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장자의 智慧 하늘을 알고 사람을 알라. 늘푸른 봄날처럼 2018. 12. 29. 13:52 지혜로써 때에 적응하고 덕으로 순종을 실천하라. 하늘을 알고 사람을 아는 자는 眞人 이다. 하늘을 안다는 것은 곧 자연을 따라 산다는 뜻이며, 사람을 안다는 것은 지혜를 따라 산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먼저 깨달은 선각자가 있어야 그 깨달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깨달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옛날에는 그런 사람은 작은 공로나 큰 성공도 뽐내지 않았으며 무슨 일을 이루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그는 일이 잘못되어도 후회하지 않았으며 일이 잘되어도 의기양양하지 않았다. 그는 높은 곳에 올라가도 떨지 않았고, 물속에 들어가도 젖지 않았으며, 불에 들어가도 뜨겁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지혜가 도에 이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밤에 잘 때 꿈을 꾸지 않았고, 낮에 깨어 있어도 걱정이 없었으며, 음식을 먹을 때는 맛을 찾지 않았다. 그의 숨결은 깊고 깊었다. 그는 삶을 기뻐하지 않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태어났다고 기뻐하지도 않았고, 죽음을 거부하지도 않았으며, 말없이 가고 말없이 올 뿐이었다. 그는 시작도 없었고 끝도 없었으며, 살다가 죽으면 기꺼이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런 사람을 眞人 이라고 불렀다. 그의 자태는 고요하며, 이마는 넓고 컸으며, 엄숙한 것은 가을과 같고 따뜻한 것은 봄과 같았다. 때문에 만물을 즐기면 성인이 아니고, 하늘의 때를 따지면 현인이 아니며, 이해를 따지면 군자가 아니고, 명예를 좇으면 선비가 아니며, 참되지 못하면 구주라고 할 수가 없다. 옛날의 진인은 모자란 듯하면서도, 남에게 받는 일이 없으며, 점잖으면서도 고집스럽지 않고, 비어 있으면서도 허영심이 없으며, 늘 온화해서 기쁜 것 같고, 무뚝뚝하나 그 안에 덕이 조용히 머물러 있으며, 무심해서 그 말을 잊은 듯하다. 그는 법을 잘 지키고, 예를 갖추어 이웃을 가르치며, 지혜로써 때를 잘 적응하고, 덕으로 순종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는 한결같음도 하나같고, 한결같지 않음도 하나같다. 죽음 삶은 하늘의 운명이며, 밤과 아침이 변함없는 것은 하늘의 도리이다. 따라서 나의 삶을 기리는 것은 곧 죽음을 기리는 이유가 된다. 하늘을 알고 사람을 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