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의 샘/ Classic

그리그 /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작품 16

늘푸른 봄날처럼 2019. 5. 14. 07:38

Grieg



    
    Piano concerto in A minor Op.16,
    
    피아노 협주곡 가 단조
    Edvard Grieg, 1843~1907
    Arthur Rubinstein: piano
    
     - I. Allegro molto moderato 
     - II. Adagio 
     - III. Allegro moderato molto e marcato  
    
    그리그의 유일하게 완성된 피아노 협주곡인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등과 함께 
    인기 레퍼토리에 속한다. 
    하지만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마찬가지로, 
    이 곡의 1악장 도입부분만이 널리 알려져 있다. 
    첫 시작선율에서 피아노의 강렬한 하강이 주는 영웅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 때문이다. 
    일명 ‘그리그 사인’(Grieg’s Sign)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은 도입부 덕분에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는 그리그의 작품 중 우리에게 특히 친숙한 곡으로 여겨진다. 
    1악장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2악장과 3악장에도 
    그리그를 ‘대가’의 반열에 올려놓을 만한 아름다움이 있다. 
    폭넓은 음역을 사용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표현 가능성을 한껏 높인 
    1악장에 비해, 2악장과 3악장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음역을 사용해 
    위축되어 보인다. 그러나 2악장은 피아노 협주곡 레퍼토리 중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로 손꼽히는데, 
    부드럽고 로맨틱한 선율로 그리그 선율작법의 정수를 보여준다. 
    오케스트라와 솔로이스트가 서로 다른 멜로디를 연주하면서도 
    부드럽게 조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3악장은 노르웨이 민속음악의 선율을 담아 소박하고 경쾌하다. 
    특히 노르웨이 춤곡 리듬인 홀링(Halling) 리듬이 곡 전체에 사용된다. 
    노르웨이 전통악기인 하당게르 피들의 소리를 흉내 내며 
    음색적인 시도를 더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듣는 작품은 그리그가 평생을 거쳐 
    무려 일곱 번이나 개정하며 각별한 애정을 쏟은 결과물이다. 
    각 개정마다 전체 틀을 바꾸는 등 큰 변화 보다는 미세한 수정을 거쳤는데, 
    원곡에서 달라진 것을 세어보면 무려 300건을 웃돈다. 
    그리그의 첫 협주곡 작품인 이 작품은 그의 나이 24세, 아직 관현악법이 
    미숙한 아마추어일 때 작곡되어 1907년 세상을 떠나기 몇 주 전에 
    최종본이 완성되었으므로. 개정 작업에서 주력한 것은 관현악 기법의 변화이다. 
    그래서 최종본에는 
    젊은 청년 작곡가의 참신함과, 원숙한 관현악 기법이 혼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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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그는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슈만과 리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Op.16은  같은 조성인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와 자주 비교되기도 하며, 
    리스트와는 직접 만나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리스트의 집으로 찾아가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 그리그는 
    리스트가 연습 한 번 없이 그 자리에서 
    초견으로 완벽하게 연주해 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리스트도 그리그의 작품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연주를 마친 후 리스트는 악보를 건네주며, 
    “확신을 갖고, 자네의 능력을 믿으며, 
    그 어떤 것에도 두려워하지 말게”라고 조언했다. 
    리스트의 조언은 
    그리그의 작곡인생에 탄탄한 지표가 되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