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손자병법

제 4 편 군형(軍形)

늘푸른 봄날처럼 2018. 12. 15. 23:24



4 편 군형(軍形)

 

曹公曰, “軍之形也. 我動彼應, 兩敵相察情也.”

 

조조가 말했다.

군대의 형세는 때와 장소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는 까닭에 아군이 임기응변으로 움직이면 적도

이에 반응하며 움직인다. 아군과 적군의 실정과 움직임을 잘 살펴 대응해야만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적을 조종하라

 

孫子曰: 昔之善戰者, 先爲不可勝, 以待敵之可勝. 不可勝在己, 可勝在敵(自修理以待敵之虛懈也). 故善戰者, 能爲不可勝, 不能使敵之可勝. 故曰, “勝可知而不可爲(見成形也, 敵有備故也).” 不可勝者, 守也(藏形也). 可勝者, 攻也(敵攻己, 乃可勝). 守則不足, 攻則有餘(吾所以守者, 力不足也. 所以攻者, 力有餘也). 善守者, 藏於九地之下. 善攻者, 動於九天之上. 故能自保而全勝也(因山川丘陵之固者, 藏於九地之下. 因天時之便者, 動於九天之上).

손자가 말했다. 옛날 전쟁을 잘하는 자는 먼저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조치한 뒤 내가 적을 이길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내가 적을 이기는

여건이 마련될지 여부는 적에게 달려 있다(먼저 아군의 조직을 잘 다지고 무기와 장비를 완벽하게 준비해둔 뒤 적이 느슨해지며 허점이 드러날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이다). 아무리 전쟁을 잘해도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조치할 수는 있으나, 적들로 하여금 내가 기필코 승리를 거두도록 임의로 조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승리를 미리 점칠 수는 있으나 마음대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우리가 승리를 점칠 수 있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토대로 한 것으로 이것이 승리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싸움은 늘 상대방이 있게 마련이니 적장도 아군의 움직임에 따라 미리 대비하기 때문이다).

 

적을 이길 수 없을 때는 공격을 삼가고 수비에 치중해야 한다

(기회가 올 때까지 아군의 실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적을 이길 수 있을 때는 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야 한다

(이때 적이 아군을 공격해오면 그 자리에서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다).

방어를 하는 것은 아직 내가 적을 이길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공격을 하는 것은 이길 여건이

충족되고도 남기 때문이다

(아군이 수비에 치중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은 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군이 적극 공세를 취하는 것은

전력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방어를 잘하는 자는 마치 깊은 땅속인 구지지하(九地之下)에 숨는 것처럼 적이 전혀 엿볼 수 없게 한다. 공격을 잘하는 자는 마치 높은 하늘 위인 구천지상(九天之上)을 활보하는 것처럼 적이 전혀 방비할 수 없게 한다.

전력을 그대로 보존한 가운데 온전한 승리를 거두는 자보전승(自保全勝)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산천과 구릉 등 지형을 활용해 굳게 지킬 때는 마치 깊은 땅속인 구지지하에 묻힌 듯 은밀히 하고, 깊은 밤과 큰비 등 천기(天氣)를 이용해 공격할 때는 마치 높은 하늘 위인 구천지상을 활보하는 것처럼 신속히 한다는 뜻이다).

 

 

요행을 찾지 말라

 

見勝不過衆人之所知, 非善之善者也(當見未萌). 戰勝而天下曰善, 非善之善者也(交爭勝也. 太公曰, “爭勝於白刃之口, 非良將也”). 故擧秋毫不爲多力, 見日月不爲明目, 聞雷霆不爲聰耳(易見聞也). 古之所謂善戰者, 勝於易勝者也(原微易勝, 攻其可勝, 不攻其不可勝也). 故善戰者之勝也, 無智名, 無勇功(敵兵形未成, 勝之無赫赫之功也), 故其戰勝不忒. 不忒者, 其所措必勝, 勝已敗者也(察敵必可敗, 不差忒也). 故善戰者, 立於不敗之地, 而不失敵之敗也. 是故勝兵先勝而後求戰, 敗兵先戰而後求勝(有謀與無慮也).

승리를 예측하는 것이 일반인 수준을 넘지 못하면 빼어나게 고명(高明)하다고 말할 수 없다

(너무 빤한 까닭에 일반인은 물론 적군조차 그 속내를 알아챈다).

격전 끝에 승리를 거두면 설령 천하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칭송을 받을지라도 이 또한 빼어나게

고명하다고 말할 수 없다

(혈전을 치러 승리를 거두는 장수는 자신뿐만 아니라 군대 전체를 위태롭게 한다. 태공망 여상도

육도에서 말하기를,

수많은 칼날이 부딪치는 백병전을 치르면서 맨 앞에서 용맹을 떨치는 장수는 좋은 장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는 마치 가는 털을 들었다고 힘이 세다고 말하지 않고, 해나 달을 보았다고 눈이 밝다고 말하지 않고,

천둥소리를 들었다고 귀가 밝다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세인의 눈에 띄기 위해 애쓰는 자는 흔해 빠진 자에 불과하다).

