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SIS / The Musical Box

Nursery Cryme The Musical Box GENESIS 후배 그룹들, 특히 네오프로그레시브 계열의 그룹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밴드 중 하나인 제네시스는 일찌기 무대에서 연극적인 장치와 분장을 사용한 공연 즉 씨어트리컬 록(Theatrical Rock)의 형태를 발전시켜 왔다. 물론 그것의 완성은 더블 컨셉트 앨범인 The Lamb Lies Down on Broadway 에서 이루어졌다고 여겨지지만 그 시작은 통산 세 번째 작품인 이 앨범에서이다. GENESIS 에게는 늘 (특히 르네상 스 시기의) 귀족과 같은 고상한 기품이 배어 있는 듯한 인상을 갖게 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커버의 영향이 한 몫을 하는 것같다. 하지만 빅토리아여왕 통치시대의 상류층 모습을 그린 일련의 커버 아트워크들 - Nursery Cryme, Foxtrot, Selling England By The Pound - 이 아니더라도 이들의 음악에는 영국 특유의 전통적인 멋이 어려있다. 그것은 고요함 속의 역동성이며 명쾌하게 떠오르는 옛 꿈과 같은 그런것이다. 세번째의 앨범을 내면서 제네시스는 외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참 많은 변화를 겪게된다. 데뷔앨범과 두번째 앨범 사이의 간극 만큼은 아니지만 이 앨범은 의도적인것이던 그렇지 않던간에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발전과 변화를 보여주었다. 정황 묘사에 치중했던 이전의 가사와 음악이 이 앨범에 들어오면서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로 변신했는데, 그것은 동화나 신화와 같은 '옛날 이야기'처럼 시작되지만 점차로 기이하게 변형되어 더 이상 동화나 신화가 아닌 그들만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첫 곡 The Musical Box는 이러한 '이야기'의 대표적인 곡이다. 여기에 새로 가입한 스티브 해킷의 기타는 가사 내용의 변화에 따라 극심한 변화를 주는 연주를 효과적으로 실현했다. 이 외에도 수록곡의 대부분이 줄거리를 가진 하나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특히 Harold the Barrel이나 The Fountain of Salmacis 에서는 아예 희곡과 같은 형태의 가사구성을 시도하여 자신들의 '연극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 준다. 피터 게이브리얼과 제네시스의 '연극적 록(Theatrical Rock)'은 어느 순간 게이브리얼은 무대 위에서 배우이자 이야기꾼이 되었고 얼굴에는 분장을 하기 시작했으며 기괴한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이것은 그가 음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나 음악적 사상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고 점차 하나의 형식으로까지 발전해 나감으로써 이후 유럽의 많은 그룹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음악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 앨범의 삽입곡 중 Seven Stones나 The Fountain of Salmacis는 토니 뱅크스의 멜로트론 연주를 만끽할 수 있는곡이고 The Musical Box나 The Return of the Giant Hogweed는 스티브 해킷의 공격적인 기타가 눈부시다. 피터 가브리엘과 밴드의 창의력이 최고조에 달해있던 시기에 발표된 이 걸작은 제네시스의 본령(本領)을 담고있는 앨범으로, The Musical Box 와 Seven Stones, The Fountain Of Salmacis 에서의 멜로트론의 사용이라든지 곡 전개에 있어서의 완급 조절 등은 이후 이태리의 PFM이 자신들의 모델로 삼은 스타일이기도 하다. 다분히 신화와 동화적인 내용의 가사와 완전한 형식의 확립이 돋보인다. 1. The Musical Box 10:27 2. For Absent Friends 1:48 3. The Return Of The Giant Hogweed 8:12 4. Seven Stones 5:09 5. Harold The Barrel 3:01 6. Harlequin 2:55 7. The Fountain Of Salmacis 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