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그리스神話

Baucis and Philemon / 바우키스와 필레몬

늘푸른 봄날처럼 2019. 1. 3. 12:01

Baucis and Philemon



노부부의 대접을 받는 제우스와 헤르메스


    제우스의 방문
    프뤼가아의 어느 언덕 위에 낮은 벽으로 둘러싸여 보리수와 참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는 굣이 있다.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늪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전에는 좋은 주택지였으나, 지금은 
    웅덩이가 곳곳에 있고 늪새와 가마우지들이 잘 모여 드는 곳이다.  
    언젠가 제우스가 인간의 형태를 하고 이 땅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의 아들이자 전령인 헤르메스도 날개를 떼어 놓고 동행했다. 
    그들은 피로한 나그네처럼 이 집 저 집의 문전에 서서 
    하룻저녁 쉴 곳을 찾았으나, 문이 모두 닫혀 있었다. 
    이미 밤이 늦기도 하였지만, 주민들은 몰인정하여 
    일어나 문을 열고 그들을 받아들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엇다.
    그러던 중 한 보잘것없는 오막살이집이 그들을 맞아 주었다. 
    그 집에는 경건한 노파 바우키스와 그의 남편 필레몬이 
    젊었을 때 결혼하여 늙그막까지 같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바록 가난하였지만 가난을 부끄러이 여기지 않고 
    성실과 친절한 마음으로 그 가난을 견디어 왔다. 그래서 그 집에서는 
    주인과 하인을 구별할 필요가 없었다. 가족은 단 둘뿐이었으며
    그들 두 사람이 주인이며 동시에 하인이었다. 
    천상에서 방문한 두 사람의 나그네가 초라한 집에 들어와 
    머리를 숙이고 얕은 대문을 들어섰을 때, 
    그 노인은 자리를 만들었고, 노파는 무엇을 찾는 듯이 서성거리더니 
    자리 위에 클로드를 갖다 펴고 그들에게 앉기를 권하였다. 
    그리고 잿더미 속에서 불기를 찾아내어 마른 나뭇잎과 마른 나무껍질을 
    모아놓고 입으로 불어 불을 피웠다. 노파는 방 한구석에서 장작과 
    마른 나뭇가지를 가지고 와서 잘게 쪼개어 작은 가마 밑에 넣었다. 
    노인이 정원에서 채소를 뜯어오자 노파가 잎을 줄기에서 따서 잘게 썰어 
    냄비에 넣고, 노인은 갈라진 막대기로 굴뚝에 걸어 놓았던 
    베이컨 한덩이를 끄집어 내렸다. 
    그리고 그것을 한 조각 베어 채소와 함께 끓이기 위해 냄비 속에 넣고 
    나머지는 다음에 쓰기 위해서 남겨 놓았다. 
    너도밤나무로 만든 그릇에는 손님들을 위해 더운 세수물을 떠놓았다. 
    노인 내외는 이런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서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건네며 손님들이 지루한 시간을 잊게 했다. 
    


제우스와 헤르메스를 접대하는 노부부


    바우키스와 필레몬의 접대
    손님들을 위해 준비된 의자에는 속에 해초를 넣어서 만든 쿠션이 
    깔려 있었는데, 그 위에 덮개를 덮어 놓았다. 이 덮개는 낡고 
    초라한 것이었지만 큰 일을 치를 때만 특별히 내 놓는 것이었다. 
    앞치마 차림의 노파는 떨리는 손으로 식탁을 날라왔다. 
    그 식탁의 한 다리가 다른 다리보다 짧았기 때문에 
    얇은 나무 조각으로 괴어 뒤뚱거리지 않게 했다. 
    그렇게 한 후, 노파는 좋은 향취가 나는 풀로 식탁을 훔쳤다. 
    그리고 그 위에 아르테미스의 성목(聖木)인 올리브 나무 열매와 
    식초에 절인 산딸기를 놓았다. 그밖에 무우와 치이즈, 
    그리고 재 속에 넣어 약간 익힌 달걀을 곁들였다. 
    접시는 다 토기(土器)였고, 
    그 옆에는 흙으로 만든 주전자와 나무컵이 놓여 있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었을 때 김이 무럭무럭 나는 스튜우가 식탁에 올려졌다.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포도주도 곁들여 나왔다. 
    디저트는 사과와 꿀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보다도 
    더 좋은 것은 화기에 넘치는 얼굴과 소박하나 정성스러운 환대였다.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노인들이 놀란 것은 술을 따르자마자, 
    저절로 새 술이 술병 속에 차는 것을 보고 
    두려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바우키스와 필레몬은 이 손님들이 
    천상에서 온 신임을 알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깎지끼고 
    대접이 소홀하였음을 용서해 주십사고 빌었다. 
    이 집에는 한 마리의 거위가 있었는데, 늙은 부부는 그것을 
    집을 지키는 신처럼 애지중지기르고 있었다. 
    늙은 부부는 그것을 잡아서 손님 대접을 하려고 했지만
    거위는 재빠르게 달아났기 때문에 노인들에게는 잡히지 않았다. 
    마침내 거위는 신들 사이로 가서 몸을 피했다. 
    제우스는 거위를 죽이지 말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들은 하늘의 신이다. 이런 불경하고 야박한 마을은 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너희들만은 그 징벌을 면하게 하리라. 
    이 집을 떠나 우리와 더불어 저 산정으로 가자."
    


