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손자병법

제 8 편 구변(九變)

늘푸른 봄날처럼 2018. 12. 31. 11:59

8 편 구변(九變)

 

曹公曰, “變其正得其所用九也.”

 

조조가 말했다.

적의 움직임을 쫓아 수시로 임기응변하기 위해서는 전쟁터의 상황에 맞춰 기본 전술을 끊임없이 변화시켜야만 한다.”

 

 

지형 특성에 주의하라

 

孫子曰: 凡用兵之法, 將受命於君, 合軍聚衆. 圮地無舍(無所依也. 水毀曰圯). 衢地交合(結諸候也. 衢地, 四通之地). 絶地無留(無久止也). 圍地則謀(發奇謀也). 死地則戰(殊死戰也). 塗有所不由(隘難之地, 所不當從. 不得已從之, 故爲變). 軍有所不擊(軍雖可擊, 以地險難久. 留之, 失前利. 若得之則利薄, 困窮之兵, 必死戰也). 城有所不攻(城小而固, 糧饒, 不可攻也. 操所以置華費而深入徐州, 得十四縣也). 地有所不爭(小利之地, 方爭得而失之, 則不爭也). 君命有所不受(苟便於事, 不拘於君命也. 故曰, “不從中御”). 故將通於九變之地利者, 知用兵矣. 將不通於九變之利者, 雖知地形, 不能得地之利矣. 治兵不知九變之術, 雖知五利, 不能得人之用矣(謂下五事也. 九變, 一雲五變).

손자가 말했다. 무릇 용병의 원칙은 장수가 군주로부터 명을 받고 백성을 소집해 군대를 편성하는 데서 시작한다. 장수는 군대를 이끌고 출정했을 때 5가지 지형에 주의해야 한다. 첫째, 골짜기나 숲, 위험한 곳, 막힌 곳, 늪지대, 호수 등과 같이 건너기 어려운 비지(圮地)를 지날 때는 영채를 세우지 않는다(비지에서는 안심하고 기댈 만한 곳이 없다. 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 비지다).

 

둘째, 여러 나라가 접경해 길이 사방으로 통하는 구지(衢地)에서는 그 이웃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다(이웃나라 제후들과 동맹을 맺으면 적은 앞뒤로 경계해야 하는 까닭에 감히 아군을 공격할 수 없다). 셋째, 물길이 없거나 군수품을 얻을 수 없는 절지(絶地)에서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머뭇거리며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 기습을 받을 소지가 크다). 넷째, 복병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위지(圍地)에 이르면 계책을 써 속히 포위망을 빠져나와야 한다(위지에서는 기이한 계책을 구사해 속히 탈출해야 한다). 다섯째, 몰살의 위험이 있는 사지(死地)에 빠졌을 때는 부득불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다(사지는 장병이 한 몸이 되어 죽기를 무릅쓰고 결연히 싸우는 곳을 말한다).

 

장수는 또한 다음의 4가지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첫째, 행군하는 길도 적의 계략을 무산시키기 위해 경유해서는 안 될 길이 있다(행군할 때 좁고 험한 길은 적의 기습을 받을 위험이 높은 까닭에 경유해서는 안 된다. 부득이 경유할 경우는 만반의 대비책을 세워두어야만 한다). 둘째, 적군 가운데도 능히 무너뜨릴 수는 있으나 전술상 잠시 무너뜨려서는 안 될 부대가 있다(비록 쳐들어가 이길 수 있는 상대일지라도 싸우기 곤란한 험난한 지형에 있을 경우 오랫동안 머물며 공격을 가하면 아군 역시 앞서 얻은 이익마저 잃게 된다. 설령 승리를 거둘지라도 얻는 이익이 매우 적다. 막다른 상황에 몰린 적이 결사적으로 싸울 경우 아군의 피해는 의외로 심대할 수 있다).

 

셋째, 성도 공략할 수는 있으나 곧바로 공략해서는 안 될 성이 있다(성이 비록 작을지라도 방비가 견고하고 성안의 식량도 넉넉할 경우 공격해서는 안 된다. 나 조조는 서주의 도겸을 토벌할 때 태산군의 화현(華縣)과 비현(費縣)을 버려둔 채 재빨리 깊은 곳까지 쳐들어가 14개현을 일시에 점거한 바 있다). 넷째, 적지도 빼앗을 수는 있으나 조급히 빼앗아서는 안 될 곳이 있다(손에 넣을지라도 이익이 적은 곳을 말한 것이다.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 점령해도 오히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차라리 손을 대지 않는 편이 낫다). 나아가 장수는 군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원칙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일시 거부할 수 있다(전쟁터의 상황은 늘 급변하는 까닭에 장수는 오직 현장의 상황변화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군주의 명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이유다. 그래서 말하기를, “중앙 조정의 통제를 좇지 않아도 좋다고 한 것이다).

 

군대를 이끌고 출정한 장수가 이상에서 말한 9가지 상황변화에 따른 대응에 통달해 있다면 가히 용병의 이치를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비록 전장의 지형을 알고 있을지라도 지형이 주는 이익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장수가 군을 지휘하면서 이 9가지 용병원칙을 활용하지 못하면 비록 일시적인 군명 거부를 포함해 앞서 말한 5가지 대처방안을 알고 있을지라도 전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여기의 5가지 지형은 전쟁터의 지형을 적극 활용한 5가지 대처방안을 뜻한다. 여기의 구변(九變)이 일부 판본에는 오변(五變)으로 되어 있다).

