寓話와 神話/백유경(百喩經) 44. 떡 반개 늘푸른 봄날처럼 2019. 6. 2. 09:59 떡 반개. 어떤 사람이 배가 고파 일곱 장의 부침개[煎]를 먹으려 하였다. 그러나 여섯 장반을 먹자 벌써 배가 불렀다. 그는 화가 나 후회하며 제 손으로 자기를 때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 배부른 것은 이 반 장의 부침개 때문이다. 그러므로 앞에 이미 먹은 여섯 장의 부침개는 괜히 허비한 것이다. 만약 이 반장만으로 배가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것부터 먼저 먹을 걸 그랬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본래부터 즐거움이란 있을 수 없는데 어리석고 뒤바뀐 생각으로 제멋대로 즐겁다는 생각을 해내는 것이다.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반개의 떡만으로 배부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내는 것과 같다. 세상 사람들은 무지하여 부귀함을 즐겁다고 생각하지만 무릇 부귀란 부귀해지기를 바랄 땐 매우 괴롭고, 이미 부귀하게 되면 지켜 간직하기도 괴로우며, 잃어버리고 나서 걱정하는 것도 또한 괴로운 것이다. 이 세 경우 어디에도 즐거움이란 전혀 없다. 비유하면 마치 옷과 밥은 추위와 굶주림을 막기 때문에 즐겁다고 하지만, 그것 때문에 매우 괴로워하면서도 제멋대로 즐겁다는 생각을 해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삼계(三界)에는 안락이 없고 온갖 큰 고통들뿐인데 범부들은 뒤바뀐 생각으로 미혹하여 제멋대로 즐겁다는 생각을 해 내느니라.” ----------------------------------- 《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