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 봄날처럼 2019. 5. 26. 10:41



    장사꾼과 낙타.
    어떤 장사꾼이 장사하러 다니다가 도중에서 낙타가 갑자기 죽었다. 
    낙타 등에는 여러 가지 보물과 곱고 부드러운 모직물과 
    갖가지 잡다한 물건들이 많이 실려 있었다.
    낙타가 죽자 곧 그 가죽만 벗겨 가지고 장사꾼은 
    낙타를 버린 채 길을 그대로 가다가 두 제자를 앉히고 말하였다.
    “낙타 가죽을 잘 보살펴 젖거나 썩게 하지 말라.”
    그 뒤에 비가 왔다. 두 제자는 미련하고 어리석어 좋은 모직물로 모두 
    낙타 가죽을 덮었고, 모직물은 모두 썩어 문드러졌다. 
    가죽과 모직물의 가치는 큰 차이가 있는데, 
    그들은 어리석었기 때문에 모직물로 가죽을 덮었던 것이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살생하지 않는 사람은 
    흰 모직물에 비유한 것이고, 
    낙타 가죽은 재물에 비유한 것이며, 
    비가 와서 젖고 썩은 것은 방일함으로써 
    선행을 깨트리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살생하지 말라는 계율[不殺戒]은 곧 부처님 법신(法身)이 되는 
    최상의 묘한 인(因)이다. 그러나 그것은 닦지 않고 
    다만 재물로써 온갖 탑묘(塔廟)를 만들고 많은 스님들을 공양하면서, 
    그 근본을 버리고 지말적인 것만 취한다. 
    그리하여 근본을 구하지 않고 다섯 갈래 세계를 
    떠돌아다니면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전일한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는 계율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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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유경(百喩經)》은 인도의 승려 승가사나
    (僧伽斯那,5세기)가 지었고, 그의 제자 
    구나비지(求那毘地,)가 492년에 한역했다. 
    재미있고 쉬운 비유로 이해하기 어려운 
    붓다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모두 98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