 

 

손해 볼 측면도 고려하라

 

是故智者之慮, 必雜於利害(在利思害, 在害思利, 當難行權也). 雜於利而務可信也(計敵不能依五地爲我害, 所務可信也). 雜於害而患可解也(既參於利, 則亦計於害. 雖有患可解也). 是故屈諸侯者以害(害其所惡也). 役諸侯者以業(業事也, 使其煩勞, 若彼入我出, 彼出我入也). 趨諸侯者以利(令自來也).

지혜로운 장수는 이해득실을 판단할 때 이득과 손해의 두 측면을 반드시 고려한다(이익이 눈앞에 있으면 뒤이을 손해를 가늠하고, 손해가 눈앞에 있을 때는 뒤이을 이익을 가늠한다. 그러나 이익과 손해를 정확히 가늠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유리한 조건을 찾아내 방비하면 군주와 병사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적의 전력을 정확히 헤아린 가운데 5가지 지형 조건에 근거해 적이 아군에게 손해를 입히지 못하도록 조치한다. 그러면 능히 군주와 장병의 신임을 얻어낼 수 있다).

 

유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위험 요소를 미리 찾아내 대비하면 재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전략적인 이익을 따질 때 반드시 이익을 얻는 데 따른 손해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이처럼 여러 가능성을 미리 감안해야만 유사시에 급작스러운 일이 닥칠지라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다). 적을 굴복시키려면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위협한다(해를 입는 것은 누구나 꺼리며 싫어하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 적을 피로에 지치게 만들려면 적이 쉴 여유조차 없도록 사단을 끊임없이 일으킨다(일을 번다하게 만들어 적으로 하여금 하릴없이 힘을 소진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적이 전진하면 아군은 후퇴하고, 적이 후퇴하면 아군은 진군하는 전술이 이에 해당한다). 적을 계략에 빠지도록 유인하려면 그가 좋아하는 것을 미끼로 내건다(적이 자제할 수 없는 이익을 미끼로 내걸어 달려오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만반의 방비태세를 갖춰라

 

故用兵之法, 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 無恃其不攻, 恃吾有所不可攻也(安不忘危, 常設備也).

구변과 관련한 용병의 기본 원칙을 말하면 이렇다. 적이 가까이 이르지 않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되고, 늘 스스로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또 적이 가까이 올지라도 공격하지 않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되고, 늘 적이 감히 침공하지 못하도록 만반의 방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평시에도 돌발적인 위험사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으로 곧 상시적인 유비무환의 대비태세를 언급한 것이다).

 

 

신중히 대처하라

 

故將有五危. 必死, 可殺也(勇而無慮, 必欲死鬥, 不可曲撓, 可以奇伏中之). 必生, 可虜也(見利畏怯不進也). 忿速, 可侮也(疾急之人, 可忿怒侮而致之也). 廉潔, 可辱也(廉潔之人, 可汙辱致之也). 愛民, 可煩也(出其所必趨. 愛民者, 必倍道兼行以救之, 救之則煩勞也). 凡此五者, 將之過也, 用兵之災也. 覆軍殺將, 必以五危, 不可不察也.

장수는 성격에 따라 5가지 위험에 처할 위험성이 있다. 첫째, 죽기로 싸울 것을 고집하는 자는 적의 유인전술에 빠져 살해되기 십상이다(용기 하나만 믿고 아무 생각 없이 덤비는 것을 말한다. 무턱대고 적진 깊숙이 뛰어들어 사투를 벌이는 장수를 말한다. 아무도 그를 제지할 길이 없다. 적의 매복이나 기습에 걸려 횡사할 소지가 크다). 둘째, 기어코 살겠다는 자는 적에게 사로잡히기 십상이다(장수가 목숨을 아까워하며 비겁한 모습을 보이면 병사 모두 감히 진격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셋째, 성미가 급하고 화를 잘 내는 자는 적에게 기만당하기 십상이다(감정이 쉽게 달아오르는 장수는 경미한 모욕에도 격분하는 까닭에 쉽게 농락할 수 있다).

 

넷째, 지나치게 염결해 명예심이 강한 자는 적의 모욕적인 언사에 쉽게 넘어가 경거망동하기 십상이다(청렴결백을 자부하는 장수는 명예를 훼손하는 선전술 등에 쉽게 농락당한다). 다섯째, 병사를 크게 아끼며 지나치게 인자한 자는 적의 훼방에 휘둘려 곤경에 처하기 십상이다(병사를 아끼는 장수와 싸울 때는 반드시 구해주고 보살펴야 할 곳을 쳐 그를 유인해낸다. 병사를 아끼는 장수는 틀림없이 밤낮으로 달려와 구하고자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구하려 하면 이내 크게 피로해질 수밖에 없다).

 

무릇 이 5가지는 장수들에게 통상 있는 커다란 약점인 동시에 용병상의 일대 재앙이기도 하다. 군사가 전멸당하고 장수가 죽음을 당하는 복군살장(覆軍殺將)은 반드시 이 5가지 위험에서 비롯된다. 장수된 자는 이를 깊이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 핵심구절 >

 

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 無恃其不攻, 恃吾有所不可攻也.

적이 가까이 이르지 않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되고, 스스로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적이 가까이 올지라도 공격하지 않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되고, 늘 적이 감히 침공하지 못하도록 만반의 방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