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장자의 智慧

참된 도는 하나로 통한다.

늘푸른 봄날처럼 2018. 12. 21. 22:06




    꿈에 내가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 내가 된 것인지
    
    어느 날 그림자 옆에 생기는 그늘이 그림자에게 물었다. 
    “아까는 자네가 앉아 있더니 지금은 서 있네, 또 아까는 자네가 서 있더니 
    지금은 앉아 있으니, 자네는 왜 그토록 지조가 없는가?”
    그러자 그림자가 대답했다.
    “내가 기대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네, 
    또 내가 기대고 있는 것을 또 의지하고 있는 것이 있다네, 
    게다가 내가 기대고 있는 것은 뱀의 발이나 매미의 날개 같아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있네. 왜 그런지 그 까닭을 과연 누가 알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스스로 존재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것이어서 실재도 없고, 
    그림자도 없고, 그림자 옆에 생기는 그늘도 없다. 
    단지 자연으로 존재하고 자연으로 변하는 것이므로 원인과 결과의 관계도 없고, 
    서로 기대고 의지하는 것도 없다.
    전에 장주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꿈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가는 꿈을 꾸었다. 
    자기 자신이 분명 나비였다. 장주는 마음대로 하늘을 나는 것이 너무 기뻐서 
    자신이 장주라는 것을 잊고 나비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에 꿈을 깨고 보니 자신은 나비가 아니라 분명히 장주였다. 
    장주는 꿈에 자기가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자신이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평범한 사람은 꿈과 현실, 나와 나비를 구별하지만 
    도를 터득한 사람은 그런 구별이 없다. 
    그래서 크고 작음도 없고, 아름다움과 더러움도 없고, 
    길고 짧음도 없다. 모든 참된 도는 
    피차의 구별이 없이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한다. 
    그래서 모든 가치의 대립이 하나로 보이기 때문에 
    꿈도 현실이고 현실도 꿈이 되며, 
    나도 나비가 되고 나비도 내가 된다. 
    모든 것이 물화(物化)하는 것이다. 
    이런 경지에 이르러야 
    참된 우주의 실체와 진리와 도를 터득할 수 있다. 
      
    참된 도는 하나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