 나와 진중을 둘러 보며 말했다. 
    "주군과 나는 밖으로는 군신의 의리를 지키고, 안으로는 골육의 은혜를 맺었네.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하고 명령에는 반드시 따르며, 화와 복을 함께 하기로 한 
    관계이기 때문에 조조에게 항복하는 일 따위는 있을 수 없네. 
    아무리 권유해도 이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네." 
    이 말을 들은 장간의 얼굴은 새파래졌다. 결국 투항을 권유하는 이야기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두 사람은 다시 연회석으로 돌아와 술을 마셨다. 
    연회가 파한 후에 주유는 일부러 취한 척하며 장간과 함께 침실에서 잠들어 버린다. 
    장간은 주유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으므로 잠을 못 이루다가 주유가 우레와 같이 
    코를 고는 것을 보고 살짝 일어나 책상 위에 놓여진 편지를 훔쳐보았다. 
    그 중에는 조조의 부하 장수인 채모와 장윤이 주유 앞으로 보낸 편지가 있었는데, 
    편지의 내용은 조조를 죽이고 투항 하겠다는 것이었다. 
    장간은 급히 편지를 품 속에 넣고 침상으로 돌아와 잠든 척했다. 
    새벽녘에 누군가가 들어와서 주유를 깨워 장막 밖에서 두 사람이 밀담을 나누었는데, 
    장간이 몰래 엿들으니 채모와 장윤의 이야기였다. 장간은 점점 편지의 내용을 믿게 되었다. 
    장간은 주유가 다시 잠이 드는 것을 기다렸다가 군영을 빠져나와 
    조조의 진영으로 돌아가서 훔쳐온 편지를 조조에게 내밀었다. 
    조조는 불같이 화를 내며 사실 여부를 밝히지도 않은 채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의 목을 베었다. 
    사실 조조의 수군도독인 채모와 장윤의 편지, 그리고 그밖의 자세한 얘기는 
    모두 주유가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장간은 감쪽같이 그의 반간계에 빠진 것이었다. 
    그럼 장간은 정말로 주유가 준비한 반간계에 빠졌던 것인가? 
    정사의 <주유전>에서 인용하는 <강표전>을 보면 사실은 다음과 같다. 
    건안 15년(210), 조조는 모사인 장간이 주유와 동향인 것을 이용해 주유에게 
    투항을 권유하러 보냈다. 주유는 장간을 맞이해 연회를 베풀었는데, 
    주유의 진영에 있던 며칠간 주유는 장간을 데리고 군마, 군량을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나서 주유는 자신의 손씨 정권에 대한 충성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장간은 웃고만 있을 뿐 끝내 투항을 권유하지 않고 조조에게 돌아가 보고했다. 
    "그는 도량이 넓은 사내이며, 몇 마디 말로써 손권과의 사이를 깰 수는 없습니다." 
    이와 같이 조조가 장간으로 하여금 주유에게 투항을 권유하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적벽대전이 일어난 2년 후의 일이었지, 적벽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은 아니었다. 
    또한 주유가 장간을 위해 연회를 베푼 군영회도 실제로 있었던 일이지만, 
    편지를 훔친 이야기는 허구 일 뿐이다. 
    주유가 장간에게 반간계를 사용한 사실은 없으며, 
    따라서 당연히 장간이 계략에  넘어간 일도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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