 

옛날 전쟁에 능했다고 일컬어진 자는 승리를 거둘 여건을 갖추어놓고, 쉽게 이길 수 있는 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원래 승리의 기미를 읽고 쉬운 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은 이길 수 있는 적을 공격하고,

이길 수 없는 적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을 잘하는 자의 승리에는 뛰어난 지략에 따른 명성이나 용맹한 전투 일화로 꾸며진 전공(戰功)이 없다

(적군이 출동하기 이전에 이미 계략과 외교술 등을 동원해 적을 무릎 꿇게 만드는 까닭에

세인의 입에 오르내릴 만한 혁혁한 전공이 있을 턱이 없다).

 

그러나 전쟁을 잘하는 자의 승리는 작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살펴 얻은 것이어서 틀림이 없다. 전략 자체가

싸우기도 전에 이미 필승을 예상한 것이고, 싸울 때 역시 이미 필패하는 자와 싸운 덕분이다

(적의 움직임을 소상히 살핀 뒤 승산을 점친 까닭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다는 뜻이다).

전쟁을 잘하는 자는 애초부터 패하지 않을 위치에 서 있고, 적을 패퇴시킬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승리하는 군대는 승산을 확인한 뒤 전쟁을 벌이고, 패하는 군대는 전쟁부터 벌인 뒤

승리의 요행을 찾는다

(승패가 갈리는 것은 미리 철저히 계책을 세운 군대와 계책도 없이 무턱대고 싸움에 임하는 군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법령을 확고히 세워라

 

善用兵者, 修道而保法, 故能爲勝敗之政(善用兵者, 先修治爲不可勝之道, 保法度不失敵之敗亂也). 兵法, 一曰度, 二曰量, 三曰數, 四曰稱, 五曰勝(勝敗之政, 用兵之法, 當以此五事稱量, 知敵之情). 地生度(因地形勢而度之). 度生量, 量生數(知其遠近廣狹, 知其人數也). 數生稱(稱量敵孰愈也). 稱生勝(稱量之數, 知其勝負所在).

용병을 잘하는 군주와 장수는 정사를 바르게 펴고 법령을 확고히 세우는 데 애쓴다.

늘 승패의 결정권을 장악하는 이유다

(병법에 뛰어난 군주는 먼저 나라 안의 정사와 인사를 바르게 해 적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치도를 실현한다.

법령을 공평히 시행하면서 적의 피폐하고 어지러운 틈을 놓치지 않는 것이 승리의 요체다).

군주와 장수가 병법을 구사할 때는 크게 5가지 요소를 살펴야 한다.

첫째, 토지의 면적인 도(), 둘째, 물자와 자원인 량(), 셋째, 병력의 숫자인 수(),

넷째, 병력의 강약인 칭(), 다섯째, 승부의 예측인 승()이 그것이다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인 정치와 용병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엄정한 법치는 바로

5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5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정밀하게 비교분석하면 적군과 아군의 실정을

정확히 헤아릴 수 있다).

 

두 나라의 지역 차이로 인해 땅의 대소(大小)를 가르는 가 결정된다

(아군에게 유리한 땅의 형세를 미리 정밀하게 헤아린다는 뜻이다).

도의 차이로 인해 군수물자를 포함한 자원의 다소(多少)를 가르는 이 결정되고, 양의 차이로 인해 병사의 중과(衆寡)를 가르는 가 결정된다

(정확한 측정방법으로 해당 지역의 원근과 광협 등을 알아내면 장차 그곳에 투입할 병력의 규모 등을 곧바로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수의 차이로 인해 전력의 강약을 가르는 이 결정된다

(양측의 여러 실정을 비교해 어느 쪽이 더 뛰어난지 여부를 판단한다는 뜻이다).

칭의 차이로 인해 전장의 성패를 가르는 이 결정된다

(양측의 실정을 면밀히 비교해 승산을 헤아리면 어느 쪽이 이기고 질 것인지 여부가 분명히 드러난다).

 

 

민심을 하나로 모아라

 

故勝兵若以鎰稱銖, 敗兵若以銖稱鎰(輕不能擧重也). 勝者之戰民也, 若決積水於千仞之溪者, 形也(八尺曰仞. 決水千仞, 其勢疾也).

이기는 군사는 20()인 일()의 저울추로 24분의 1량인 수()의 무게를 저울질하는 것과 같고,

지는 군사는 가벼운 의 저울추로 무거운 의 무게를 저울질하는 것과 같다

(가벼운 저울추로는 무거운 물건을 저울질할 도리가 없다).

이기는 싸움의 요체는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데 있다. 그리되면 마치 1,000길이나 되는

높은 계곡에 막아둔 물을 한번에 터뜨려 쏟아지게 하는 것처럼 된다. 이것이 바로 군사력, 즉 군형(軍形)이다

(8척이 한 길이다. 1,000길이나 되는 높은 계곡에 막아둔 물을 한 번에 터뜨려 쏟아지게 한다는 것은

그 기세가 도무지 막을 길이 없을 정도로 거세다는 뜻이다).

 

< 핵심구절 >

 

不可勝在己, 可勝在敵.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내가 적을 이기는 여건이 마련될지 여부는 적에게 달려 있다.

 

勝可知而不可爲.

승리를 미리 점칠 수는 있으나 마음대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不可勝者 守也. 可勝者 攻也.

적을 이길 수 없을 때는 공격을 삼가고 수비에 치중해야 한다.

적을 이길 수 있을 때는 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야 한다.

 

古之所謂善戰者, 勝於易勝者也..

옛날 전쟁에 능했다고 일컬어진 자는 승리를 거둘 여건을 갖추어놓고,

쉽게 이길 수 있는 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