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의 샘/Opera·Aria & Lied

말러(Mahler) -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 Christa Ludwig/mezzo-soprano

늘푸른 봄날처럼 2018. 12. 17. 17:20




    
    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
    Christa Ludwig/mezzo-soprano  
    
    Gustav Mahler, 1860-1911 
    Philharmonia Orchestra / Sir Adrian Boult Cond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제1곡 Wenn mein Schatz Hochzeit macht -그녀의 결혼식 날
    조용하면서도 정열이 넘치는 96마디의 가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즐거운 혼례의 날이야말로 나에겐 슬픈 날이다. 
    나는 어두운 방에서 홀로 울고 있다.
    애인을 위하여 울어라. 푸른 꽃이여 시들지 말라. 
    사랑스러운 새여 그대는 이 세상이 아름답다고 
    숲이 우거진 들에서 노래한다. 
    그러나 이젠 아무 것도 노래하지 말라. 
    피지 말라 봄은 지나고 노래는 모두 끝났다. 
    저녁 잠자리에 들때 나는 자기의 슬픔을 생각한다.
    
    제2곡 Ging heut' morgen ubers Feld- 아침의 들을 걸으면
    제1곡의 어두운 것과는 반대로 느리면서도 경쾌하다. 
    
    
    아침의 들을 걸으면 
    풀잎에 이슬이 매달리고 새는 즐겁게 
    '안녕하세요! 이 세상은 아름답지 않은가 즐겁지 않은가'
    라고 말을 건넨다. 
    이 세상은 즐겁지 않은가! 햇빛 속에서 모든 것을 붉게 탄다. 
    꽃과 새와 크고 작은 것이 모두 소리와 빛깔로 가득 찼다. 
    안녕하세요! 이 세상은 아름답지 않은가 
    그러나 나의 행복은 정말 시작되는 것일까? 
    아니, 나의 행복은 다시 열리지 않으리라 
    
    제3곡 Ich hab ein gluhend Messer- 분노의 단검으로
    80마디의 열광적이며 거친 가곡이다. 
    
    
    나의 가슴 속엔 불타는 단검이 박혀 있다. 
    아, 기쁨과 안식 속에 깊이 깊이 박혀 있다. 
    웬일인지 나는 이 단검때문에 마음이 가라앉는 때가 없다. 
    낮과 밤과 잠 속에서도 나를 괴롭힌다. 
    아, 하늘을 우러르면 거기엔 
    그리운 두개의 푸른 눈을 보는 느낌이 들며, 
    황금빛으로 출렁거리는 들을 보면 
    멀리 바람 속에 저 황금빛 머리가 꾀는 듯이 느껴진다. 
    아! 꿈에서 깨어나면 은빛 같은 그대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아! 나는 다시 이 눈을 뜨지 않듯, 
    검은 관에 눕고 싶다” 
    
    제4곡 Die Zwei blauen Augen- 그녀의 푸른 눈
    67마디의 신비적이며 우수가 감도는 가곡이다. 
    작곡자 자신이 감상적으로 노래하지 말라고 주의하고 있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나를 넓은 세상으로 보낸다. 
    나는 이 정든 땅에서 떠나야 하는구나! 
    아! 푸른 눈동자, 어찌하여 내게 눈길을 주어야만 했던가? 
    이제 나는 끝 없는 괴로움과 슬픔에 잠기어야 한다. 
    고요한 밤 속으로 나는 떠난다, 
    어두운 들을 멀리 건너. 
    아무도 작별인사를 건네주는 사람 없다. 
    안녕, 안녕! 
    나의 길동무는 사랑과 슬픔 뿐이다! 
    거리의 보리수 나무 아래서 
    잠들며 나는 처음으로 쉬임을 얻는다, 
    꽃눈 내리는 보리수 나무 그늘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모두가, 모든 것이 다시 나아졌다! 
    모두 다, 사랑과 슬픔, 세상과 꿈, 그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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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러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는 청년 시대의 서정과 
    동경을 노래하는 가곡집으로 1883년 23살 때 자신이 지은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
    카셀 왕립 가극장 부지휘자 시절 가극장의 소프라노 가수 
    요한나에 대한 실연을 반영한 자전적 작품으로 1885년(25세)에 작곡되었다.
    이것은 바리톤 독창과 관현악을 위한 4곡의 가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독주 부분이 많이 나오는 은밀한 울림을 지닌 관현악이 
    다정다감한 청춘의 꿈과 정열을 펼치는 노래를 따라간다. 
    슈베르트에서는 보기 어려운 말러다운 부드러운 서정이 넘쳐 흐른다.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한 젊은이가 세상에 나가 정처없이 방황한다"는 
    내용으로 젊은이의 고통, 슬픔, 체념이 노래되어 있다.
    이'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는 노래를 듣기 전에 
    네 곡의 가사 내용을 보더라도 예술적 감흥을 느끼게 된다. 
    말러를 위대한 시인이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철학까지 공부한 그가 젊은 나이에 
    얼마나 깊은 사색에 잠기면서 시를 썼는가를 엿보게 된다. 
    슈베르트와 볼프는 시와 음악을 밀착시켰기 때문에 
    그의 가곡들이 더욱 뛰어나다고 하지만 
    말러의 이'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귀기울여 들으면 
    자작시에 곡을 붙였기 때문에 더욱 호흡이 
    잘 맞는는 것같고, 말러 자신이 노래하지 않고 
    다른 성악가들이 이곡들을 부를 때에도 
    바로 말러 자신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다. 
    자작시에 붙인 작곡가의 작품이 더러 있지만 
    말러의 이 가곡집은 
    말러의 문학과 음악의 체온을 리얼하게 느끼게 한다. 
    그의 교향곡 제1번의 주제를 
    제2곡, 제4곡에 쓰고 있다는 것도 
    그가 이 가곡집을 
    얼마나 아끼고 있는가 하는 것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