제우스를 따라 산으로 가는 노부부


    바우키스와 필레몬의 소원
    
    늙은 부부는 이 신들을의 따라 지팡이를 손에 들고 
    험준한 언덕길을 올라갔다. 그리고 꼭대기 근처에 다다랐을 때 
    눈을 돌려 밑을 내려다보니 그들의 집만 빼놓고는 마을이 온통 
    홍수 속에 잠겨 있었다. 그들이 이 광경을 보고 놀라면서 
    이웃사람들의 운명을 탄식하고 있을 때, 
    그들 자신의 고가(古家)는 화려한 신전으로 변해있었다.  
    네모진 기둥 대신에 원주(圓柱)가 서 있었고, 지붕을 인 짚은 
    번쩍이는 황금 지붕으로 둔갑했다. 마루는 대리석으로, 
    문은 조각과 황금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이윽고 제우스는 인자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훌륭한 노인이여, 그리고 그 남편에 못지않은 노파여, 
    당신들의 소원을 말하십시오. 
    당신들에게 어떤 은총을 베풀었으면 좋겠소?"
    필레몬은 바우키스와 잠시 상의한 뒤에 두 사람의 소원을 말했다.
    "우리는 사제(司祭)가 되어 당신의 이 신전을 지켰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랑과 화목 속에서 생애를 보냈으므로 
    이 세상을 떠날 때도 함께 떠나서, 
    나 혼자 살아남아 마누라의 무덤을 보거나, 
    혹은 마누라의 손으로 내 무덤을 파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십시오."
    두 사람의 아름다운 소원은 제우스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살아 있는 동안 신전을 지켰고 그들이 아주 늙었을 때, 
    어느 날 신전의 계단 위에 서서 그곳의 이야기를 하다가. 
    바우키스는 필레몬의 몸에서 나뭇잎이 나오는 것을 보았고 
    늙은 필레몬은 바우키스의 몸에서도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때가 왔음을 알고 그들이 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서로가 조용히 작별 인사를 하고 있을 때 
    나뭇잎으로 된 관이 서서히 그들의 머리 위에 씌워지고 있었다.
    "안녕히 가세요 여보."
    "당신과 같이 있어서 행복했어요'
    이 마지막 인사가 끝나자마자 나무껍질이 그들의 입을 덮어 버렸다. 
    튀니아 지방의 양치기는, 지금도 이 선량한 노부부가 변한 
    나무 두그루가 가지런히 서 있는 낮은 언덕으로 우리를 안내해 준다.
    
    
    
    안데르센의 썩은사과

    안데르센의 동화에 가난한 노부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노부부는 집에서 유일하게 값나가는 말 한 필을 
    시장에 끌고 가서좀 더 쓸모 있는 물건과 
    바꿔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영감이 말을 끌고 시장에 갔다. 
    우선 암소와 바꾸고는 암소를 다시 양과 바꾸었고, 
    다시 양을 살찐 거위와 바꾸고,
    그 거위를 다시 암탉과 바꾸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암탉을 썩은 사과 한 자루와 바꾸었다.
    다른 물건과 바꿀 때마다 그는 마누라에게 
    기쁨 한 가지씩을 주고 싶었다.
    그가 자루를 메고 어느 작은 주점에 들러 쉬고 있을 때 
    두 명의 영국인을 만났다. 
    한담을 나누다가 
    그는 자신이 시장에서 겪은 일을 얘기하게 되었다. 
    두 영국인은 박장대소하며 그가 집에 돌아가면 틀림없이
    늙은 마누라에게 혼나게 될 거라고 말했다. 
    영감은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대응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금화 한 자루를 걸고 내기를 걸어왔다. 
    
    두 사람은 영감을 따라 같이 집으로 갔다.
    늙은 마누라는 영감이 돌아오자 매우 기쁘게 맞이했다. 
    마누라는 영감이 시장에서 겪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영감이 한 가지 물건을 다른 물건으로 
    교환한 얘기를 들어줄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감탄이 흘러나왔다. 
    “와, 우유를 먹을 수 있겠군요!”
    “양젖도 맛있지요.”
    “거위 털이 얼마나 예쁜데요!” 
    “와, 계란을 먹을 수 있겠어요!” 
    마지막으로 영감이 짊어지고 온 
    썩기 시작한 사과 얘기를 들었을 때도,
    그녀는 화내기는커녕 흥분하여 말했다. 
    “그럼 오늘 저녁엔 맛있는 
     사과파이를 먹을 수 있겠네요!”
    그녀는 듣는 내내 남편에 대한 탄복으로 가득했다. 
    물론 두 영국인은 내기에 져 금화 한 자루를 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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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말 한 필 때문에 애석해하거나 삶을 원망하지 마라.
    기왕에 사과 한 자루가 생겼으니 사과파이를 만들면 될 게 아닌가. 
    이렇게 살아야 운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며,
    예상치 못했던 수확도 생기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