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새벽 비는 내리고
벌거벗은 내 마음 갈 길을 잃었나
네 줄기 갈래 길과 아홉의 환상
그 모든 고로한 죄악이
들판에 버려져 있네..
말씀의 이 세계 날 구할 수 없네
무언의 대지 위에 나를 깨우고
저 바람 속에 검은 새 날을 때
침묵을 기리는 비가 내린다.
경계의 저 편 아득히 함성이 울려도
나는 들을 수 없네
순례자의 북소리 잠든 너를 깨우네
천만 개의 빗줄기
그 누구의 꿈인가
비가 내린다.
이른 아침 새벽 비는 내린다.
벌거벗은 내 마음 갈 길을 잃었나
미명에 죽은 넋 위에
지명 없는 이정표
슬픈 이 밤이 나를 메였네